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IN] 되풀이되는 참사…‘총기 비판’ 소녀 사망

입력 2018.11.26 (10:50) 수정 2018.11.2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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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안타까운 미국의 총격범 오인 관련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이보다 며칠 앞서, 또 하나의 총격 사건에 10대 소녀가 희생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총기 규제 여론은 냄비처럼 끓었다가 다시 가라앉기를 반복하는 상황인데요.

자세한 소식 지구촌 속으로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며칠 전 미국 밀워키에 사는 13살 샌드라 파크스가 창문을 뚫고 날아 들어온 총탄을 가슴에 맞고 숨졌습니다.

동네에서 장난하듯 총을 쏘아댄 범인의 총탄에 집 안에서 TV를 보고 있던 어린이가 갑작스레 목숨을 잃은 겁니다.

[타티아나 인그램/희생자의 언니 : "동생이 방에 들어오더니 '엄마, 저 총에 맞았어요'라고 말했어요."]

파크스는 2년 전 밀워키 시가 주최한 글짓기 대회에서 총기 폭력이 난무하는 미국의 현실을 비판하는 수필로 상까지 받은 어린이였는데요.

안타깝게도 자신도 비극적인 총기 폭력의 희생자가 되고 만 것입니다.

[버니스 파크스/희생자의 어머니 : "딸이 너무 보고 싶을 거예요. 제 딸은 별이었어요."]

사실 미국에서 벌어지는 총기 사고는 거의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존스홉킨스의대 보고서를 보면,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총상을 입고 응급실을 찾은 어린이와 청소년은 매년 평균 8천 3백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시 말해 하루 평균 22명꼴입니다.

특히 올해는 2월과 5월에 플로리다와 텍사스의 고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미국 사회에 충격을 줬는데요.

무려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플로리다 고교 총기 난사 사건 이후엔 살아남은 학생들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총기 규제 운동이 일어나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올리비아 스타틀리/고등학생 : "미국의 어떤 세대도 우리가 경험하는 걸 겪지 않았습니다. 지긋지긋해요. 교실에서 겁에 질려선 안 됩니다. 공포에 떨며 살아선 안 됩니다."]

하지만 대형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추진됐던 총기 규제 시도들은 번번이 물거품이 되곤 했는데요.

그 배후에는 막대한 자금력과 조직력으로 바탕으로 미국 정치권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국 총기협회가 있습니다.

[웨인 라피에르/미국 총기협회 부회장(지난 2월) : "이 말들을 잊지 마세요. 나쁜 사람의 총기 사용을 막으려면 좋은 사람이 총기를 사용해야 합니다."]

최근 미국 총기협회는 의사들까지 싸잡아 비난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과학회가 지난달 발표한 학회지에 강력한 총기 규제를 촉구하는 글을 실었기 때문인데요.

이에 미국 총기협회는 지난 7일 공식 트위터에 "의사들은 자기 영역에 충실하라"는 글을 올리며, "의사들의 집단 취미가 총기 정책 비판"이라고 비꼬았습니다.

이에 분노한 간호사와 의사들은 '이것이 내 영역(#ThisIsMyLane)'이란 해시태그와 함께, 총격 사건 피해자들을 수술하거나 치료하고 난 후의 모습을 소셜미디어에 줄기차게 올리고 있습니다.

[주디스 멜리네크/법의병리학자 : "총기 폭력의 또 다른 희생자를 부검하기 위해 영안실로 가는 길이었는데, 총기협회의 트윗을 보고 다른 의사들의 반응도 살펴보았어요. 너무 화가 났죠. 제가 그 주에만 총에 맞은 희생자에 대한 부검을 두 번이나 했으니까요."]

점점 커지는 총기 규제 여론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총기협회의 강력한 '우군'으로 남아있는데요.

하지만, 이번 중간선거에서 총기 규제를 반대해 온 의원 20여 명이 낙선한만큼, 총기 규제 입법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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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IN] 되풀이되는 참사…‘총기 비판’ 소녀 사망
    • 입력 2018-11-26 10:54:11
    • 수정2018-11-26 11:04:40
    지구촌뉴스
[앵커]

앞서 안타까운 미국의 총격범 오인 관련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이보다 며칠 앞서, 또 하나의 총격 사건에 10대 소녀가 희생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총기 규제 여론은 냄비처럼 끓었다가 다시 가라앉기를 반복하는 상황인데요.

자세한 소식 지구촌 속으로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며칠 전 미국 밀워키에 사는 13살 샌드라 파크스가 창문을 뚫고 날아 들어온 총탄을 가슴에 맞고 숨졌습니다.

동네에서 장난하듯 총을 쏘아댄 범인의 총탄에 집 안에서 TV를 보고 있던 어린이가 갑작스레 목숨을 잃은 겁니다.

[타티아나 인그램/희생자의 언니 : "동생이 방에 들어오더니 '엄마, 저 총에 맞았어요'라고 말했어요."]

파크스는 2년 전 밀워키 시가 주최한 글짓기 대회에서 총기 폭력이 난무하는 미국의 현실을 비판하는 수필로 상까지 받은 어린이였는데요.

안타깝게도 자신도 비극적인 총기 폭력의 희생자가 되고 만 것입니다.

[버니스 파크스/희생자의 어머니 : "딸이 너무 보고 싶을 거예요. 제 딸은 별이었어요."]

사실 미국에서 벌어지는 총기 사고는 거의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존스홉킨스의대 보고서를 보면,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총상을 입고 응급실을 찾은 어린이와 청소년은 매년 평균 8천 3백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시 말해 하루 평균 22명꼴입니다.

특히 올해는 2월과 5월에 플로리다와 텍사스의 고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미국 사회에 충격을 줬는데요.

무려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플로리다 고교 총기 난사 사건 이후엔 살아남은 학생들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총기 규제 운동이 일어나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올리비아 스타틀리/고등학생 : "미국의 어떤 세대도 우리가 경험하는 걸 겪지 않았습니다. 지긋지긋해요. 교실에서 겁에 질려선 안 됩니다. 공포에 떨며 살아선 안 됩니다."]

하지만 대형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추진됐던 총기 규제 시도들은 번번이 물거품이 되곤 했는데요.

그 배후에는 막대한 자금력과 조직력으로 바탕으로 미국 정치권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국 총기협회가 있습니다.

[웨인 라피에르/미국 총기협회 부회장(지난 2월) : "이 말들을 잊지 마세요. 나쁜 사람의 총기 사용을 막으려면 좋은 사람이 총기를 사용해야 합니다."]

최근 미국 총기협회는 의사들까지 싸잡아 비난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과학회가 지난달 발표한 학회지에 강력한 총기 규제를 촉구하는 글을 실었기 때문인데요.

이에 미국 총기협회는 지난 7일 공식 트위터에 "의사들은 자기 영역에 충실하라"는 글을 올리며, "의사들의 집단 취미가 총기 정책 비판"이라고 비꼬았습니다.

이에 분노한 간호사와 의사들은 '이것이 내 영역(#ThisIsMyLane)'이란 해시태그와 함께, 총격 사건 피해자들을 수술하거나 치료하고 난 후의 모습을 소셜미디어에 줄기차게 올리고 있습니다.

[주디스 멜리네크/법의병리학자 : "총기 폭력의 또 다른 희생자를 부검하기 위해 영안실로 가는 길이었는데, 총기협회의 트윗을 보고 다른 의사들의 반응도 살펴보았어요. 너무 화가 났죠. 제가 그 주에만 총에 맞은 희생자에 대한 부검을 두 번이나 했으니까요."]

점점 커지는 총기 규제 여론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총기협회의 강력한 '우군'으로 남아있는데요.

하지만, 이번 중간선거에서 총기 규제를 반대해 온 의원 20여 명이 낙선한만큼, 총기 규제 입법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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