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수주 비리, 수사 제대로 하라

입력 2018.11.15 (07:43) 수정 2018.11.15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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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춘 해설위원]

KBS가 지난 3일간 집중 보도한 재개발 재건축 수주 비리는 그동안 관행처럼 굳어진 현실입니다. 수십억 원을 뿌려도 나중에 챙기는 이익에 비하면 별 게 아니고 건설 공사 특성상 검은 돈을 만들기도 쉽기 때문입니다. 이런 금품 로비는 합리적 판단을 마비시켜 결국 조합원들이 피해를 보게 만듭니다.

KBS 취재 결과 조합원들에 대한 건설사의 로비는 집요했습니다. 조합원과 가족의 신상 정보와 함께 휴가 일정이나 질병까지 파악해 맞춤형으로 접근했습니다. 굴비와 과일 등 선물은 물론 현금도 살포했습니다. 로비가 일상화되다 보니 건설사와 조합 간부들이 거래를 하고 조합원이 먼저 금품을 요구하는 일도 벌어집니다. 일단 저자세였던 건설사들은 수주에 성공하면 갑으로 변신해 부담을 조합원들에게 떠넘긴다고 합니다. 삼성은 아파트 건설에서 손을 뗐지만, 재개발 재건축 시장은 재벌 계열 대형 건설사들이 독과점하는 구좁니다. 조합원 로비가 끊이지 않는 것도 그들만의 경쟁이란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들 건설사들은 그동안 원가 공개는 거부하고 분양가는 꾸준히 올렸습니다. 분양가와 아파트 가격이 서로 상승 작용을 하면서, 서울의 중위소득자가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아도 무려 20년을 모아야 중위 가격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지경이 됐습니다.

불법 로비가 적발돼도 건설사들은 홍보업체 책임으로 돌리기 일쑤였습니다. 정부는 지난달 홍보업체가 금품을 제공해도 건설사가 처벌 받게 하고 처벌 수위도 대폭 높였습니다. 그러나 효과를 내려면 조사나 수사가 제대로 이뤄져야 합니다. 경찰은 올해 1월부터 대형 건설사 3곳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이렇다 할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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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춘 해설위원]

KBS가 지난 3일간 집중 보도한 재개발 재건축 수주 비리는 그동안 관행처럼 굳어진 현실입니다. 수십억 원을 뿌려도 나중에 챙기는 이익에 비하면 별 게 아니고 건설 공사 특성상 검은 돈을 만들기도 쉽기 때문입니다. 이런 금품 로비는 합리적 판단을 마비시켜 결국 조합원들이 피해를 보게 만듭니다.

KBS 취재 결과 조합원들에 대한 건설사의 로비는 집요했습니다. 조합원과 가족의 신상 정보와 함께 휴가 일정이나 질병까지 파악해 맞춤형으로 접근했습니다. 굴비와 과일 등 선물은 물론 현금도 살포했습니다. 로비가 일상화되다 보니 건설사와 조합 간부들이 거래를 하고 조합원이 먼저 금품을 요구하는 일도 벌어집니다. 일단 저자세였던 건설사들은 수주에 성공하면 갑으로 변신해 부담을 조합원들에게 떠넘긴다고 합니다. 삼성은 아파트 건설에서 손을 뗐지만, 재개발 재건축 시장은 재벌 계열 대형 건설사들이 독과점하는 구좁니다. 조합원 로비가 끊이지 않는 것도 그들만의 경쟁이란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들 건설사들은 그동안 원가 공개는 거부하고 분양가는 꾸준히 올렸습니다. 분양가와 아파트 가격이 서로 상승 작용을 하면서, 서울의 중위소득자가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아도 무려 20년을 모아야 중위 가격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지경이 됐습니다.

불법 로비가 적발돼도 건설사들은 홍보업체 책임으로 돌리기 일쑤였습니다. 정부는 지난달 홍보업체가 금품을 제공해도 건설사가 처벌 받게 하고 처벌 수위도 대폭 높였습니다. 그러나 효과를 내려면 조사나 수사가 제대로 이뤄져야 합니다. 경찰은 올해 1월부터 대형 건설사 3곳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이렇다 할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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