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위험 ‘땅밀림’ 전국 57곳…위기 알릴 센서는 2곳 뿐

입력 2018.11.24 (07:27) 수정 2018.11.24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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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땅덩어리가 한꺼번에 밀려 이동하는 현상을 '땅밀림'이라고 하는데요.

전국에 서른 곳 정도가 알려져 있었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57곳에서 땅밀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K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인근 지역 주민들의 안전관리는 잘 되고 있을까요?

신선민 기자가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경북 경주의 한 국도.

지난달 태풍 콩레이가 불어닥치면서 도로가 종잇장처럼 구겨졌습니다.

최고 20미터 높이까지 치솟았는데, 붕괴된 구간만 150미터입니다.

["이야, 이거 복구를 어떻게 해요?"]

왜 여기만 유독 심하게 파손됐을까?

전문가와 인근 토양을 살펴봤습니다.

도로 붕괴 현장 뒤편 산지에 와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토양층 자체가 15~20m 그대로 내려앉았습니다.

알고 보니 도로 주변은 전형적인 '땅밀림' 지역이었습니다.

폭우로 뒤편 땅이 한꺼번에 밀려버리면서, 거센 압력을 받아 부서진 겁니다.

'땅밀림'은 지진 등의 자연 현상이나 대규모 지반공사 등으로 땅덩어리 전체가 움직이는 걸 말하는데, 작은 자극에도 대규모 산사태로 어질 수 있습니다.

산림청이 조사한 전국의 땅밀림 지도를 KBS가 입수한 결과, 총 57곳에서 땅밀림 현상이 발견됐습니다.

1년 전 30여 곳보다 크게 늘어난 건데 지진 취약 지역인 동해안에 집중돼 있습니다.

또 다른 땅밀림 지역.

한진 그룹 계열사가 광산 개발을 해온 곳으로, 2년 전부터 산지 곳곳이 무너져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땅 속 움직임을 측정해서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을 내리는 센서입니다.

붕괴 장소에서 10m 거리에 있지만, 사고 당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200미터 아래 을에 사는 주민들은 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전병철/인근 주민 : "이 산이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건지 실제로 모르니까 심리적으로 굉장히 불안하고 비만 오면 무슨 일이 있을까 하는..."]

현재 우리나라는 대피 매뉴얼은커녕, 땅밀림 현상을 상시 측정할 무인감시 시스템이 전국에 두 곳밖에 없습니다.

[박재현/경남과학기술대학교 산림자원학과 교수 : "지역 주민들이 어느 지역에서 땅밀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걸 잘 모르거든요. (땅이) 얼만큼 이동하는지, 위험성이 있는지 이런 것들을 관측을 지속적으로 할 필요가 있습니다."]

산림청이 올해 안에 땅밀림 감시 시스템을 25곳 확충하겠다고 했지만, 한 달여 안에 실현가능할 지 의문입니다.

사후처방식 대책 마련이 되풀이 되는 사이, 이번 주에만도 전국에서 세 차례의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KBS 뉴스 신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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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붕괴 위험 ‘땅밀림’ 전국 57곳…위기 알릴 센서는 2곳 뿐
    • 입력 2018-11-24 07:30:22
    • 수정2018-11-24 07: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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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땅덩어리가 한꺼번에 밀려 이동하는 현상을 '땅밀림'이라고 하는데요.

전국에 서른 곳 정도가 알려져 있었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57곳에서 땅밀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K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인근 지역 주민들의 안전관리는 잘 되고 있을까요?

신선민 기자가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경북 경주의 한 국도.

지난달 태풍 콩레이가 불어닥치면서 도로가 종잇장처럼 구겨졌습니다.

최고 20미터 높이까지 치솟았는데, 붕괴된 구간만 150미터입니다.

["이야, 이거 복구를 어떻게 해요?"]

왜 여기만 유독 심하게 파손됐을까?

전문가와 인근 토양을 살펴봤습니다.

도로 붕괴 현장 뒤편 산지에 와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토양층 자체가 15~20m 그대로 내려앉았습니다.

알고 보니 도로 주변은 전형적인 '땅밀림' 지역이었습니다.

폭우로 뒤편 땅이 한꺼번에 밀려버리면서, 거센 압력을 받아 부서진 겁니다.

'땅밀림'은 지진 등의 자연 현상이나 대규모 지반공사 등으로 땅덩어리 전체가 움직이는 걸 말하는데, 작은 자극에도 대규모 산사태로 어질 수 있습니다.

산림청이 조사한 전국의 땅밀림 지도를 KBS가 입수한 결과, 총 57곳에서 땅밀림 현상이 발견됐습니다.

1년 전 30여 곳보다 크게 늘어난 건데 지진 취약 지역인 동해안에 집중돼 있습니다.

또 다른 땅밀림 지역.

한진 그룹 계열사가 광산 개발을 해온 곳으로, 2년 전부터 산지 곳곳이 무너져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땅 속 움직임을 측정해서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을 내리는 센서입니다.

붕괴 장소에서 10m 거리에 있지만, 사고 당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200미터 아래 을에 사는 주민들은 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전병철/인근 주민 : "이 산이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건지 실제로 모르니까 심리적으로 굉장히 불안하고 비만 오면 무슨 일이 있을까 하는..."]

현재 우리나라는 대피 매뉴얼은커녕, 땅밀림 현상을 상시 측정할 무인감시 시스템이 전국에 두 곳밖에 없습니다.

[박재현/경남과학기술대학교 산림자원학과 교수 : "지역 주민들이 어느 지역에서 땅밀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걸 잘 모르거든요. (땅이) 얼만큼 이동하는지, 위험성이 있는지 이런 것들을 관측을 지속적으로 할 필요가 있습니다."]

산림청이 올해 안에 땅밀림 감시 시스템을 25곳 확충하겠다고 했지만, 한 달여 안에 실현가능할 지 의문입니다.

사후처방식 대책 마련이 되풀이 되는 사이, 이번 주에만도 전국에서 세 차례의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KBS 뉴스 신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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