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땅 공짜로 쓰는 파출소 30곳…분쟁 생길까 ‘쉬쉬’

입력 2018.11.27 (21:31) 수정 2018.11.27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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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네마다 들어서 있는 경찰 파출소는 민생치안을 담당하는 최전선같은 곳입니다.

그런데 전국의 파출소 가운데 상당수가 사유지를 점유하고 있어서 민사 소송에 시달리는 곳도 있고 철거 위기에 내몰려 있는 곳도 있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예산이 없어서 별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김민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서울의 금싸라기 땅 이촌동.

아파트 단지 사이로 공원이 있는데, 그 안에 작은 파출소가 있습니다.

이촌 파출소, 그런데 이 파출소 땅 주인, 유명 변호사인 고승덕 씨 가족 소유 회사입니다.

최근 고 변호사 측이 건물을 철거하라고 소송을 냈습니다.

[고승덕/변호사 : "(소송)대리인으로서 당사자의 비밀을 지킬 법적인 의무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주민들은 걱정입니다.

[이주연/서울시 용산구 : "동네에서 사실 든든한 지킴이인데, 이게 없어진다고 하면 조금 걱정되는 부분도 있고..."]

1심에서 고 변호사 측이 이겼고, 항소심이 진행중입니다.

현재 임대료는 월 240여만원, 고 변호사 측이 합의 조건을 내걸었는데 임대료로 천 5백만 원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촌파출소 관계자/음성변조 : "2년이면 3억 (원) 되잖아요. 금액도 만만치 않아요. 그래서 차라리 2년 있으려면 현실적으로 봤을 땐 나가는 게 맞지 않냐..."]

일제강점기부터 이 자리에 있었다는 전남 보성 예당파출소.

이곳 역시 사유지에 들어가 있습니다.

인근 공장과 담장 문제로 분쟁이 생긴 2009년에야, 사유지란 사실을 알았습니다.

[공장 관계자/음성변조 : "파출소에서는 노발대발하고, 무슨 소리냐고. 그때야 부랴부랴 확인을 한 거예요. 우리는 (우리 땅인 거) 알고 있었는데..."]

KBS가 전국의 파출소 2천여 곳의 부지 현황을 전수 조사한 결과, 사유지 전체나 일부를 점유한 파출소가 47곳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30곳은 무상으로 땅을 쓰고 있습니다.

소송에 휘말린 파출소도 6곳. 2곳은 패소했습니다.

최근엔 12개 파출소에 무상으로 땅을 내줬던 경찰공제회가 사용료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경찰공제회 관계자/음성변조 : "그런 부분들이 국정감사에서 지적되고 하니까, 이제라도 정리를 좀 하자..."]

경찰은 막대한 사용료와 부지 매입 대금 걱정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쉬쉬 하고 있습니다.

[경찰청 관계자/음성변조 : "요즘은 다 권리를 찾고 있거든요. 사용료는 둘째치고, 그분들이 나가라고 하면 어디 나갈 곳도 없고..."]

치솟는 땅값에 경찰청이 신청한 파출소 부지 예산은 번번이 퇴짜를 맞고 있는 상황, 주민들과 가장 가까운 치안 기지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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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의 땅 공짜로 쓰는 파출소 30곳…분쟁 생길까 ‘쉬쉬’
    • 입력 2018-11-27 21:34:27
    • 수정2018-11-27 2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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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네마다 들어서 있는 경찰 파출소는 민생치안을 담당하는 최전선같은 곳입니다.

그런데 전국의 파출소 가운데 상당수가 사유지를 점유하고 있어서 민사 소송에 시달리는 곳도 있고 철거 위기에 내몰려 있는 곳도 있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예산이 없어서 별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김민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서울의 금싸라기 땅 이촌동.

아파트 단지 사이로 공원이 있는데, 그 안에 작은 파출소가 있습니다.

이촌 파출소, 그런데 이 파출소 땅 주인, 유명 변호사인 고승덕 씨 가족 소유 회사입니다.

최근 고 변호사 측이 건물을 철거하라고 소송을 냈습니다.

[고승덕/변호사 : "(소송)대리인으로서 당사자의 비밀을 지킬 법적인 의무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주민들은 걱정입니다.

[이주연/서울시 용산구 : "동네에서 사실 든든한 지킴이인데, 이게 없어진다고 하면 조금 걱정되는 부분도 있고..."]

1심에서 고 변호사 측이 이겼고, 항소심이 진행중입니다.

현재 임대료는 월 240여만원, 고 변호사 측이 합의 조건을 내걸었는데 임대료로 천 5백만 원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촌파출소 관계자/음성변조 : "2년이면 3억 (원) 되잖아요. 금액도 만만치 않아요. 그래서 차라리 2년 있으려면 현실적으로 봤을 땐 나가는 게 맞지 않냐..."]

일제강점기부터 이 자리에 있었다는 전남 보성 예당파출소.

이곳 역시 사유지에 들어가 있습니다.

인근 공장과 담장 문제로 분쟁이 생긴 2009년에야, 사유지란 사실을 알았습니다.

[공장 관계자/음성변조 : "파출소에서는 노발대발하고, 무슨 소리냐고. 그때야 부랴부랴 확인을 한 거예요. 우리는 (우리 땅인 거) 알고 있었는데..."]

KBS가 전국의 파출소 2천여 곳의 부지 현황을 전수 조사한 결과, 사유지 전체나 일부를 점유한 파출소가 47곳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30곳은 무상으로 땅을 쓰고 있습니다.

소송에 휘말린 파출소도 6곳. 2곳은 패소했습니다.

최근엔 12개 파출소에 무상으로 땅을 내줬던 경찰공제회가 사용료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경찰공제회 관계자/음성변조 : "그런 부분들이 국정감사에서 지적되고 하니까, 이제라도 정리를 좀 하자..."]

경찰은 막대한 사용료와 부지 매입 대금 걱정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쉬쉬 하고 있습니다.

[경찰청 관계자/음성변조 : "요즘은 다 권리를 찾고 있거든요. 사용료는 둘째치고, 그분들이 나가라고 하면 어디 나갈 곳도 없고..."]

치솟는 땅값에 경찰청이 신청한 파출소 부지 예산은 번번이 퇴짜를 맞고 있는 상황, 주민들과 가장 가까운 치안 기지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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