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흔들리는 중국 ‘일대일로’

입력 2018.11.26 (20:38) 수정 2018.11.26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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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알아보는 '오늘의 픽'입니다.

최성원 기자와 함께 합니다.

오늘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오늘의 키워드, 화면을 통해 보겠습니다.

흔들리는 중국 '일대일로',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일대일로'는 지난 2013년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야심 차게 추진 중인 경제영토 확장 프로젝트입니다.

서쪽으로는 육상 실크로드, 남쪽으로는 해상 실크로드를 구축해 21세기 실크로드를 완성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인데요,

이 프로젝트는 당초 중국의 예상과는 달리 역풍을 맞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에서 중국 영사관을 겨냥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괴한 세 명이 총을 쏘며 중국 영사관 진입을 시도하다가 모두 사살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폭탄이 터져 현지 경찰 2명과 민간인 2명 등 모두 7명이 사망했는데 중국인 피해자는 없었습니다.

테러 공격 직후 파키스탄 무장 반군 조직인 발루치스탄 해방군은 자신들이 중국 영사관을 공격했다며 배후를 자처했습니다.

발루치스탄 해방군은 파키스탄에서도 가장 가난한 지역이자 중국 일대일로 사업의 핵심 지역인 발루치스탄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분리주의 무장단체 가운데 하나인데요.

이들은 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중국은 압제자이며 우리의 재원을 착취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파키스탄과 중국이 진행하는 일대일로 사업 규모가 어마어마하다고요?

[기자]

파키스탄은 약 70조 원 규모의 대규모 인프라 구축사업을 중국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데 중국이 진행하는 일대일로 사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고 합니다.

지금 보시는 곳은 파키스탄 남부에 있는 과다르 항구입니다.

중국 국경에서 이곳 과다르 항까지 도로와 철도, 송유관 등을 구축하는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 사업' 현장입니다.

중국이 개발비 대부분을 투자하고 대신 40년 동안 항만 운영권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파키스탄은 이 사업을 비롯해 중국과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과도한 부채를 떠안아 심각한 경제위기까지 맞았습니다.

지난 8월 새 정부 출범 후 일대일로 사업 규모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최근 IMF와 협상을 벌였지만 최종 합의를 끌어내는 데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파키스탄의 빚이 일대일로 사업 때문이라는 지적을 반박했습니다.

[루캉/중국 외교부 대변인/지난달 15일 : "파키스탄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파키스탄 채무 중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은 아주 적은 수준으로 재정난의 원인이 아닙니다."]

[앵커]

중국의 일대일로에 동참하고 있는 국가 중 위기를 맞은 곳이 파키스탄뿐만이 아니라죠?

[기자]

네, 겉보기에는 성과를 내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일대일로에 참여한 많은 나라가 결과적으로 빚더미에 올라섰습니다.

중국이 상환능력이 없는 국가들에게도 대출을 제공했고, 참여국들도 무리한 투자 계획을 수용하면서 재정난에 빠지게 된 겁니다.

먼저 스리랑카입니다.

스리랑카 정부는 중국으로부터 돈을 빌려 함반토타 항을 조성했지만,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항구 운영권을 99년간 중국에 넘기기로 했다가 반대 여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는 재정 문제로 중국 일대일로 관련 사업 중 일부를 중단했고, 미얀마 정부는 항만 개발 프로젝트의 사업 규모를 축소하기로 했습니다.

일대일로와 관련해 중국에 15억 달러 이상의 빚을 진 것으로 추산되는 몰디브는 중국과 맺은 자유무역협정을 무력화하고 일대일로 참여를 재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이외에도 몬테네그로, 지부티 등 여러 국가가 중국에 진 빚을 갚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앵커]

일대일로 사업과 관련해 중국과 미국이 충돌하고 있죠?

[기자]

네, 무역전쟁으로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는 지난 17일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최고경영자 포럼 연설에서 결국 정면충돌로 이어졌습니다.

들어보시죠.

[마이크 펜스/미국 부통령 : "미국은 파트너들을 빚의 바다에 빠뜨리지 않습니다. 힘으로 굴복시키거나 독립을 훼손하지도 않습니다. 미국은 공정하고 투명합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 "일대일로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참여하지 않는 나라에 닫혀 있는 폐쇄적 모임이 아니고 누군가 말하는 것처럼 덫도 아닙니다."]

펜스 부통령은 일대일로의 영어 이름 '원벨트 원로드'를 비꼬아 '수축 벨트', '일방통행 도로'라고 말했고, 시진핑 주석은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을 비판했습니다.

두 나라 간 무역갈등 때문에 사상 처음으로 공동성명 채택이 불발된 데다 일대일로 추진을 두고 설전까지 이어진 겁니다.

전문가들은 일대일로 사업은 전쟁 등 만일의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미국의 해상봉쇄를 피하겠다는 중국의 전략이 깔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도 이에 맞서 일본, 호주 등과 연대해 대항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요.

지난 13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도쿄에서 회담한 뒤 인도 태평양 지역에 최대 7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79조 3천억 원을 지원해 지역 사회기반시설을 정비하는 대규모 융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말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나 어떤 결과를 도출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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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오늘의 픽] 흔들리는 중국 ‘일대일로’
    • 입력 2018-11-26 20:40:05
    • 수정2018-11-26 20:53:56
    글로벌24
[앵커]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알아보는 '오늘의 픽'입니다.

최성원 기자와 함께 합니다.

오늘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오늘의 키워드, 화면을 통해 보겠습니다.

흔들리는 중국 '일대일로',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일대일로'는 지난 2013년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야심 차게 추진 중인 경제영토 확장 프로젝트입니다.

서쪽으로는 육상 실크로드, 남쪽으로는 해상 실크로드를 구축해 21세기 실크로드를 완성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인데요,

이 프로젝트는 당초 중국의 예상과는 달리 역풍을 맞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에서 중국 영사관을 겨냥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괴한 세 명이 총을 쏘며 중국 영사관 진입을 시도하다가 모두 사살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폭탄이 터져 현지 경찰 2명과 민간인 2명 등 모두 7명이 사망했는데 중국인 피해자는 없었습니다.

테러 공격 직후 파키스탄 무장 반군 조직인 발루치스탄 해방군은 자신들이 중국 영사관을 공격했다며 배후를 자처했습니다.

발루치스탄 해방군은 파키스탄에서도 가장 가난한 지역이자 중국 일대일로 사업의 핵심 지역인 발루치스탄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분리주의 무장단체 가운데 하나인데요.

이들은 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중국은 압제자이며 우리의 재원을 착취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파키스탄과 중국이 진행하는 일대일로 사업 규모가 어마어마하다고요?

[기자]

파키스탄은 약 70조 원 규모의 대규모 인프라 구축사업을 중국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데 중국이 진행하는 일대일로 사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고 합니다.

지금 보시는 곳은 파키스탄 남부에 있는 과다르 항구입니다.

중국 국경에서 이곳 과다르 항까지 도로와 철도, 송유관 등을 구축하는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 사업' 현장입니다.

중국이 개발비 대부분을 투자하고 대신 40년 동안 항만 운영권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파키스탄은 이 사업을 비롯해 중국과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과도한 부채를 떠안아 심각한 경제위기까지 맞았습니다.

지난 8월 새 정부 출범 후 일대일로 사업 규모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최근 IMF와 협상을 벌였지만 최종 합의를 끌어내는 데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파키스탄의 빚이 일대일로 사업 때문이라는 지적을 반박했습니다.

[루캉/중국 외교부 대변인/지난달 15일 : "파키스탄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파키스탄 채무 중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은 아주 적은 수준으로 재정난의 원인이 아닙니다."]

[앵커]

중국의 일대일로에 동참하고 있는 국가 중 위기를 맞은 곳이 파키스탄뿐만이 아니라죠?

[기자]

네, 겉보기에는 성과를 내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일대일로에 참여한 많은 나라가 결과적으로 빚더미에 올라섰습니다.

중국이 상환능력이 없는 국가들에게도 대출을 제공했고, 참여국들도 무리한 투자 계획을 수용하면서 재정난에 빠지게 된 겁니다.

먼저 스리랑카입니다.

스리랑카 정부는 중국으로부터 돈을 빌려 함반토타 항을 조성했지만,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항구 운영권을 99년간 중국에 넘기기로 했다가 반대 여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는 재정 문제로 중국 일대일로 관련 사업 중 일부를 중단했고, 미얀마 정부는 항만 개발 프로젝트의 사업 규모를 축소하기로 했습니다.

일대일로와 관련해 중국에 15억 달러 이상의 빚을 진 것으로 추산되는 몰디브는 중국과 맺은 자유무역협정을 무력화하고 일대일로 참여를 재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이외에도 몬테네그로, 지부티 등 여러 국가가 중국에 진 빚을 갚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앵커]

일대일로 사업과 관련해 중국과 미국이 충돌하고 있죠?

[기자]

네, 무역전쟁으로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는 지난 17일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최고경영자 포럼 연설에서 결국 정면충돌로 이어졌습니다.

들어보시죠.

[마이크 펜스/미국 부통령 : "미국은 파트너들을 빚의 바다에 빠뜨리지 않습니다. 힘으로 굴복시키거나 독립을 훼손하지도 않습니다. 미국은 공정하고 투명합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 "일대일로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참여하지 않는 나라에 닫혀 있는 폐쇄적 모임이 아니고 누군가 말하는 것처럼 덫도 아닙니다."]

펜스 부통령은 일대일로의 영어 이름 '원벨트 원로드'를 비꼬아 '수축 벨트', '일방통행 도로'라고 말했고, 시진핑 주석은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을 비판했습니다.

두 나라 간 무역갈등 때문에 사상 처음으로 공동성명 채택이 불발된 데다 일대일로 추진을 두고 설전까지 이어진 겁니다.

전문가들은 일대일로 사업은 전쟁 등 만일의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미국의 해상봉쇄를 피하겠다는 중국의 전략이 깔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도 이에 맞서 일본, 호주 등과 연대해 대항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요.

지난 13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도쿄에서 회담한 뒤 인도 태평양 지역에 최대 7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79조 3천억 원을 지원해 지역 사회기반시설을 정비하는 대규모 융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말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나 어떤 결과를 도출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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