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직후 최대 민간 귀국선 조난사고…실체는?

입력 2018.12.05 (07:35) 수정 2018.12.05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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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광복 직후 대한해협의 일본 이키섬에서는 강제 징용자 300여 명이 탄 배가 조난을 당해 대부분 숨지거나 실종되는 대형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한일 정부의 무관심 속에 70년이 넘도록 사고의 실체는 드러나지 않았는데요.

KBS가 단독 입수한 당시 조난자의 증언에서 새로운 사실들이 확인됐습니다.

함영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945년 10월 11일 일본 이키섬 아시베만에서 발생한 민간 귀국선 조난 사고.

광복을 맞아 고국으로 돌아가다 태풍을 만나 표류하다 침몰하면서 배에 타고 있던 3백여 명 가운데 154명이 숨지고 33명만이 구조됐습니다.

당시 희생자들은 비슷한 시기 실종된 히로시마 미쓰비시 중공업의 징용공으로 추정됐습니다.

1976년과 1983년 진상 조사를 위한 유해 발굴이 진행됐지만 희생자들을 확인할 수는 없었습니다.

사고 발생 73년.

KBS 취재진이 단독 입수한 당시 조난 생존자의 인터뷰에서 사고의 실체가 분명히 드러났습니다.

생존자 중 한명인 고 허종성 씨는 가족이 남긴 기록물에서 당시 희생자들은 미쓰비시 중공업 징용공이 아니라 일본에 억울하게 끌려간 3백 명이 넘는 또 다른 징용공과 민간인들이었다고 증언했습니다.

특히 일본 정부가 이키섬 입항을 막으면서 피해가 컸다고도 주장했습니다.

[허종성/일제 강제징용·이끼섬 조난자/1996년 촬영 : "비는 장대로 오지, 날은 캄캄하지... 아침에 나와 보니 배가 잔등이 툭 부러져 가라앉아 버리고, 그러니 아무도 나오지 못한 거지."]

70여 년 만에 풀린 이키 섬 조난사고의 비밀은 일제 강제 동원 피해 진상규명을 위해 정부 차원의 더 적극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함영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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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방 직후 최대 민간 귀국선 조난사고…실체는?
    • 입력 2018-12-05 07:40:56
    • 수정2018-12-05 07:4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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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광복 직후 대한해협의 일본 이키섬에서는 강제 징용자 300여 명이 탄 배가 조난을 당해 대부분 숨지거나 실종되는 대형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한일 정부의 무관심 속에 70년이 넘도록 사고의 실체는 드러나지 않았는데요.

KBS가 단독 입수한 당시 조난자의 증언에서 새로운 사실들이 확인됐습니다.

함영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945년 10월 11일 일본 이키섬 아시베만에서 발생한 민간 귀국선 조난 사고.

광복을 맞아 고국으로 돌아가다 태풍을 만나 표류하다 침몰하면서 배에 타고 있던 3백여 명 가운데 154명이 숨지고 33명만이 구조됐습니다.

당시 희생자들은 비슷한 시기 실종된 히로시마 미쓰비시 중공업의 징용공으로 추정됐습니다.

1976년과 1983년 진상 조사를 위한 유해 발굴이 진행됐지만 희생자들을 확인할 수는 없었습니다.

사고 발생 73년.

KBS 취재진이 단독 입수한 당시 조난 생존자의 인터뷰에서 사고의 실체가 분명히 드러났습니다.

생존자 중 한명인 고 허종성 씨는 가족이 남긴 기록물에서 당시 희생자들은 미쓰비시 중공업 징용공이 아니라 일본에 억울하게 끌려간 3백 명이 넘는 또 다른 징용공과 민간인들이었다고 증언했습니다.

특히 일본 정부가 이키섬 입항을 막으면서 피해가 컸다고도 주장했습니다.

[허종성/일제 강제징용·이끼섬 조난자/1996년 촬영 : "비는 장대로 오지, 날은 캄캄하지... 아침에 나와 보니 배가 잔등이 툭 부러져 가라앉아 버리고, 그러니 아무도 나오지 못한 거지."]

70여 년 만에 풀린 이키 섬 조난사고의 비밀은 일제 강제 동원 피해 진상규명을 위해 정부 차원의 더 적극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함영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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