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서 못 하는 ‘장기소액 빚 탕감’…“찾아서 갚아준다”

입력 2018.12.08 (06:50) 수정 2018.12.0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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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적은 채무도 갚을 능력이 없는 사회 취약 계층을 위해 빚을 탕감해주는 제도가 있는데요,

실적이 저조합니다.

제도를 잘 몰라 신청을 하지 않고 있거나, 신청하더라도 일부 대부업체가 계속 채권을 주장하며 협조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황경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54살 황 모 씨는 지난 20년 동안 자기 이름으로 은행 통장도 만들 수 없었고 직업도 일용직을 전전해야 했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사업을 하다 부도로 진 빚 8백여만 원이 계속 따라다녔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지난 6월 장기소액연체자 채무 조정으로 빚 절반 정도를 탕감받고, 나머지를 갚기로 하면서 이젠 번듯한 직장도 얻었습니다.

[황00/장기소액연체자/음성변조 : "정말 힘들었어요. 일단은 제 이름을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잖아요. 내 이름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일단 희망을 주는 것이고요."]

장기소액연체자 채무 조정은 10년 이상 장기로, 천만 원 이하 소액의 빚을 갚지 못하고 있는 사회 취약계층에게 원금의 최대 90%까지 빚을 깎아주는 제도입니다.

내년 2월까지만 운영되는데 턱없이 낮은 신청률이 문젭니다.

제도를 시작할 때 추산한 대상자는 3~40만 명에 이르지만 신청자는 9만 명도 안 됩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사회복지사 등 천백여 명을 동원해 대상자를 직접 찾기로 했습니다.

[변제호/금융위원회 서민금융과장 : "개별 사회복지사들이 본인들이 담당하고 계시는 취약계층 중에서 이런 채무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분들을 파악해서 제도를 널리 알리기 위해서..."]

일부 대부업체가 채권을 넘기겠다는 협약을 맺지 않아 구제가 어려운 점도 빚 삭감에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지난 8월 기준 신청자 가운데 천 6백여 명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정부는 앞으로 대부업체와 개별 협상을 통해서라도 채권을 최대한 사들이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황경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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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몰라서 못 하는 ‘장기소액 빚 탕감’…“찾아서 갚아준다”
    • 입력 2018-12-08 06:50:53
    • 수정2018-12-08 10:13:56
    뉴스광장 1부
[앵커]

적은 채무도 갚을 능력이 없는 사회 취약 계층을 위해 빚을 탕감해주는 제도가 있는데요,

실적이 저조합니다.

제도를 잘 몰라 신청을 하지 않고 있거나, 신청하더라도 일부 대부업체가 계속 채권을 주장하며 협조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황경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54살 황 모 씨는 지난 20년 동안 자기 이름으로 은행 통장도 만들 수 없었고 직업도 일용직을 전전해야 했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사업을 하다 부도로 진 빚 8백여만 원이 계속 따라다녔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지난 6월 장기소액연체자 채무 조정으로 빚 절반 정도를 탕감받고, 나머지를 갚기로 하면서 이젠 번듯한 직장도 얻었습니다.

[황00/장기소액연체자/음성변조 : "정말 힘들었어요. 일단은 제 이름을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잖아요. 내 이름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일단 희망을 주는 것이고요."]

장기소액연체자 채무 조정은 10년 이상 장기로, 천만 원 이하 소액의 빚을 갚지 못하고 있는 사회 취약계층에게 원금의 최대 90%까지 빚을 깎아주는 제도입니다.

내년 2월까지만 운영되는데 턱없이 낮은 신청률이 문젭니다.

제도를 시작할 때 추산한 대상자는 3~40만 명에 이르지만 신청자는 9만 명도 안 됩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사회복지사 등 천백여 명을 동원해 대상자를 직접 찾기로 했습니다.

[변제호/금융위원회 서민금융과장 : "개별 사회복지사들이 본인들이 담당하고 계시는 취약계층 중에서 이런 채무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분들을 파악해서 제도를 널리 알리기 위해서..."]

일부 대부업체가 채권을 넘기겠다는 협약을 맺지 않아 구제가 어려운 점도 빚 삭감에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지난 8월 기준 신청자 가운데 천 6백여 명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정부는 앞으로 대부업체와 개별 협상을 통해서라도 채권을 최대한 사들이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황경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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