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관광객 몰리는 ‘오버 투어리즘’…일본은?

입력 2018.12.13 (18:06) 수정 2018.12.13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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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버투어리즘' 이라는 말 혹시 들어보셨나요.

한마디로 너무 많은 관광객이 몰려서 현지 주민 생활에 악영향을 끼치고, 관광 자체도 제대로 즐기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말합니다.

일본의 유명 관광지도 요즘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데요.

도쿄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승철 특파원, 먼저 일본의 상황이 어떤지 궁금한데요.

[기자]

화면을 한번 보시면서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지금 보시는 건, 일본 교토에서 유명한 관광지인 아라시 야마라는 지역입니다.

이곳에 놀러간 일본 관광객이 지난달 찍어서 유튜브에 올린 영상인데요.

다리 위가 너무 혼잡해서 사람을 통제하면서 건너가게끔 하는 걸 알 수가 있습니다.

통제를 하는데도 사람이 너무 몰려서 원래라면 몇 분이면 건너는 것을 한참이 걸려야 구경할 수가 있습니다.

[앵커]

이 정도면 관광객들도 불만이 있겠는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또 다른 곳을 한번 볼까요?

이곳은 교토의 한 신사입니다.

빨간색 문, 즉 '도리'가 연이어 이어진 풍광이 이채로워 인기가 있는 곳인데요.

하지만 늘 사람으로 붐벼 사진 찍기 조차 만만치 않습니다.

이곳을 찾은 관광객의 말 한번 들어보시죠.

["찍기 힘드네요. 뒤에 사람이 찍혀 버려요. (잡지 같은 데서 보던 사진 분위기하고는 다른가요?) 맞아요. 완전 달라요. 어떻게 찍어야 되는 거지?"]

[앵커]

오버 투어리즘은 역시 관광객 때문에 현지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문제가 많이 부각이 되는데요.

앞선 영상을 보면 교토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 같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관광객들이 몰려들다보니 역시 가장 영향을 받는 건 대중교통입니다.

특히 교토 같은 경우는 버스나 전철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현지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는데요.

[관광지 인근 주민 : "이나리 역이랑 후시미나리 역은 못가요.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서, 매너들도 좋지 않고 해서 사람이 적은 역으로 가려고 돌아가죠."]

버스는 아예 타는 걸 포기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돕니다.

교토 중심가에서 일본의 옛 거리 정치를 느낄 수 있는 기온 지역도 몸살을 앓기는 마찬가집니다.

[관광지 인근 주민 : "사람이 사람이...갑자기 차도 한 가운데서 쭈그려 앉아 사진을 찍지를 않나. 위험한데도 삼각대까지 세워놓고 사진을 찍고..."]

[앵커]

대관절 어느 정도 사람이 몰리길래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건가요?

[기자]

지난해 교토를 찾은 관광객수는 내·외국인 합쳐 5천 만 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교토 뿐 아니라 일본을 찾는 해외 관광객이 최근 크게 늘고 있는데요.

1,000만 명 이하를 맴돌던 일본 방문 외국인 수가 엔저의 영향 등으로 2013년 경부터 크게 늘기 시작했습니다.

올해는 3,000만 명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됩니다.

5년 사이 3배 넘게 늘어난 겁니다.

이러다 보니 일본 유명 관광지 곳곳에서는 앞서 말씀하신 오버 투어리즘 문제가 발생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보통 관광객을 얼마나 더 많이 유치하느냐, 이런 논의만 보아왔던 것과는 많이 다른 양상인데요.

오는 사람을 막을 수는 없고, 어떤 대책들이 마련되고 있나요?

[기자]

우선 교토의 경우를 말씀드리면요.

관광객 분산 유도 정책을 쓰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 이곳은 유명 관광지 인근의 건물 내 인데요.

한켠에 이동자 수를 파악하는 기계가 설치돼 있습니다.

휴대전화의 무선랜 기능을 사용해서 실제 방문한 사람의 수를 계측하고, 여기에 과거 관광객 수 등의 데이터를 조합해 혼잡도를 미리 예측하도록 하는 겁니다.

교토에서는 이 같은 센서를 13개곳에 설치해 시간대별로 사람 혼잡도를 앱을 통해 알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방문할 날짜와 시간을 입력하고 장소를 지정하면, 1시간 단위로 혼잡 예상도가 표시됩니다.

빨간 색일 수록 혼잡도가 높습니다.

교토 시 담당자의 말 들어보시죠.

[교토시 담당자 : "관광객들이 혼잡할 때 불쾌감을 느꼈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고, 주민들로서도 생활과의 조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혼잡을 완화해야한다는 측면에서..."]

[앵커]

오버 투어리즘은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도시 규모가 작고 인구는 적은데, 관광객이 많이 몰릴 경우 이 같은 문제가 더욱 두드러지는 데요.

일본에서는 도쿄 인근 유명 관광지인 가마쿠라 등이 오버투어리즘 문제를 겪고 있는 대표적인 도시로 꼽힙니다.

유럽에서도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나 피렌체,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등이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곳들입니다.

각 지역들마다 신규 호텔 개설을 억제하고, 관광세를 도입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문제 해결이 쉽지만은 않은 실정입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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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제] 관광객 몰리는 ‘오버 투어리즘’…일본은?
    • 입력 2018-12-13 18:12:49
    • 수정2018-12-13 18: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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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버투어리즘' 이라는 말 혹시 들어보셨나요.

한마디로 너무 많은 관광객이 몰려서 현지 주민 생활에 악영향을 끼치고, 관광 자체도 제대로 즐기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말합니다.

일본의 유명 관광지도 요즘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데요.

도쿄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승철 특파원, 먼저 일본의 상황이 어떤지 궁금한데요.

[기자]

화면을 한번 보시면서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지금 보시는 건, 일본 교토에서 유명한 관광지인 아라시 야마라는 지역입니다.

이곳에 놀러간 일본 관광객이 지난달 찍어서 유튜브에 올린 영상인데요.

다리 위가 너무 혼잡해서 사람을 통제하면서 건너가게끔 하는 걸 알 수가 있습니다.

통제를 하는데도 사람이 너무 몰려서 원래라면 몇 분이면 건너는 것을 한참이 걸려야 구경할 수가 있습니다.

[앵커]

이 정도면 관광객들도 불만이 있겠는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또 다른 곳을 한번 볼까요?

이곳은 교토의 한 신사입니다.

빨간색 문, 즉 '도리'가 연이어 이어진 풍광이 이채로워 인기가 있는 곳인데요.

하지만 늘 사람으로 붐벼 사진 찍기 조차 만만치 않습니다.

이곳을 찾은 관광객의 말 한번 들어보시죠.

["찍기 힘드네요. 뒤에 사람이 찍혀 버려요. (잡지 같은 데서 보던 사진 분위기하고는 다른가요?) 맞아요. 완전 달라요. 어떻게 찍어야 되는 거지?"]

[앵커]

오버 투어리즘은 역시 관광객 때문에 현지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문제가 많이 부각이 되는데요.

앞선 영상을 보면 교토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 같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관광객들이 몰려들다보니 역시 가장 영향을 받는 건 대중교통입니다.

특히 교토 같은 경우는 버스나 전철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현지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는데요.

[관광지 인근 주민 : "이나리 역이랑 후시미나리 역은 못가요.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서, 매너들도 좋지 않고 해서 사람이 적은 역으로 가려고 돌아가죠."]

버스는 아예 타는 걸 포기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돕니다.

교토 중심가에서 일본의 옛 거리 정치를 느낄 수 있는 기온 지역도 몸살을 앓기는 마찬가집니다.

[관광지 인근 주민 : "사람이 사람이...갑자기 차도 한 가운데서 쭈그려 앉아 사진을 찍지를 않나. 위험한데도 삼각대까지 세워놓고 사진을 찍고..."]

[앵커]

대관절 어느 정도 사람이 몰리길래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건가요?

[기자]

지난해 교토를 찾은 관광객수는 내·외국인 합쳐 5천 만 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교토 뿐 아니라 일본을 찾는 해외 관광객이 최근 크게 늘고 있는데요.

1,000만 명 이하를 맴돌던 일본 방문 외국인 수가 엔저의 영향 등으로 2013년 경부터 크게 늘기 시작했습니다.

올해는 3,000만 명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됩니다.

5년 사이 3배 넘게 늘어난 겁니다.

이러다 보니 일본 유명 관광지 곳곳에서는 앞서 말씀하신 오버 투어리즘 문제가 발생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보통 관광객을 얼마나 더 많이 유치하느냐, 이런 논의만 보아왔던 것과는 많이 다른 양상인데요.

오는 사람을 막을 수는 없고, 어떤 대책들이 마련되고 있나요?

[기자]

우선 교토의 경우를 말씀드리면요.

관광객 분산 유도 정책을 쓰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 이곳은 유명 관광지 인근의 건물 내 인데요.

한켠에 이동자 수를 파악하는 기계가 설치돼 있습니다.

휴대전화의 무선랜 기능을 사용해서 실제 방문한 사람의 수를 계측하고, 여기에 과거 관광객 수 등의 데이터를 조합해 혼잡도를 미리 예측하도록 하는 겁니다.

교토에서는 이 같은 센서를 13개곳에 설치해 시간대별로 사람 혼잡도를 앱을 통해 알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방문할 날짜와 시간을 입력하고 장소를 지정하면, 1시간 단위로 혼잡 예상도가 표시됩니다.

빨간 색일 수록 혼잡도가 높습니다.

교토 시 담당자의 말 들어보시죠.

[교토시 담당자 : "관광객들이 혼잡할 때 불쾌감을 느꼈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고, 주민들로서도 생활과의 조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혼잡을 완화해야한다는 측면에서..."]

[앵커]

오버 투어리즘은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도시 규모가 작고 인구는 적은데, 관광객이 많이 몰릴 경우 이 같은 문제가 더욱 두드러지는 데요.

일본에서는 도쿄 인근 유명 관광지인 가마쿠라 등이 오버투어리즘 문제를 겪고 있는 대표적인 도시로 꼽힙니다.

유럽에서도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나 피렌체,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등이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곳들입니다.

각 지역들마다 신규 호텔 개설을 억제하고, 관광세를 도입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문제 해결이 쉽지만은 않은 실정입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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