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공사 수송관 관리 ‘엉망’…시한 다 된 ‘열폭탄’

입력 2018.12.05 (21:08) 수정 2018.12.06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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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온수관, 즉 열 수송관 관리와 점검이 부실하게 이뤄지면서 똑같은 사고가 언제 어디서든 또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감사원 보고서를 보면 난방공사가 그동안 배관 관리를 얼마나 허술하게 해왔는지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끓는 물이 땅을 뚫고 솟구칩니다.

지난 3월의 분당 열 수송관 사곤데, 2천 4백 가구의 난방이 중단됐습니다.

비슷한 사고가 올해만 네번째, 20년 이상 된 관이 문제였습니다.

[이진상/한국지역난방공사 고양지사장 : "아무래도 노후된 배관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고요. 그때 상황과 현재 상황을 확인을 해봐야 비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난방공사는 열 수송관이 손상돼 온수가 새면 열화상 카메라로 주변 땅과의 온도 차를 확인해 위험도를 측정합니다.

하지만 감사원은 이 측정이 엉터리라고 지적합니다.

난방공사가 147개 구간의 지열을 측정한 결과, 온도차가 5도 이상인 곳은 29곳.

주변과 온도차가 7도 정도인 곳이 위험도가 가장 높은 '1등급'이었습니다.

그런데 온도차가 74도나 되는 곳이 가장 안전한 '등급외'로 분류돼 있습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지열 현황이랑 등급이랑 안 맞는 부분이 있어서 이번에 저희가 '지열 발생할 때마다 수시 갱신'으로 기준을 바꾼 거거든요."]

난방공사는 최근 관련 규정을 개선했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바뀐 규정이 전국의 각 지사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기준 자체가 저희가 11월에 변경이 되다 보니까 최근에 '위험 현황도' 개선을 했어요. 이번에 사고 난 구간도 그렇게 평가했을 때 1등급(가장 위험)으로 나왔고."]

이대로 가다간 열 수송관 파열 사고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입니다.

[조원철/연세대 방재안전관리센터장 : "관리를 안 했죠. 왜, 경비를 안 들이기 위해서. 기본 생각이 그겁니다. 그러나 한 번 문제 생기면 훨씬 더 많은 경비가 들 수밖에 없거든요."]

지역난방공사는 수십 명의 사상자가 나온 뒤에야 전국 노후 배관 686킬로미터를 정밀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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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방공사 수송관 관리 ‘엉망’…시한 다 된 ‘열폭탄’
    • 입력 2018-12-05 21:10:32
    • 수정2018-12-06 09:4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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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온수관, 즉 열 수송관 관리와 점검이 부실하게 이뤄지면서 똑같은 사고가 언제 어디서든 또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감사원 보고서를 보면 난방공사가 그동안 배관 관리를 얼마나 허술하게 해왔는지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끓는 물이 땅을 뚫고 솟구칩니다. 지난 3월의 분당 열 수송관 사곤데, 2천 4백 가구의 난방이 중단됐습니다. 비슷한 사고가 올해만 네번째, 20년 이상 된 관이 문제였습니다. [이진상/한국지역난방공사 고양지사장 : "아무래도 노후된 배관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고요. 그때 상황과 현재 상황을 확인을 해봐야 비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난방공사는 열 수송관이 손상돼 온수가 새면 열화상 카메라로 주변 땅과의 온도 차를 확인해 위험도를 측정합니다. 하지만 감사원은 이 측정이 엉터리라고 지적합니다. 난방공사가 147개 구간의 지열을 측정한 결과, 온도차가 5도 이상인 곳은 29곳. 주변과 온도차가 7도 정도인 곳이 위험도가 가장 높은 '1등급'이었습니다. 그런데 온도차가 74도나 되는 곳이 가장 안전한 '등급외'로 분류돼 있습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지열 현황이랑 등급이랑 안 맞는 부분이 있어서 이번에 저희가 '지열 발생할 때마다 수시 갱신'으로 기준을 바꾼 거거든요."] 난방공사는 최근 관련 규정을 개선했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바뀐 규정이 전국의 각 지사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기준 자체가 저희가 11월에 변경이 되다 보니까 최근에 '위험 현황도' 개선을 했어요. 이번에 사고 난 구간도 그렇게 평가했을 때 1등급(가장 위험)으로 나왔고."] 이대로 가다간 열 수송관 파열 사고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입니다. [조원철/연세대 방재안전관리센터장 : "관리를 안 했죠. 왜, 경비를 안 들이기 위해서. 기본 생각이 그겁니다. 그러나 한 번 문제 생기면 훨씬 더 많은 경비가 들 수밖에 없거든요."] 지역난방공사는 수십 명의 사상자가 나온 뒤에야 전국 노후 배관 686킬로미터를 정밀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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