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스프링클러 설치 지원 조건…‘안하고 만다’

입력 2018.11.13 (08:18) 수정 2018.11.13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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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7명의 목숨을 앗아간 종로 고시원 화재 사건 관련 소식입니다.

서울시가 고시원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면, 설치비를 전액 지원하고 있는데 종로 고시원도 설치하려다 결국 그만뒀습니다.

건물주가 반대했기 때문인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박민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7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친 고시원 화재.

스프링클러가 없었습니다.

기회는 있었습니다.

서울시가 고시원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면 설치비를 전액 지원하는데, 고시원 운영자가 이 사업에 신청서를 낸 겁니다.

하지만 일은 더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2명의 건물주가 설치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OO/고시원 공동 건물주/음성변조 : "(고시원 운영자가) 월세가 밀려있고 집(건물)이 안 팔리기 때문에 고시원을 내보내려고 그랬던 차에 그걸(스프링클러 설치) 하게 되면 계속 그 사람을 끼고 있어야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죠."]

스프링클러 설치 지원을 받으면 5년 동안 임대료를 올릴 수 없다는 조건이 발목을 잡은 겁니다.

건물을 파는데 지장이 있을 거라는 판단도 한몫했습니다.

[하△△/고시원 공동 건물주/음성변조 : "건물 그 당시에 팔았으면 하는 의견이 하나 있었고, 스프링클러를 동의해주면 5년 동안 어떻게 (권리) 행사를 할 수 없는 족쇄가 될까 봐..."]

다만 5년 전부터 화재 위험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며 도의적인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습니다.

[하OO/고시원 건물주/음성변조 : "(스프링클러가 있었다면 인명피해가 크게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할 수 있었을 텐데...) 그건 정말 제가 입이 몇 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제 입장도 이해해 달라고 그러기에는 죄송하고..."]

서울시는 스프링클러 지원 사업 조건이 문턱으로 작용하는 건 사실이라는 입장입니다.

[서울시 관계자/음성변조 : "건물주 입장에서 보면 고시원으로 임대를 안 주고 다른 업종으로 바꿀 수도 있잖습니까? 그런 거에 대해서는 (조건이) 걸림돌이 될 수 있겠죠."]

서울시는 스프링클러 설치 뒤 5년 동안 임대료 인상을 금지하는 조항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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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까다로운 스프링클러 설치 지원 조건…‘안하고 만다’
    • 입력 2018-11-13 08: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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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명의 목숨을 앗아간 종로 고시원 화재 사건 관련 소식입니다.

서울시가 고시원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면, 설치비를 전액 지원하고 있는데 종로 고시원도 설치하려다 결국 그만뒀습니다.

건물주가 반대했기 때문인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박민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7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친 고시원 화재.

스프링클러가 없었습니다.

기회는 있었습니다.

서울시가 고시원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면 설치비를 전액 지원하는데, 고시원 운영자가 이 사업에 신청서를 낸 겁니다.

하지만 일은 더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2명의 건물주가 설치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OO/고시원 공동 건물주/음성변조 : "(고시원 운영자가) 월세가 밀려있고 집(건물)이 안 팔리기 때문에 고시원을 내보내려고 그랬던 차에 그걸(스프링클러 설치) 하게 되면 계속 그 사람을 끼고 있어야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죠."]

스프링클러 설치 지원을 받으면 5년 동안 임대료를 올릴 수 없다는 조건이 발목을 잡은 겁니다.

건물을 파는데 지장이 있을 거라는 판단도 한몫했습니다.

[하△△/고시원 공동 건물주/음성변조 : "건물 그 당시에 팔았으면 하는 의견이 하나 있었고, 스프링클러를 동의해주면 5년 동안 어떻게 (권리) 행사를 할 수 없는 족쇄가 될까 봐..."]

다만 5년 전부터 화재 위험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며 도의적인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습니다.

[하OO/고시원 건물주/음성변조 : "(스프링클러가 있었다면 인명피해가 크게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할 수 있었을 텐데...) 그건 정말 제가 입이 몇 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제 입장도 이해해 달라고 그러기에는 죄송하고..."]

서울시는 스프링클러 지원 사업 조건이 문턱으로 작용하는 건 사실이라는 입장입니다.

[서울시 관계자/음성변조 : "건물주 입장에서 보면 고시원으로 임대를 안 주고 다른 업종으로 바꿀 수도 있잖습니까? 그런 거에 대해서는 (조건이) 걸림돌이 될 수 있겠죠."]

서울시는 스프링클러 설치 뒤 5년 동안 임대료 인상을 금지하는 조항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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