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멕시코 마약왕 구스만 美서 재판 시작

입력 2018.11.15 (10:49) 수정 2018.11.1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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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며칠 전부터 미국 뉴욕에 긴장감이 흘렀습니다.

탈옥에다 청부살인 전력까지 있는 마약왕 '구스만'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기 때문인데요.

재판이 최소 3개월간 지속될 예정인데, 첫 재판부터 멕시코 정계를 뒤흔들만한 주장이 쏟아졌습니다.

자세한 내용 '지구촌 속으로'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미국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 앞.

교통이 전면 통제된 채 삼엄한 경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멕시코 출신 '희대의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날의 풍경인데요.

그의 부인과 변호인들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내자 치열한 취재 경쟁이 벌어졌습니다.

미국 안팎에서 이목이 쏠린 이날 재판에서 변호인은 마약조직 '시날로아 카르텔'의 실제 지도자는 현재 행방이 묘연한 '엘 마요 삼바다'이고,

또한 삼바다가 멕시코 전·현직 대통령들에게 거액의 뇌물을 줬다면서 구스만은 단지 '희생양'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제프리 리츠먼/구스만 측 변호인 : "우리는 분명히 구스만 씨에 대한 많은 혐의를 인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거짓말의 대가로 돈을 받은 모든 증인의 진술을 방어할 계획입니다."]

'키가 작다'는 뜻의 '엘 차포'란 별명으로 불려온 구스만은 세계에서 가장 악명높은 마약왕인데요.

1989년부터 25년간 미국 각지에서 2백 톤이 넘는 마약밀매와 돈세탁, 납치와 살인교사 등 17건의 혐의로 기소된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미국 정부는 구스만이 운영해온 마약 조직이 보복할 가능성에 대비해 물론 판사와 배심원단, 증인 등의 신분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습니다.

[로버트 케이퍼스/뉴욕 동부지부 검사 : "기소장에 명시된 혐의들은 구스만이 수십 년간 국제적인 마약 밀매상으로서 보여준 파괴적인 살인 행위가 작은 암 종양과 흡사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특히 과거에 교도소 수감 중에 영화를 방불케 하는 두 차례의 탈옥 사건으로 전 세계 언론을 장식했습니다.

1993년 멕시코에서 최고의 보안을 자랑하는 교도소에 수감됐지만,

2001년 초 세탁 용역 차량에 숨어 탈옥해, 13년간 도주 행각을 벌였고.

2014년 다시 검거돼 연방교도소에 갇혔지만 이듬해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처럼 1.5㎞ 길이의 땅굴을 파고 탈옥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습니다.

[호세 레벨레스/'구스만' 책 저자(2015년 7월) : "구스만은 경험이 많아요. 티후아나, 엔세나다 등 멕시코와 미국 간에 최소 62개의 마약 밀수 터널을 만들었으니까요."]

2016년 1월에 다시 붙잡힌 구스만은 지난해 미국으로 송환됐는데요.

혹시나 또 탈옥할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 내에서 보안이 가장 철저한 연방교도소에 수용됐습니다.

또한 변호인단을 제외한 외부 접촉은 일절 허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미셸 겔런트/구스만 측 변호사 : "구스만은 하루에 23시간이나 수용실에 갇혀 있습니다. 변호사 사무실의 한정된 사람들하고만 대화가 허락되고 운동도 하루 한시만 할 수 있죠."]

그는 마약 밀매로 천문학적인 재산을 축적했습니다.

포브스지는 2009년 1조 원이 넘는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구스만을 세계 최고 부자 중 한 명으로 꼽기도 했는데요.

잔인한 범죄 행위로 쌓은 재산은 멕시코 정치인과 경찰, 판사들을 두루 매수하는 데도 쓰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엔리케 페냐 니에토 현 대통령 등 멕시코의 전·현직 대통령들은 구스만의 범죄조직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펄쩍 뛰고 있는데요.

뿌리 깊은 부패 척결을 강조해온 오브라도르 대통령 당선인이 다음 달 취임하기 때문에,

멕시코의 전·현직 대통령들이 뇌물수수 혐의로 수감된 룰라 브라질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게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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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11-15 11:12:00
    지구촌뉴스
[앵커]

며칠 전부터 미국 뉴욕에 긴장감이 흘렀습니다.

탈옥에다 청부살인 전력까지 있는 마약왕 '구스만'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기 때문인데요.

재판이 최소 3개월간 지속될 예정인데, 첫 재판부터 멕시코 정계를 뒤흔들만한 주장이 쏟아졌습니다.

자세한 내용 '지구촌 속으로'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미국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 앞.

교통이 전면 통제된 채 삼엄한 경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멕시코 출신 '희대의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날의 풍경인데요.

그의 부인과 변호인들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내자 치열한 취재 경쟁이 벌어졌습니다.

미국 안팎에서 이목이 쏠린 이날 재판에서 변호인은 마약조직 '시날로아 카르텔'의 실제 지도자는 현재 행방이 묘연한 '엘 마요 삼바다'이고,

또한 삼바다가 멕시코 전·현직 대통령들에게 거액의 뇌물을 줬다면서 구스만은 단지 '희생양'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제프리 리츠먼/구스만 측 변호인 : "우리는 분명히 구스만 씨에 대한 많은 혐의를 인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거짓말의 대가로 돈을 받은 모든 증인의 진술을 방어할 계획입니다."]

'키가 작다'는 뜻의 '엘 차포'란 별명으로 불려온 구스만은 세계에서 가장 악명높은 마약왕인데요.

1989년부터 25년간 미국 각지에서 2백 톤이 넘는 마약밀매와 돈세탁, 납치와 살인교사 등 17건의 혐의로 기소된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미국 정부는 구스만이 운영해온 마약 조직이 보복할 가능성에 대비해 물론 판사와 배심원단, 증인 등의 신분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습니다.

[로버트 케이퍼스/뉴욕 동부지부 검사 : "기소장에 명시된 혐의들은 구스만이 수십 년간 국제적인 마약 밀매상으로서 보여준 파괴적인 살인 행위가 작은 암 종양과 흡사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특히 과거에 교도소 수감 중에 영화를 방불케 하는 두 차례의 탈옥 사건으로 전 세계 언론을 장식했습니다.

1993년 멕시코에서 최고의 보안을 자랑하는 교도소에 수감됐지만,

2001년 초 세탁 용역 차량에 숨어 탈옥해, 13년간 도주 행각을 벌였고.

2014년 다시 검거돼 연방교도소에 갇혔지만 이듬해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처럼 1.5㎞ 길이의 땅굴을 파고 탈옥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습니다.

[호세 레벨레스/'구스만' 책 저자(2015년 7월) : "구스만은 경험이 많아요. 티후아나, 엔세나다 등 멕시코와 미국 간에 최소 62개의 마약 밀수 터널을 만들었으니까요."]

2016년 1월에 다시 붙잡힌 구스만은 지난해 미국으로 송환됐는데요.

혹시나 또 탈옥할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 내에서 보안이 가장 철저한 연방교도소에 수용됐습니다.

또한 변호인단을 제외한 외부 접촉은 일절 허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미셸 겔런트/구스만 측 변호사 : "구스만은 하루에 23시간이나 수용실에 갇혀 있습니다. 변호사 사무실의 한정된 사람들하고만 대화가 허락되고 운동도 하루 한시만 할 수 있죠."]

그는 마약 밀매로 천문학적인 재산을 축적했습니다.

포브스지는 2009년 1조 원이 넘는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구스만을 세계 최고 부자 중 한 명으로 꼽기도 했는데요.

잔인한 범죄 행위로 쌓은 재산은 멕시코 정치인과 경찰, 판사들을 두루 매수하는 데도 쓰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엔리케 페냐 니에토 현 대통령 등 멕시코의 전·현직 대통령들은 구스만의 범죄조직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펄쩍 뛰고 있는데요.

뿌리 깊은 부패 척결을 강조해온 오브라도르 대통령 당선인이 다음 달 취임하기 때문에,

멕시코의 전·현직 대통령들이 뇌물수수 혐의로 수감된 룰라 브라질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게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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