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 미뤄지고 유치원 폐원은 늘고…속 타는 학부모

입력 2018.11.30 (06:16) 수정 2018.11.30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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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치원 3법에 대한 사립유치원들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문을 닫는 유치원들도 빠르게 늘고, 원아 모집 계획 발표도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의 불안과 고통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박예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 사립유치원은 지난주 갑자기, 유치원 문을 닫고 놀이학교로 바꾸겠다고 학부모들에게 통보했습니다.

그러면서 폐원에 동의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학부모들은 폐원에 동의할 수도, 안 할 수도 없습니다.

동의해주지 않아 폐원이 안 되더라도 원장에게 밉보여 아이가 갈 곳을 잃게 될까 봐 걱정입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원장님이) 동의서를 안 써주면 내년 재원을 안 시키겠다고 말씀을 하셨대요. 여기 안 다녀도 없으면 집에서 키울 거야, 이런 엄마들 아니고서는 보낼 데가 없으니까 (동의를) 할 수밖에 없는 거죠."]

다른 유치원이 학부모에게 보낸 폐원 동의섭니다.

'동의가 없어도 폐원은 진행된다' '아이들 거취가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는 협박에 가까운 문구가 담겼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맨날 아침저녁으로 엄마들끼리 하는 소리가 '어디 보내지, 어디 가야 하지' 이것만 걱정해요."]

관련 규정을 어겨가며 폐원을 추진하는 곳도 있다는 말까지 흘러나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다른 곳에는, 졸업한 엄마들도 불러서 (동의서를) 써 달라고 한대요. 사인을 해 달라. 그렇게 했대요."]

최근까지 폐원을 결정한 사립유치원은 85곳.

증가세는 최근 들어 더 빨라졌습니다.

[설세훈/교육부 교육복지정책국장 : "탈법적으로 동의서를 받는다, 그런 얘기들이 있는데요. 그런 경우에는 현장지원단에서 해당하는 유치원을 현장 방문할 거고요. 사실관계를 철저히 조사할 겁니다."]

내년도 원아 모집 계획을 아직 안 밝힌 사립유치원도 서울 경기에만 130여 곳입니다.

비리에 분노하고 제도 개선을 기대했던 학부모들이, 법안 처리 지연과 유치원 폐원 추진에 속수무책, 애만 태우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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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법 미뤄지고 유치원 폐원은 늘고…속 타는 학부모
    • 입력 2018-11-30 06:18:40
    • 수정2018-11-30 06:4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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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치원 3법에 대한 사립유치원들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문을 닫는 유치원들도 빠르게 늘고, 원아 모집 계획 발표도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의 불안과 고통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박예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 사립유치원은 지난주 갑자기, 유치원 문을 닫고 놀이학교로 바꾸겠다고 학부모들에게 통보했습니다.

그러면서 폐원에 동의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학부모들은 폐원에 동의할 수도, 안 할 수도 없습니다.

동의해주지 않아 폐원이 안 되더라도 원장에게 밉보여 아이가 갈 곳을 잃게 될까 봐 걱정입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원장님이) 동의서를 안 써주면 내년 재원을 안 시키겠다고 말씀을 하셨대요. 여기 안 다녀도 없으면 집에서 키울 거야, 이런 엄마들 아니고서는 보낼 데가 없으니까 (동의를) 할 수밖에 없는 거죠."]

다른 유치원이 학부모에게 보낸 폐원 동의섭니다.

'동의가 없어도 폐원은 진행된다' '아이들 거취가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는 협박에 가까운 문구가 담겼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맨날 아침저녁으로 엄마들끼리 하는 소리가 '어디 보내지, 어디 가야 하지' 이것만 걱정해요."]

관련 규정을 어겨가며 폐원을 추진하는 곳도 있다는 말까지 흘러나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다른 곳에는, 졸업한 엄마들도 불러서 (동의서를) 써 달라고 한대요. 사인을 해 달라. 그렇게 했대요."]

최근까지 폐원을 결정한 사립유치원은 85곳.

증가세는 최근 들어 더 빨라졌습니다.

[설세훈/교육부 교육복지정책국장 : "탈법적으로 동의서를 받는다, 그런 얘기들이 있는데요. 그런 경우에는 현장지원단에서 해당하는 유치원을 현장 방문할 거고요. 사실관계를 철저히 조사할 겁니다."]

내년도 원아 모집 계획을 아직 안 밝힌 사립유치원도 서울 경기에만 130여 곳입니다.

비리에 분노하고 제도 개선을 기대했던 학부모들이, 법안 처리 지연과 유치원 폐원 추진에 속수무책, 애만 태우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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