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옆자리 거부가 ‘지시 불이행’?…여경 두 번 울린 경찰

입력 2018.12.04 (12:29) 수정 2018.12.0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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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여경이 남성 상관에게 희롱과 갑질을 당했다며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 상관에게 '감봉'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는데요.

그런데 가해 남성 상관의 요청으로 상급기관에서 피해 여경을 불러 감찰조사를 벌였다고 합니다.

충격을 받은 여경은 휴직을 고려 중입니다.

김용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경찰청 소속 여경 A씨, 올 초부터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직속 상관인 B 모 경감 때문이었습니다.

여성 휴게실을 마음대로 드나들고,

[피해 여경/음성변조 : "노크 없이 들어와서 뭐하냐고.. 오늘 저녁에 집에 빨리 가야하냐, 같이 회식할 수 있냐. 심지어는 샤워장에 본인 개인적인 용품을 갖다 놓고..."]

퇴근 뒤나 휴일엔 사적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피해 여경/음성변조 : "업무적인 얘긴 전혀 없고 '입이 무겁냐, 자기는 이혼을 했다', '오늘 뭐 하냐, 휴일인데'."]

결국 A씨는 다른 상관에 보고했고 감찰 조사가 진행됐습니다.

서울경찰청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B 경감이 '직원에게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며 감봉 3개월의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B 경감은 오히려 A 여경이 정당한 업무지시를 거부했다며, 상급 기관인 경찰청에 진정을 제출했습니다.

B 경감이 주장한 지시 불이행 중엔 회식 때 다른 남자 상관 옆에 앉으라는 걸 거부했다는 것도 있습니다.

경찰청은 이런 문제 제기를 받아들여 실제 조사까지 벌였습니다.

[경찰청 감찰 조사 중/음성변조 : "(OO본부장 옆자리에 앉으라는 지시를 받은 적 있습니까?) 네, 받은 적 있습니다. (지시받고서 '앉을 수 없다'고 하고 안 앉으셨잖아요?)"]

B 경감은 당시 지시가 정당했다고 주장합니다.

[B 경감/음성변조 : "(A 여경에게) 행사 주최자이자 대표자고 사회자 아니냐, 그래서 앉으라고 두 번이나 얘기했는데 안 앉는다고 하더라고요."]

또 여경 휴게실은 원래 다용도실이며 개인 메시지는 아이를 키우는 같은 부모 마음에서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B 경감은 감봉 3개월 징계에 불복해 이의를 제기했고 지난주 열린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에서 '감봉 1개월'로 조정됐습니다.

피해 여경은 경찰청의 감찰 조사에 충격을 받았다며 휴직을 준비 중입니다.

KBS 뉴스 김용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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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식 옆자리 거부가 ‘지시 불이행’?…여경 두 번 울린 경찰
    • 입력 2018-12-04 12:32:45
    • 수정2018-12-04 13:00:38
    뉴스 12
[앵커]

한 여경이 남성 상관에게 희롱과 갑질을 당했다며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 상관에게 '감봉'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는데요.

그런데 가해 남성 상관의 요청으로 상급기관에서 피해 여경을 불러 감찰조사를 벌였다고 합니다.

충격을 받은 여경은 휴직을 고려 중입니다.

김용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경찰청 소속 여경 A씨, 올 초부터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직속 상관인 B 모 경감 때문이었습니다.

여성 휴게실을 마음대로 드나들고,

[피해 여경/음성변조 : "노크 없이 들어와서 뭐하냐고.. 오늘 저녁에 집에 빨리 가야하냐, 같이 회식할 수 있냐. 심지어는 샤워장에 본인 개인적인 용품을 갖다 놓고..."]

퇴근 뒤나 휴일엔 사적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피해 여경/음성변조 : "업무적인 얘긴 전혀 없고 '입이 무겁냐, 자기는 이혼을 했다', '오늘 뭐 하냐, 휴일인데'."]

결국 A씨는 다른 상관에 보고했고 감찰 조사가 진행됐습니다.

서울경찰청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B 경감이 '직원에게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며 감봉 3개월의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B 경감은 오히려 A 여경이 정당한 업무지시를 거부했다며, 상급 기관인 경찰청에 진정을 제출했습니다.

B 경감이 주장한 지시 불이행 중엔 회식 때 다른 남자 상관 옆에 앉으라는 걸 거부했다는 것도 있습니다.

경찰청은 이런 문제 제기를 받아들여 실제 조사까지 벌였습니다.

[경찰청 감찰 조사 중/음성변조 : "(OO본부장 옆자리에 앉으라는 지시를 받은 적 있습니까?) 네, 받은 적 있습니다. (지시받고서 '앉을 수 없다'고 하고 안 앉으셨잖아요?)"]

B 경감은 당시 지시가 정당했다고 주장합니다.

[B 경감/음성변조 : "(A 여경에게) 행사 주최자이자 대표자고 사회자 아니냐, 그래서 앉으라고 두 번이나 얘기했는데 안 앉는다고 하더라고요."]

또 여경 휴게실은 원래 다용도실이며 개인 메시지는 아이를 키우는 같은 부모 마음에서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B 경감은 감봉 3개월 징계에 불복해 이의를 제기했고 지난주 열린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에서 '감봉 1개월'로 조정됐습니다.

피해 여경은 경찰청의 감찰 조사에 충격을 받았다며 휴직을 준비 중입니다.

KBS 뉴스 김용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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