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로전환기 점검 협의서’ 입수…‘1인 3역’ 허술한 운영

입력 2018.12.13 (12:15) 수정 2018.12.13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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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본사와 자회사로 나뉘어 업무 소통이 어려운 것도 문제지만, 꼭 필요한 자리에 일할 사람이 모자란 점도 사고를 키우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KBS가 선로전환기 점검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서류를 입수해봤더니, 허술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김나나 기자입니다.

[리포트]

강릉선 탈선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선로전환기, 평소 점검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한 철도역 근무자가 선로전환기 점검 때 작성한 운행안전협의서입니다.

선로에서 진행 상황을 감독해야 할 '총괄작업책임자'와 역 주변 사고에 대비해야 할 '안전관리자'가 같은 사람입니다.

'작업책임자'란은 아예 비어 있습니다.

1인 3역이라는 얘기인데, 엄연한 철도안전법 위반입니다.

[박OO/협의서 책임자 : "운행 안전 관리만 해야 하는데 작업책임자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제 이름을 넣을 수밖에 없었던 형편입니다. 업무도 소홀해질 수밖에 없고."]

작업하는 동안 열차가 오는지 살피는 감시원도 한 칸은 비어있고 한 명만 배정했습니다.

[선로전환기 점검자/음성변조 : "(기차가) 양쪽에서 다 오니까, 시속 150km인데 일하다가 기차를 보는 순간에 목숨 날아갔다고 보면 되는 겁니다."]

이렇게 '필수 인원'을 채우지 못한 채 한두 명만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게 사실상 관행처럼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선로전환기 점검자/음성변조 : "현장 나가보면 도유(기름칠) 안전 부분도 벌겋게 녹이 슬어 밀착이 안 돼서, 차가 탈선한다든지 빠진다든지. 위에서 하는 말은 안 해도 된다고 그러는 데가 있는데..."]

오영식 코레일 전 사장은 경영합리화로 인한 대규모 인력 감축이 사고의 근본 원인이라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5천억 원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코레일이 경영 실적에만 매달려 안전에 필요한 인력과 예산을 지나치게 축소하지 않았는지, 경영 전반에 대한 감시와 개선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김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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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로전환기 점검 협의서’ 입수…‘1인 3역’ 허술한 운영
    • 입력 2018-12-13 12:17:21
    • 수정2018-12-13 13: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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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본사와 자회사로 나뉘어 업무 소통이 어려운 것도 문제지만, 꼭 필요한 자리에 일할 사람이 모자란 점도 사고를 키우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KBS가 선로전환기 점검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서류를 입수해봤더니, 허술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김나나 기자입니다.

[리포트]

강릉선 탈선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선로전환기, 평소 점검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한 철도역 근무자가 선로전환기 점검 때 작성한 운행안전협의서입니다.

선로에서 진행 상황을 감독해야 할 '총괄작업책임자'와 역 주변 사고에 대비해야 할 '안전관리자'가 같은 사람입니다.

'작업책임자'란은 아예 비어 있습니다.

1인 3역이라는 얘기인데, 엄연한 철도안전법 위반입니다.

[박OO/협의서 책임자 : "운행 안전 관리만 해야 하는데 작업책임자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제 이름을 넣을 수밖에 없었던 형편입니다. 업무도 소홀해질 수밖에 없고."]

작업하는 동안 열차가 오는지 살피는 감시원도 한 칸은 비어있고 한 명만 배정했습니다.

[선로전환기 점검자/음성변조 : "(기차가) 양쪽에서 다 오니까, 시속 150km인데 일하다가 기차를 보는 순간에 목숨 날아갔다고 보면 되는 겁니다."]

이렇게 '필수 인원'을 채우지 못한 채 한두 명만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게 사실상 관행처럼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선로전환기 점검자/음성변조 : "현장 나가보면 도유(기름칠) 안전 부분도 벌겋게 녹이 슬어 밀착이 안 돼서, 차가 탈선한다든지 빠진다든지. 위에서 하는 말은 안 해도 된다고 그러는 데가 있는데..."]

오영식 코레일 전 사장은 경영합리화로 인한 대규모 인력 감축이 사고의 근본 원인이라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5천억 원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코레일이 경영 실적에만 매달려 안전에 필요한 인력과 예산을 지나치게 축소하지 않았는지, 경영 전반에 대한 감시와 개선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김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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