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③비리 못 잡는 평가인증..현실과 동떨어져 '있으나 마나'

입력 2018.11.23 (22:48) 수정 2018.11.2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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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비리가 심각하다는 보도,
전해드렸는데요,

비리를 예방하거나
제대로 평가해야 할 제도 역시
유명무실합니다.
김진희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교사가
발로 어린이를 밀치고,

교실 구석에서
손찌검을 합니다.

30분 넘게 자리에 앉지 못하고
서 있는 원생도 있습니다.

학대를 의심한 학부모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야
유치원은 담당 교사를
해고했습니다.

[녹취]○○유치원 관계자(음성변조)
"원장님 입장은 그저 죄송하다고 하죠.
몰랐다고 하죠."
-------paging--------
급식에
썩은 사과와 고구마 등을 썼다는
유치원에 대해선
뒤늦게 전북교육청이
감사에 나섰습니다.

[녹취]△△유치원 학부모(음성변조)
"유치원의 입장은 아주 극히 일부를 시인하고요, 뭐 그것도 실수였다, 어쨌든 사과한다 이런 식으로…."

두 유치원 모두 정부로부터
평가 인증을 받은 곳.

취재진이
평가 결과를 살펴봤습니다.

아동을 학대한 유치원은,
"유아의 눈높이에 맞춘
적절한 언어와 상호작용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받았습니다.

급식 비리가 의심된 유치원은
"먹거리에 대한 노력이
매우 인상적"이라는 표현이
두드러집니다.
--------paging---------
어린이집 평가인증은 어떨까?

평가단은
방문 날짜를 미리 알려준 뒤
평가를 진행합니다.

[녹취]김00/보육교사(음성변조)
일주일 전에 이야기를 해줘요. 아동폭력은 평가인증으로 잡아낼 수는 없어요. 그 주 그 하루만 잘하면 되니까 완벽하게 숙지를 하고 연습을 하죠.

평가를 잘 받으려고
어린이들을 방치할 정도로
서류 작성에 매달리기도 합니다.

[녹취]이00/보육교사(음성변조)
확인할 수 있는 근거가 서류밖에 없으니까... 애가 당장 울고 당장 화장실이 급하다고 하는데 서류를 먼저 쓰고 있으면 안 되잖아요.

미리 짜놓은 각본대로
보여주기 때문에
비리나 문제를 밝혀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녹취]최00/보육교사(음성변조)
가정어린이집 같은 경우에, 거기서 직접 가정생활하면 안 되는데, 밤에는 거기 침대 꺼내놓고 자고, 감사 뜰 때만 그렇게 하는 거죠. 전부 다 치우고.

현실과 동떨어진
평가 기준도 문젭니다.

[녹취]◇◇어린이집 원장(음성변조)
(낮잠 시간에) '무조건 눕혀놓으라'고 그때 현장관찰자가 이렇게 말하면서 감점시키더라고요. 그래서 '아이가 원치 않는데 억지로 재워야 하나요?' 그랬더니 '그래도 휴식을 취하게끔 유도를 하셔야죠, 눕혀서요.'

평가 점수가
정부 지원금과 직결되기 때문에
인증에 목을 맬 수밖에 없고,
실효성도 떨어집니다.

[인터뷰]김경란/前 유치원 평가위원
3년 중의 하루입니다. (비리를) 전혀 잡아낼 수 없습니다. 그날은 선생님들께서 긴장하고 계시고 누군가 항상 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정부가 국공립 유치원을 늘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인터뷰]장미경/교육행동앵그리맘연대(중증뇌병변 1급)
초등학교가 방학을 하면 (병설) 유치원생 애들은 밥을 안 주는 거예요. 급식실을 못 열게 한다고, 교육청에서요.



[인터뷰]함계남/교육행동앵그리맘연대 공동대표
출산율이 계속 줄어들고 있잖아요. 내버려두면 망합니다. 이번 기회에 아이들이 가운데에 있다는 것, 그 시선으로 바라보고 어떻게 전환을 시켜낼 것인가….

사립유치원 연합회는
일본의 임대형 유치원 같은
형태를 도입한다면
사유재산과 공공성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김용임/사립유치원총연합회 전북지회장
"시설을 국가에서 임대료를 주고 사용을 할 테니 운영을 깨끗이 해, 대신 감사는 법인 수준으로 받아야 해, 그러면 우리도 좋고 정부도 단설 안 짓고도."

유아교육 담당 부처
통합 방안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대기/전북 민간어린이집 연합회장
지금 만 3세에서 5세가 유치원하고 어린이집으로 나눠져 있기 때문에 선진국들도 대부분이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통합이 돼 있어요. 교육부든 복지부든 한 곳으로 가서….

세금으로 운영되는
교육 현장의 비리를 막기 위한
관리 감독 강화와 함께,
유아교육의 수준과 공공성을
높일 수 있는 대책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김진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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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③비리 못 잡는 평가인증..현실과 동떨어져 '있으나 마나'
    • 입력 2018-11-23 22:48:12
    • 수정2018-11-26 11:10:27
    뉴스9(전주)
[앵커멘트]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비리가 심각하다는 보도, 전해드렸는데요, 비리를 예방하거나 제대로 평가해야 할 제도 역시 유명무실합니다. 김진희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교사가 발로 어린이를 밀치고, 교실 구석에서 손찌검을 합니다. 30분 넘게 자리에 앉지 못하고 서 있는 원생도 있습니다. 학대를 의심한 학부모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야 유치원은 담당 교사를 해고했습니다. [녹취]○○유치원 관계자(음성변조) "원장님 입장은 그저 죄송하다고 하죠. 몰랐다고 하죠." -------paging-------- 급식에 썩은 사과와 고구마 등을 썼다는 유치원에 대해선 뒤늦게 전북교육청이 감사에 나섰습니다. [녹취]△△유치원 학부모(음성변조) "유치원의 입장은 아주 극히 일부를 시인하고요, 뭐 그것도 실수였다, 어쨌든 사과한다 이런 식으로…." 두 유치원 모두 정부로부터 평가 인증을 받은 곳. 취재진이 평가 결과를 살펴봤습니다. 아동을 학대한 유치원은, "유아의 눈높이에 맞춘 적절한 언어와 상호작용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받았습니다. 급식 비리가 의심된 유치원은 "먹거리에 대한 노력이 매우 인상적"이라는 표현이 두드러집니다. --------paging--------- 어린이집 평가인증은 어떨까? 평가단은 방문 날짜를 미리 알려준 뒤 평가를 진행합니다. [녹취]김00/보육교사(음성변조) 일주일 전에 이야기를 해줘요. 아동폭력은 평가인증으로 잡아낼 수는 없어요. 그 주 그 하루만 잘하면 되니까 완벽하게 숙지를 하고 연습을 하죠. 평가를 잘 받으려고 어린이들을 방치할 정도로 서류 작성에 매달리기도 합니다. [녹취]이00/보육교사(음성변조) 확인할 수 있는 근거가 서류밖에 없으니까... 애가 당장 울고 당장 화장실이 급하다고 하는데 서류를 먼저 쓰고 있으면 안 되잖아요. 미리 짜놓은 각본대로 보여주기 때문에 비리나 문제를 밝혀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녹취]최00/보육교사(음성변조) 가정어린이집 같은 경우에, 거기서 직접 가정생활하면 안 되는데, 밤에는 거기 침대 꺼내놓고 자고, 감사 뜰 때만 그렇게 하는 거죠. 전부 다 치우고. 현실과 동떨어진 평가 기준도 문젭니다. [녹취]◇◇어린이집 원장(음성변조) (낮잠 시간에) '무조건 눕혀놓으라'고 그때 현장관찰자가 이렇게 말하면서 감점시키더라고요. 그래서 '아이가 원치 않는데 억지로 재워야 하나요?' 그랬더니 '그래도 휴식을 취하게끔 유도를 하셔야죠, 눕혀서요.' 평가 점수가 정부 지원금과 직결되기 때문에 인증에 목을 맬 수밖에 없고, 실효성도 떨어집니다. [인터뷰]김경란/前 유치원 평가위원 3년 중의 하루입니다. (비리를) 전혀 잡아낼 수 없습니다. 그날은 선생님들께서 긴장하고 계시고 누군가 항상 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정부가 국공립 유치원을 늘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인터뷰]장미경/교육행동앵그리맘연대(중증뇌병변 1급) 초등학교가 방학을 하면 (병설) 유치원생 애들은 밥을 안 주는 거예요. 급식실을 못 열게 한다고, 교육청에서요. [인터뷰]함계남/교육행동앵그리맘연대 공동대표 출산율이 계속 줄어들고 있잖아요. 내버려두면 망합니다. 이번 기회에 아이들이 가운데에 있다는 것, 그 시선으로 바라보고 어떻게 전환을 시켜낼 것인가…. 사립유치원 연합회는 일본의 임대형 유치원 같은 형태를 도입한다면 사유재산과 공공성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김용임/사립유치원총연합회 전북지회장 "시설을 국가에서 임대료를 주고 사용을 할 테니 운영을 깨끗이 해, 대신 감사는 법인 수준으로 받아야 해, 그러면 우리도 좋고 정부도 단설 안 짓고도." 유아교육 담당 부처 통합 방안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대기/전북 민간어린이집 연합회장 지금 만 3세에서 5세가 유치원하고 어린이집으로 나눠져 있기 때문에 선진국들도 대부분이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통합이 돼 있어요. 교육부든 복지부든 한 곳으로 가서…. 세금으로 운영되는 교육 현장의 비리를 막기 위한 관리 감독 강화와 함께, 유아교육의 수준과 공공성을 높일 수 있는 대책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김진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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