못 믿을 필터주사기, 3개 중 2개가 ‘부적합’…기준도 없어

입력 2018.11.07 (06:41) 수정 2018.11.07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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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사제 보관 용기인 유리 앰플을 자를 때 유리나 고무 가루가 주사액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런 이물질들을 걸러주도록 개발된 것이 '필터주사기' 입니다.

식약처는 중증질환자나 유아 환자들은 이 필터주사기를 쓰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10배 넘게 비싸지만 매년 최소 15만여 개가 유통되고 있는데요.

취재를 해보니, 여과 기능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필터주사기들이 식약처 인증을 받고 버젓이 유통되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김빛이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작은 이물질까지 걸러준다는 필터주사기로, 황토가루가 섞인 용액을 통과시켜봤습니다.

걸러지지 않는 흙탕물.

일반 주사기와 차이가 없습니다.

이번엔 국가공인 검사기관에 의뢰해 입자 분석 시스템으로 들여다봤습니다.

모래를 걸러낸 주사기도 있었지만, 한 제품은 여과율이 70%대.

나머지 하나는 필터 기능을 아예 못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실험 연구원 : "(여과가) 거의 100% 안됐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모두 식약처가 인증한 주사기들인데, 엄격한 과정을 거쳤다고 말하는 식약처.

[식약처 관계자/음성변조 : "필터의 재질이나 필터의 공급 사이즈, 적합한 시험 성적서를 제출했는지를 검토를 해서 인증을 하고 있는 겁니다."]

과연 그럴까, 인증받은 28개 주사기 시험결과를 모두 입수해 살펴봤습니다.

불순물이 아닌 깨끗한 '식염수’만으로 시험한 제품이 10개.

시험방식은 제각각이고 심지어 7개 제품은 시험을 거치지도 않았는데, 모두 인증을 받았습니다.

인증 기준도 없이 허가해 준 겁니다.

[주사기 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필터주사기는) 일반주사기의 10배 이상 가격이 비급여로 책정돼 있고요. 암암리에 업체들 간에 판매를 할 때 필터를 바꿔서 시장에 내보낸다든지..."]

[김명연/자유한국당 의원/보건복지위원 : "식약처에 대해서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정확한 기준을 만들고 기준에 못 미치는 제품들은 허가를 취소하는 조치를 해야 합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식약처는 그제서야 규격화된 성능 평가방법이 없었다고 인정하고, 이른 시일 내에 필터주사기에 대한 엄격한 인증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빛이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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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못 믿을 필터주사기, 3개 중 2개가 ‘부적합’…기준도 없어
    • 입력 2018-11-07 06:43:54
    • 수정2018-11-07 07:16:25
    뉴스광장 1부
[앵커]

주사제 보관 용기인 유리 앰플을 자를 때 유리나 고무 가루가 주사액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런 이물질들을 걸러주도록 개발된 것이 '필터주사기' 입니다.

식약처는 중증질환자나 유아 환자들은 이 필터주사기를 쓰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10배 넘게 비싸지만 매년 최소 15만여 개가 유통되고 있는데요.

취재를 해보니, 여과 기능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필터주사기들이 식약처 인증을 받고 버젓이 유통되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김빛이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작은 이물질까지 걸러준다는 필터주사기로, 황토가루가 섞인 용액을 통과시켜봤습니다.

걸러지지 않는 흙탕물.

일반 주사기와 차이가 없습니다.

이번엔 국가공인 검사기관에 의뢰해 입자 분석 시스템으로 들여다봤습니다.

모래를 걸러낸 주사기도 있었지만, 한 제품은 여과율이 70%대.

나머지 하나는 필터 기능을 아예 못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실험 연구원 : "(여과가) 거의 100% 안됐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모두 식약처가 인증한 주사기들인데, 엄격한 과정을 거쳤다고 말하는 식약처.

[식약처 관계자/음성변조 : "필터의 재질이나 필터의 공급 사이즈, 적합한 시험 성적서를 제출했는지를 검토를 해서 인증을 하고 있는 겁니다."]

과연 그럴까, 인증받은 28개 주사기 시험결과를 모두 입수해 살펴봤습니다.

불순물이 아닌 깨끗한 '식염수’만으로 시험한 제품이 10개.

시험방식은 제각각이고 심지어 7개 제품은 시험을 거치지도 않았는데, 모두 인증을 받았습니다.

인증 기준도 없이 허가해 준 겁니다.

[주사기 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필터주사기는) 일반주사기의 10배 이상 가격이 비급여로 책정돼 있고요. 암암리에 업체들 간에 판매를 할 때 필터를 바꿔서 시장에 내보낸다든지..."]

[김명연/자유한국당 의원/보건복지위원 : "식약처에 대해서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정확한 기준을 만들고 기준에 못 미치는 제품들은 허가를 취소하는 조치를 해야 합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식약처는 그제서야 규격화된 성능 평가방법이 없었다고 인정하고, 이른 시일 내에 필터주사기에 대한 엄격한 인증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빛이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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