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고시원 희생자’ 쓸쓸한 장례식…시민들 추모

입력 2018.11.12 (06:23) 수정 2018.11.12 (07:1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서울 종로 고시원 화재로 숨진 희생자들의 장례식이 어제 이어졌는데요, 희생자들 상당수가 빈소도 없이 쓸쓸한 마지막 길을 떠나야 했습니다.

시민들은 화재 현장을 찾아 이들을 추모했습니다.

이현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몇 년 만에 만난 동생은 한 줌의 재가 된 채 떠났습니다.

[故 양OO 씨 누나/음성변조 : "그 전에 음식점 같은거 (했어요). 소질이 그런 걸로 있더라고요. 기타도 항상 갖고 다녔고 노래도 즐길 줄 알았고."]

성공을 꿈꾸던 동생, 빈소도 없이 외롭게 떠났습니다.

[故 양OO 씨 누나/음성변조 : "성공하지 못한 자신을 보이기 싫어서 몇 년 연락이 안 됐어요."]

고시원 화재 희생자 7명 가운데 5명이, 이렇게 빈소도 없이 마지막 길을 떠나야 했습니다.

그나마 추모객을 맞고 가족을 떠나 보낸 이들도 여전히 황망하기만 합니다.

화재 전날 밤 통화가 아들과의 마지막 대화였습니다.

[故 조OO 씨 아버지/음성변조 : "(결혼하려면) 우리 아들이 좀 수줍음을 타고 하니까 당당하게 좀 말을 잘 좀 하고 그래라... 얼마나 마음이 내가 타겠습니까?"]

생사의 순간을 넘긴 고시원 거주자들은 화재 현장을 다시 찾아 짐을 뺐습니다.

옆 방에 누가 사는 지 모르는 고시원이었지만 희생자를 기억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고시원 화재 생존자/음성변조 : "온 지 두어달 정도 됐는데 30대 같아요. 체격이 좋아. 그 안에서는 사람들이랑 소통하기가 힘들어요."]

고시원 앞은 시민들의 추모가 이어졌습니다.

숨도 쉬기 힘들었을 마지막 순간들.

이제라도 목을 축이길 바라며 음료수를 놓아 둔 시민들이 많았습니다.

[추모 시민/음성변조 : "여유있는 사람은 솔직히 아니잖아 그래서 어떻게 보면 더 마음이 가기도 하고. 아휴 이런 일 다시 없어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없어질까..."]

경찰은 현장 감식에서 수집한 증거물 분석을 서두르고, 실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현준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종로 고시원 희생자’ 쓸쓸한 장례식…시민들 추모
    • 입력 2018-11-12 06:23:26
    • 수정2018-11-12 07:10:30
    뉴스광장 1부
[앵커]

서울 종로 고시원 화재로 숨진 희생자들의 장례식이 어제 이어졌는데요, 희생자들 상당수가 빈소도 없이 쓸쓸한 마지막 길을 떠나야 했습니다.

시민들은 화재 현장을 찾아 이들을 추모했습니다.

이현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몇 년 만에 만난 동생은 한 줌의 재가 된 채 떠났습니다.

[故 양OO 씨 누나/음성변조 : "그 전에 음식점 같은거 (했어요). 소질이 그런 걸로 있더라고요. 기타도 항상 갖고 다녔고 노래도 즐길 줄 알았고."]

성공을 꿈꾸던 동생, 빈소도 없이 외롭게 떠났습니다.

[故 양OO 씨 누나/음성변조 : "성공하지 못한 자신을 보이기 싫어서 몇 년 연락이 안 됐어요."]

고시원 화재 희생자 7명 가운데 5명이, 이렇게 빈소도 없이 마지막 길을 떠나야 했습니다.

그나마 추모객을 맞고 가족을 떠나 보낸 이들도 여전히 황망하기만 합니다.

화재 전날 밤 통화가 아들과의 마지막 대화였습니다.

[故 조OO 씨 아버지/음성변조 : "(결혼하려면) 우리 아들이 좀 수줍음을 타고 하니까 당당하게 좀 말을 잘 좀 하고 그래라... 얼마나 마음이 내가 타겠습니까?"]

생사의 순간을 넘긴 고시원 거주자들은 화재 현장을 다시 찾아 짐을 뺐습니다.

옆 방에 누가 사는 지 모르는 고시원이었지만 희생자를 기억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고시원 화재 생존자/음성변조 : "온 지 두어달 정도 됐는데 30대 같아요. 체격이 좋아. 그 안에서는 사람들이랑 소통하기가 힘들어요."]

고시원 앞은 시민들의 추모가 이어졌습니다.

숨도 쉬기 힘들었을 마지막 순간들.

이제라도 목을 축이길 바라며 음료수를 놓아 둔 시민들이 많았습니다.

[추모 시민/음성변조 : "여유있는 사람은 솔직히 아니잖아 그래서 어떻게 보면 더 마음이 가기도 하고. 아휴 이런 일 다시 없어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없어질까..."]

경찰은 현장 감식에서 수집한 증거물 분석을 서두르고, 실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현준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