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소소위 예산 심사 공개해야

입력 2018.12.05 (07:44) 수정 2018.12.05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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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호 해설위원]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습니다. 국회의 내년도 예산 심의가 올해도 역시 처리 시한인 12월 2일을 넘겼습니다. 여기에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권 3당이 예산안 통과를 선거제도 개선과 연계시키면서 상황은 더 꼬이고 있습니다.

국회가 예산 처리 시한을 12월 2일로 정한 이유는 지금까지 매년 여야 대치 끝에 예산이 연말이나 돼서야 가까스로 통과돼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기 힘든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여야는 지난 2014년 국회를 통과한 예산을 정부가 최소한 한 달은 정리할 수 있도록 시한을 주기로 하고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법은 당해년도인 2014년을 제외하고는 단 한 차례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막판에 몰린 예산안을 여야가 이른바 예결위 소소위란데서 처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소소위는 여야의 예결위 간사들이 모여 예산을 논의하는 곳인데 법상 근거가 전혀 없는 조직입니다. 그러다보니 이 소소위 논의에는 여야 간사들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들어갈 수 없고 논의 내용도 기록되지 않습니다. 한 마디로 내년 470조나 되는 예산을 누가 어떻게 늘이고 줄였는지, 어디서 빼서 어디로 돌렸는지 하나도 알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전에도 국회의원들은 지역구 예산을 챙기기 위해서 정부측 공무원과 국회 예결위원들을 상대로 이른바 쪽지 예산이다 최근에는 카톡예산이다는 등의 온갖 방법을 동원해 왔습니다. 다시 말해 이런 예산 주고받기가 소소위에서 이뤄지는 것 아니냐고 국민들이 의심해도 할 말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여야가 이런 짬짜미를 위해서 일부러 예산 심의를 파행시킨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여야는 억울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도 국민들 앞에 소소위 논의 내용을 공개해야 합니다. 국민들의 대의기관이 하는 일을 국민들이 몰라서는 안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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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소소위 예산 심사 공개해야
    • 입력 2018-12-05 07:48:36
    • 수정2018-12-05 07:5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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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호 해설위원]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습니다. 국회의 내년도 예산 심의가 올해도 역시 처리 시한인 12월 2일을 넘겼습니다. 여기에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권 3당이 예산안 통과를 선거제도 개선과 연계시키면서 상황은 더 꼬이고 있습니다.

국회가 예산 처리 시한을 12월 2일로 정한 이유는 지금까지 매년 여야 대치 끝에 예산이 연말이나 돼서야 가까스로 통과돼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기 힘든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여야는 지난 2014년 국회를 통과한 예산을 정부가 최소한 한 달은 정리할 수 있도록 시한을 주기로 하고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법은 당해년도인 2014년을 제외하고는 단 한 차례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막판에 몰린 예산안을 여야가 이른바 예결위 소소위란데서 처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소소위는 여야의 예결위 간사들이 모여 예산을 논의하는 곳인데 법상 근거가 전혀 없는 조직입니다. 그러다보니 이 소소위 논의에는 여야 간사들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들어갈 수 없고 논의 내용도 기록되지 않습니다. 한 마디로 내년 470조나 되는 예산을 누가 어떻게 늘이고 줄였는지, 어디서 빼서 어디로 돌렸는지 하나도 알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전에도 국회의원들은 지역구 예산을 챙기기 위해서 정부측 공무원과 국회 예결위원들을 상대로 이른바 쪽지 예산이다 최근에는 카톡예산이다는 등의 온갖 방법을 동원해 왔습니다. 다시 말해 이런 예산 주고받기가 소소위에서 이뤄지는 것 아니냐고 국민들이 의심해도 할 말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여야가 이런 짬짜미를 위해서 일부러 예산 심의를 파행시킨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여야는 억울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도 국민들 앞에 소소위 논의 내용을 공개해야 합니다. 국민들의 대의기관이 하는 일을 국민들이 몰라서는 안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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