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곤의 몰락”…르노-닛산 경영권 다툼?

입력 2018.11.28 (18:06) 수정 2018.11.2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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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어떤 얘기 준비하셨나요?

[답변]

오늘은 세계 자동차 업계를 쥐락펴락했던 카를로스 곤 전 회장 얘기입니다.

지난 1999년 부도 직전의 닛산을 맡아 단 1년 만에 흑자로 돌려 놓으면서 일본에선 '국민 영웅'으로 대접 받은 인물이죠.

최근까지 르노와 닛산, 미쓰비시 3사 연합을 이끌며 업계 2위의 신화를 일군 곤 전 회장.

그런 그가 지난 19일, 일본 검찰에 전격 체포됐습니다.

곤 전 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금융상품거래법 위반입니다.

일본 도쿄 지검은 그가 2010년부터 5년 동안 연봉으로 천 억원을 받은 뒤 절반인 5백 억원만 신고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검찰은 또, 곤 전 회장이 회삿돈으로 파리, 베이루트 등에 호화 주택을 구입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곤 전 회장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퇴직 후 받을 보수가 확정된 것이 아니어서 신고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 말은, 곤 전 회장이 보수를 적게 신고한 사실은 인정했다는 건가요?

[답변]

그렇습니다.

곤 전 회장은 검찰 수사에서 2010년부터 연봉 중 절반만 수령하고 나머지는 퇴임 이후에 받기로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는 이 사실을 유가증권 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았을 뿐이지, 법을 어기지는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곤 전 회장이 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데, 르노와 닛산의 반응과 대처가 달라도 너무 달라요.

[답변]

그렇습니다.

르노그룹은 곤 전 회장의 직을 유지하며 검찰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인데요.

하지만 닛산자동차, 곤 전 회장이 체포된 지 사흘 만에 이사회 만장일치로 그를 해임했습니다.

닛산 측의 입장, 직접 들어보시죠.

[사이카와 히로토/닛산자동차 CEO/지난 20일 : "큰 분노와 실망감을 느낍니다. 이번 곤 전 회장 일을 통해 권력이 한 사람에게만 너무 치중되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미쓰비시 자동차도 지난 26일, 곤 전 회장의 해임안을 통과시켰는데요.

이로써 19년 간 이어져 온 곤 체제는 끝나게 됐습니다.

[앵커]

곤 전 회장의 비리는 내부 고발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맞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닛산 측은 지난 수 개월 동안 자체 조사를 벌이면서 관련 내용을 검찰에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곤 전 회장 체포를 두고 사전에 계획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일본 검찰이 곤 전 회장의 귀국 날짜와 시간, 장소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점, 또 검찰이 닛산을 압수수색 하는 와중에 사이카와 사장이 회견을 열어 곤 전 회장을 비판하는 등 마치 짜여 있는 각본처럼 움직였다는 분석입니다.

[빌 블레인/금융자산 전략가 : "그들은 자신들이 주체가 되어 닛산을 이끌고 싶어 하기 때문에 프랑스 기업인 르노와의 합병으로 인해 밀려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지난 월요일, 닛산의 사이가와 사장은 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곤 전 회장을 통해 르노와 소통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는데요.

그러면서, 앞으로는 르노로부터 닛산이 자율성을 보장받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습니다.

[앵커]

결국 닛산이 르노와의 연합을 깨고싶어한다는 얘긴데요, 두 기업의 관계를 먼저 짚어주시죠.

[답변]

네, 화면 보시면요.

르노가 닛산 지분을 43.4%, 닛산은 르노의 지분을 15% 보유하고 있습니다.

르노가 우위에 있어 닛산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닛산 사이카와 사장의 발언은 이러한 불평등한 지배 구조를 깨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과거에 르노가 닛산을 먹여 살렸다면, 지금은 그 반대입니다.

지난해 닛산의 자동차 판매 대수는 약 580만 대, 르노는 약 380만 대입니다.

판매대수는 물론 매출, 시가총액 등 거의 모든 실적 면에서 닛산이 르노보다 앞서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곤 전 회장이 르노 주도로 닛산을 자회사로 통합하는 식의 합병을 추진했던 것이 닛산을 자극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앵커]

르노와 닛산의 경영 통합, 몇년 전부터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관심을 보여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답변]

그렇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르노의 최대 주주이기도 한데요.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014년 경제산업부 장관 시절 주주의 의결권을 두 배로 인정해주는 법안을 두고 르노-닛산 측과 대립하기도 했습니다.

르노에 대한 장악력을 높여 닛산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었던 건데요.

당시 법안이 통과되진 않았지만 이러한 상황들을 일본 정부가 모를 리 없겠죠.

외신들은 이번 곤 전 회장 체포를 두고 프랑스와 일본의 알력 다툼에서 비롯됐다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사태와 관련해 프랑스와 일본 정부 반응 전해주시죠.

[답변]

네, 양국 정부는 르노와 닛산의 동맹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대외적으로는 이번 사태를 수습하려는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곤 전 회장의 후임 문제와 관련해 양국의 입장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먼저 프랑스 재무장관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브뤼노 르 메르/프랑스 재무장관 : "현재 주식의 상호 보유를 존중할 것이며, 3사 연합 최고위직은 기본 방침에 따라 르노 회장이 맡아야 합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프랑스 측과 약속한 바가 없다며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세코 히로시게/일본 경제산업상 : "일본 정부는 닛산의 주주가 아닙니다. 따라서 닛산의 인사 또는 내부 관리 문제에 정부가 개입해서는 안됩니다."]

자동차 3사 연합은 내일 정례 회의을 열고 곤 전 회장의 후임과 향후 지배 구조에 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인데요.

닛산 측은 일본인 이사 중 회장을 선출하겠다고 했지만, 고위직 임명권은 르노에게 있어 양측의 입장 차이를 좁히기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앵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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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제] “곤의 몰락”…르노-닛산 경영권 다툼?
    • 입력 2018-11-28 18:13:45
    • 수정2018-11-28 18: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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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어떤 얘기 준비하셨나요?

[답변]

오늘은 세계 자동차 업계를 쥐락펴락했던 카를로스 곤 전 회장 얘기입니다.

지난 1999년 부도 직전의 닛산을 맡아 단 1년 만에 흑자로 돌려 놓으면서 일본에선 '국민 영웅'으로 대접 받은 인물이죠.

최근까지 르노와 닛산, 미쓰비시 3사 연합을 이끌며 업계 2위의 신화를 일군 곤 전 회장.

그런 그가 지난 19일, 일본 검찰에 전격 체포됐습니다.

곤 전 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금융상품거래법 위반입니다.

일본 도쿄 지검은 그가 2010년부터 5년 동안 연봉으로 천 억원을 받은 뒤 절반인 5백 억원만 신고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검찰은 또, 곤 전 회장이 회삿돈으로 파리, 베이루트 등에 호화 주택을 구입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곤 전 회장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퇴직 후 받을 보수가 확정된 것이 아니어서 신고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 말은, 곤 전 회장이 보수를 적게 신고한 사실은 인정했다는 건가요?

[답변]

그렇습니다.

곤 전 회장은 검찰 수사에서 2010년부터 연봉 중 절반만 수령하고 나머지는 퇴임 이후에 받기로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는 이 사실을 유가증권 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았을 뿐이지, 법을 어기지는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곤 전 회장이 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데, 르노와 닛산의 반응과 대처가 달라도 너무 달라요.

[답변]

그렇습니다.

르노그룹은 곤 전 회장의 직을 유지하며 검찰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인데요.

하지만 닛산자동차, 곤 전 회장이 체포된 지 사흘 만에 이사회 만장일치로 그를 해임했습니다.

닛산 측의 입장, 직접 들어보시죠.

[사이카와 히로토/닛산자동차 CEO/지난 20일 : "큰 분노와 실망감을 느낍니다. 이번 곤 전 회장 일을 통해 권력이 한 사람에게만 너무 치중되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미쓰비시 자동차도 지난 26일, 곤 전 회장의 해임안을 통과시켰는데요.

이로써 19년 간 이어져 온 곤 체제는 끝나게 됐습니다.

[앵커]

곤 전 회장의 비리는 내부 고발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맞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닛산 측은 지난 수 개월 동안 자체 조사를 벌이면서 관련 내용을 검찰에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곤 전 회장 체포를 두고 사전에 계획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일본 검찰이 곤 전 회장의 귀국 날짜와 시간, 장소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점, 또 검찰이 닛산을 압수수색 하는 와중에 사이카와 사장이 회견을 열어 곤 전 회장을 비판하는 등 마치 짜여 있는 각본처럼 움직였다는 분석입니다.

[빌 블레인/금융자산 전략가 : "그들은 자신들이 주체가 되어 닛산을 이끌고 싶어 하기 때문에 프랑스 기업인 르노와의 합병으로 인해 밀려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지난 월요일, 닛산의 사이가와 사장은 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곤 전 회장을 통해 르노와 소통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는데요.

그러면서, 앞으로는 르노로부터 닛산이 자율성을 보장받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습니다.

[앵커]

결국 닛산이 르노와의 연합을 깨고싶어한다는 얘긴데요, 두 기업의 관계를 먼저 짚어주시죠.

[답변]

네, 화면 보시면요.

르노가 닛산 지분을 43.4%, 닛산은 르노의 지분을 15% 보유하고 있습니다.

르노가 우위에 있어 닛산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닛산 사이카와 사장의 발언은 이러한 불평등한 지배 구조를 깨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과거에 르노가 닛산을 먹여 살렸다면, 지금은 그 반대입니다.

지난해 닛산의 자동차 판매 대수는 약 580만 대, 르노는 약 380만 대입니다.

판매대수는 물론 매출, 시가총액 등 거의 모든 실적 면에서 닛산이 르노보다 앞서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곤 전 회장이 르노 주도로 닛산을 자회사로 통합하는 식의 합병을 추진했던 것이 닛산을 자극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앵커]

르노와 닛산의 경영 통합, 몇년 전부터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관심을 보여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답변]

그렇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르노의 최대 주주이기도 한데요.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014년 경제산업부 장관 시절 주주의 의결권을 두 배로 인정해주는 법안을 두고 르노-닛산 측과 대립하기도 했습니다.

르노에 대한 장악력을 높여 닛산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었던 건데요.

당시 법안이 통과되진 않았지만 이러한 상황들을 일본 정부가 모를 리 없겠죠.

외신들은 이번 곤 전 회장 체포를 두고 프랑스와 일본의 알력 다툼에서 비롯됐다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사태와 관련해 프랑스와 일본 정부 반응 전해주시죠.

[답변]

네, 양국 정부는 르노와 닛산의 동맹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대외적으로는 이번 사태를 수습하려는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곤 전 회장의 후임 문제와 관련해 양국의 입장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먼저 프랑스 재무장관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브뤼노 르 메르/프랑스 재무장관 : "현재 주식의 상호 보유를 존중할 것이며, 3사 연합 최고위직은 기본 방침에 따라 르노 회장이 맡아야 합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프랑스 측과 약속한 바가 없다며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세코 히로시게/일본 경제산업상 : "일본 정부는 닛산의 주주가 아닙니다. 따라서 닛산의 인사 또는 내부 관리 문제에 정부가 개입해서는 안됩니다."]

자동차 3사 연합은 내일 정례 회의을 열고 곤 전 회장의 후임과 향후 지배 구조에 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인데요.

닛산 측은 일본인 이사 중 회장을 선출하겠다고 했지만, 고위직 임명권은 르노에게 있어 양측의 입장 차이를 좁히기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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