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연내 답방 사실상 무산…인권 압박 높인 미국
입력 2018.12.15 (07:50)
수정 2018.12.1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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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인 가운데 미국이 대북 압박 강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미국이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등 북한 정권 3인방을 제재 대상에 올리면서 가장 민감해 하는 인권 문제까지 꺼내들었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이 사실상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에서 북한 당국은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미국이 북한 인권 카드를 꺼낸 이유, 또 북한이 김 위원장 답방과 미국 반응에 대해 장고 모드에 들어간 이유는 뭘까요?
이다솜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세계 인권 선언 70주년을 맞은 지난 10일. 미국 정부가 인권 침해를 이유로 북한 주요 인사 3명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습니다.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인물은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과 정경택 국가보위상, 박광호 노동당 선전선동부장. 북한 정권의 핵심인사들입니다.
[최룡해/북한 노동당 부위원장/2017년 10월 :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사상과 위업을 영원히 충직하게 받들어 나아가는 것은 위대한 장군님의 전사, 제자들인 우리 모두의 숭고한 도덕 의리입니다. 영광스러운 조선노동당 만세! (만세! 만세!)."]
미 재무부는 최룡해 부위원장의 경우, 당, 정, 군을 통솔하는 북한의 2인자로 추정된다는 점, 사실상 전 주민에 대한 통제권을 가진 노동당 조직지도부장을 겸하고 있는 점을 제재 이유로 꼽았습니다.
정경택 국가보위상은 검열과 인권 유린을 감독하는 역할을, 박광호 선전선동부장은 사상 검열과 정보 통제 등의 책임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은 제재를 발표하며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뒤 숨진 미국인 웜비어를 언급했습니다.
제재 발표날도 웜비어의 생일 이틀 전.
그에 대한 북한의 잔혹한 처우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이수석/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르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과의 거래가 중단됩니다. 그렇지만 북미 간에는 직접적인 교류가 없기 때문에 직접적인 제재 효과보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재가 이뤄진 시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미국 국무부는 법에 따라 6개월마다 북한 인권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하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10월 이후 1년 2개월이 지난 시점에야 발표됐습니다.
대화 국면을 감안해 인권 문제를 잠시 뒤로 미뤄놓았던 미국 정부가 북미 협상이 교착 국면에 들어가자 대북 압박용으로 인권 카드를 부활시켰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신범철/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미국은 북한과의 고위급대화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11월 8일 뉴욕 방문한다고 해놓고 그것을 연기한 다음에 계속해서 미국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있는 거죠. 만약에 북한이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대화해 오지 않는다면 더 엄격한 제재가 뒤따를 것이다 하는 일종의 경고성 행동이라고 봅니다."]
특히 이번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공언하고, 매파인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까지 비핵화의 성과를 전제로 한 경제 제재 해제 가능성을 거론한지 얼마 안 돼 실시된 점이 눈길을 끕니다.
미국의 이런 태도는 북한을 핵 담판으로 끌어내기 위한 강온 양면 전략의 하나로 해석되기도 했는데요.
북한이 가장 민감해하는 인권 문제를 직접 건드렸다는 점에서 향후에 있을 파장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북한은 정면 대응에 섣불리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번 제재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정신에 위배된다며 즉각 반발했습니다.
북한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자고 약속하고는 돌아서서는 상대방의 체제를 헐뜯는다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공식 입장이 아닌 개인 필명의 글을 내세워 수위를 조절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북한은 대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7주기를 이틀 앞두고 추모 분위기 조성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부정부패 척결을 내세우며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가는 등 내부 다잡기에도 들어갔습니다.
[이수석/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북한으로서는 굳이 미국의 대북 정책 하나하나에 신경 쓸 필요 없이 큰 틀에서 현재는 조망하면서, 관망하면서 국내 문제에 더 치중하는 것이, 다시 말해서 사회적 기강을 바로잡고 또 경제 발전에 매진하는 것이 향후에 미국과의 관계 개선 혹은 국제사회와의 여러 경제관계에서 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조선중앙TV/12월 10일 : "김영남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표단이 쿠바 공화국, 베네수엘라,볼리바르 공화국, 멕시코 합중국에 대한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북한은 또 비핵화 협상에 우군을 확보하려는 외교전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중남미를, 리용호 외무상은 베트남과 시리아, 중국을 각각 순방했습니다.
특히 리용호 외무상의 중국 방문이 베트남과 시리아 순방 도중 중국의 요청으로 갑자기 잡힌 일정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시진핑 주석을 만난 리 외무상의 사진은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와 중국 인민일보에 비중 있게 실렸습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12월 7일: "(올해 김정은 위원장과 주요 현안에 대해) 중요한 합의를 보고 공동 인식을 이루었습니다. 그 합의가 효과적이고 풍부한 결실을 맺는 것이 매우 기쁩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상태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서로에 대해 각각 관계 강화의 필요성을 느꼈을 거라는 해석.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북미 고위급회담 재개 등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오갔을 것으로 보입니다.
[조명균/통일부 장관/12월 7일/국회 외통위 전체회의 : "가급적이면 연내에 답방을 하는 방향으로 북측과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반면, 지난주 떠들썩하게 제기됐던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가능성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습니다.
한미정상회담 이후 김 위원장 연내 답방에 기대감을 키워왔던 청와대.
하지만, 이번 주 초부터는 답방을 재촉하지 않겠다며 입장을 미묘하게 바꿨고, 며칠 지나 김 위원장 연내 답방이 사실상 어렵다고 결론내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히려 이제 초점은 김 위원장의 답방이 북미회담 이전에 이뤄질지 아닐지에 더 맞춰지는 분위기입니다.
북한으로서는 비핵화 협상과 제재 해제의 성패를 가를 북미 정상회담에 더 사활을 걸만한 상황. 2차 북미회담 전에 서울을 찾는 게 어떤 실익을 가져다줄지를 고민할 거라는 겁니다.
[신범철/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비핵화 협상에서 제재 완화 부분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야 된다 그런 생각을 할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 이후에 답방을 할 때 한국에 와서도 두 가지 측면, 정치적으로는 한국 국민들의 환영을 받는 측면, 경제적으로는 다양한 경제 협력 사업에 합의해갈 수 있는 그러한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북미정상회담 이후에 서울 답방을 기약할 거라고 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답방 대신 한창 준비하고 있을 신년사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지도 관심입니다.
군사적 충돌 위기가 고조되던 올해 초, 정세를 역전시켰던 김 위원장의 신년사.
[김정은 위원장 2018년 신년사 : "우리는 대표단 파견을 포함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올해 신년사에도 비핵화 메시지가 담길지, 대남, 대미 관련 언급은 어떤 게 나올지 주목되는 가운데, 경제 문제에 초점이 맞춰질 거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최근 김정남 암살 사건에 대해 취한 조치가 눈길을 끕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기습테러를 당한 뒤 불과 30분 만에 사망한 김정은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북한은 그간 관여를 부정해 왔습니다.
[강철/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2017년 2월 : "말레이시아 경찰이 사인을 밝히지 않았고, 용의자에 대한 범죄 증거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최근 이 사건에 베트남 여성을 끌어들인데 대해 베트남 정부에 비공식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암살 배후가 북한임을 사실상 인정한 걸로 여겨질 수도 있는 대목입니다.
외교적, 경제적 고립을 탈피하려는 북한의 다양한 시도의 하나로도 읽힙니다.
[이수석/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북한은 향후 자신들이 지향해야 할 개혁 개방 모델로서 한때는 베트남 모델을 지향한 적도 있었습니다. 북한은 이 베트남과의 경제 교류협력을 통해서 일정한 경제 지원도 받고 또 인적 교류를 통해서 외교적 고립도 탈피하고 외교적 관계도 굳건히 하면서 경제 지원을 받을 그런 의도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눈에 띄는 건 북한이 남북, 북미 대화에 대해서는 함구하면서도 철도와 산림, 군사 분야 합의 등 이미 합의된 남북 협력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겁니다.
정치적 부담이 전제되는 비핵화 협상은 일단 뒤로 물리더라도 가능한 범위에서는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비무장지대에서 서로를 경계하던 감시 초소가 사라지고 오솔길이 생겼습니다. 남과 북 군인들은 노란 깃발을 꽂은 군사분계선에서 손을 마주 잡았습니다.
["여기서 이렇게 만나는 것도 최초고...(이 오솔길이 앞으로 대 통로가 되길 바랍니다.)"]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남북이 각각 철거한 11개 GP에 대한 상호 검증. 남북 군 당국이 상대방의 GP 구역을 방문한 것은 정전협정 이후 처음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 "남북 모두 군사합의에 대한 철저한 이행 의지를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국제적으로도 군사적 신뢰 구축의 모범 사례라고 봅니다."]
북측은 이번 주 보건 분야 실무회담과 올림픽 공동개최를 위한 체육 회담에 잇따라 응했습니다.
남북은 연내에 갖자고 정상들이 약속했던 철도와 도로 연결 착공식도 26일 치르기로 합의했습니다.
비핵화 협상과 방남에 대해 침묵하면서도 협력은 이어가고 있는 겁니다.
[신범철/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북한이 자기중심적인 대외 협상을 전개하고 있다 그렇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에게 현실적 이익을 가져다주는 사업은 우선적으로 처리하는 거죠. 보다 장기적으로 볼 때는 현재 어떠한 사업 하나를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남북관계 전반을 정상적인 관계로 만들어놓고 남북관계에 있어서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것에도 많은 관심을 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북미 협상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까지 사실상 무산된 상태에서, 미국이 인권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습니다.
김 위원장의 침묵이 해를 넘겨서도 이어질지, 아니면 다시 한 번 국면 전환을 시도할지 지켜볼 일입니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인 가운데 미국이 대북 압박 강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미국이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등 북한 정권 3인방을 제재 대상에 올리면서 가장 민감해 하는 인권 문제까지 꺼내들었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이 사실상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에서 북한 당국은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미국이 북한 인권 카드를 꺼낸 이유, 또 북한이 김 위원장 답방과 미국 반응에 대해 장고 모드에 들어간 이유는 뭘까요?
이다솜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세계 인권 선언 70주년을 맞은 지난 10일. 미국 정부가 인권 침해를 이유로 북한 주요 인사 3명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습니다.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인물은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과 정경택 국가보위상, 박광호 노동당 선전선동부장. 북한 정권의 핵심인사들입니다.
[최룡해/북한 노동당 부위원장/2017년 10월 :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사상과 위업을 영원히 충직하게 받들어 나아가는 것은 위대한 장군님의 전사, 제자들인 우리 모두의 숭고한 도덕 의리입니다. 영광스러운 조선노동당 만세! (만세! 만세!)."]
미 재무부는 최룡해 부위원장의 경우, 당, 정, 군을 통솔하는 북한의 2인자로 추정된다는 점, 사실상 전 주민에 대한 통제권을 가진 노동당 조직지도부장을 겸하고 있는 점을 제재 이유로 꼽았습니다.
정경택 국가보위상은 검열과 인권 유린을 감독하는 역할을, 박광호 선전선동부장은 사상 검열과 정보 통제 등의 책임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은 제재를 발표하며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뒤 숨진 미국인 웜비어를 언급했습니다.
제재 발표날도 웜비어의 생일 이틀 전.
그에 대한 북한의 잔혹한 처우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이수석/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르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과의 거래가 중단됩니다. 그렇지만 북미 간에는 직접적인 교류가 없기 때문에 직접적인 제재 효과보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재가 이뤄진 시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미국 국무부는 법에 따라 6개월마다 북한 인권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하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10월 이후 1년 2개월이 지난 시점에야 발표됐습니다.
대화 국면을 감안해 인권 문제를 잠시 뒤로 미뤄놓았던 미국 정부가 북미 협상이 교착 국면에 들어가자 대북 압박용으로 인권 카드를 부활시켰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신범철/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미국은 북한과의 고위급대화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11월 8일 뉴욕 방문한다고 해놓고 그것을 연기한 다음에 계속해서 미국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있는 거죠. 만약에 북한이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대화해 오지 않는다면 더 엄격한 제재가 뒤따를 것이다 하는 일종의 경고성 행동이라고 봅니다."]
특히 이번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공언하고, 매파인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까지 비핵화의 성과를 전제로 한 경제 제재 해제 가능성을 거론한지 얼마 안 돼 실시된 점이 눈길을 끕니다.
미국의 이런 태도는 북한을 핵 담판으로 끌어내기 위한 강온 양면 전략의 하나로 해석되기도 했는데요.
북한이 가장 민감해하는 인권 문제를 직접 건드렸다는 점에서 향후에 있을 파장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북한은 정면 대응에 섣불리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번 제재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정신에 위배된다며 즉각 반발했습니다.
북한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자고 약속하고는 돌아서서는 상대방의 체제를 헐뜯는다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공식 입장이 아닌 개인 필명의 글을 내세워 수위를 조절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북한은 대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7주기를 이틀 앞두고 추모 분위기 조성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부정부패 척결을 내세우며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가는 등 내부 다잡기에도 들어갔습니다.
[이수석/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북한으로서는 굳이 미국의 대북 정책 하나하나에 신경 쓸 필요 없이 큰 틀에서 현재는 조망하면서, 관망하면서 국내 문제에 더 치중하는 것이, 다시 말해서 사회적 기강을 바로잡고 또 경제 발전에 매진하는 것이 향후에 미국과의 관계 개선 혹은 국제사회와의 여러 경제관계에서 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조선중앙TV/12월 10일 : "김영남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표단이 쿠바 공화국, 베네수엘라,볼리바르 공화국, 멕시코 합중국에 대한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북한은 또 비핵화 협상에 우군을 확보하려는 외교전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중남미를, 리용호 외무상은 베트남과 시리아, 중국을 각각 순방했습니다.
특히 리용호 외무상의 중국 방문이 베트남과 시리아 순방 도중 중국의 요청으로 갑자기 잡힌 일정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시진핑 주석을 만난 리 외무상의 사진은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와 중국 인민일보에 비중 있게 실렸습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12월 7일: "(올해 김정은 위원장과 주요 현안에 대해) 중요한 합의를 보고 공동 인식을 이루었습니다. 그 합의가 효과적이고 풍부한 결실을 맺는 것이 매우 기쁩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상태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서로에 대해 각각 관계 강화의 필요성을 느꼈을 거라는 해석.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북미 고위급회담 재개 등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오갔을 것으로 보입니다.
[조명균/통일부 장관/12월 7일/국회 외통위 전체회의 : "가급적이면 연내에 답방을 하는 방향으로 북측과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반면, 지난주 떠들썩하게 제기됐던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가능성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습니다.
한미정상회담 이후 김 위원장 연내 답방에 기대감을 키워왔던 청와대.
하지만, 이번 주 초부터는 답방을 재촉하지 않겠다며 입장을 미묘하게 바꿨고, 며칠 지나 김 위원장 연내 답방이 사실상 어렵다고 결론내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히려 이제 초점은 김 위원장의 답방이 북미회담 이전에 이뤄질지 아닐지에 더 맞춰지는 분위기입니다.
북한으로서는 비핵화 협상과 제재 해제의 성패를 가를 북미 정상회담에 더 사활을 걸만한 상황. 2차 북미회담 전에 서울을 찾는 게 어떤 실익을 가져다줄지를 고민할 거라는 겁니다.
[신범철/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비핵화 협상에서 제재 완화 부분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야 된다 그런 생각을 할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 이후에 답방을 할 때 한국에 와서도 두 가지 측면, 정치적으로는 한국 국민들의 환영을 받는 측면, 경제적으로는 다양한 경제 협력 사업에 합의해갈 수 있는 그러한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북미정상회담 이후에 서울 답방을 기약할 거라고 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답방 대신 한창 준비하고 있을 신년사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지도 관심입니다.
군사적 충돌 위기가 고조되던 올해 초, 정세를 역전시켰던 김 위원장의 신년사.
[김정은 위원장 2018년 신년사 : "우리는 대표단 파견을 포함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올해 신년사에도 비핵화 메시지가 담길지, 대남, 대미 관련 언급은 어떤 게 나올지 주목되는 가운데, 경제 문제에 초점이 맞춰질 거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최근 김정남 암살 사건에 대해 취한 조치가 눈길을 끕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기습테러를 당한 뒤 불과 30분 만에 사망한 김정은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북한은 그간 관여를 부정해 왔습니다.
[강철/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2017년 2월 : "말레이시아 경찰이 사인을 밝히지 않았고, 용의자에 대한 범죄 증거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최근 이 사건에 베트남 여성을 끌어들인데 대해 베트남 정부에 비공식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암살 배후가 북한임을 사실상 인정한 걸로 여겨질 수도 있는 대목입니다.
외교적, 경제적 고립을 탈피하려는 북한의 다양한 시도의 하나로도 읽힙니다.
[이수석/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북한은 향후 자신들이 지향해야 할 개혁 개방 모델로서 한때는 베트남 모델을 지향한 적도 있었습니다. 북한은 이 베트남과의 경제 교류협력을 통해서 일정한 경제 지원도 받고 또 인적 교류를 통해서 외교적 고립도 탈피하고 외교적 관계도 굳건히 하면서 경제 지원을 받을 그런 의도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눈에 띄는 건 북한이 남북, 북미 대화에 대해서는 함구하면서도 철도와 산림, 군사 분야 합의 등 이미 합의된 남북 협력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겁니다.
정치적 부담이 전제되는 비핵화 협상은 일단 뒤로 물리더라도 가능한 범위에서는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비무장지대에서 서로를 경계하던 감시 초소가 사라지고 오솔길이 생겼습니다. 남과 북 군인들은 노란 깃발을 꽂은 군사분계선에서 손을 마주 잡았습니다.
["여기서 이렇게 만나는 것도 최초고...(이 오솔길이 앞으로 대 통로가 되길 바랍니다.)"]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남북이 각각 철거한 11개 GP에 대한 상호 검증. 남북 군 당국이 상대방의 GP 구역을 방문한 것은 정전협정 이후 처음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 "남북 모두 군사합의에 대한 철저한 이행 의지를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국제적으로도 군사적 신뢰 구축의 모범 사례라고 봅니다."]
북측은 이번 주 보건 분야 실무회담과 올림픽 공동개최를 위한 체육 회담에 잇따라 응했습니다.
남북은 연내에 갖자고 정상들이 약속했던 철도와 도로 연결 착공식도 26일 치르기로 합의했습니다.
비핵화 협상과 방남에 대해 침묵하면서도 협력은 이어가고 있는 겁니다.
[신범철/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북한이 자기중심적인 대외 협상을 전개하고 있다 그렇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에게 현실적 이익을 가져다주는 사업은 우선적으로 처리하는 거죠. 보다 장기적으로 볼 때는 현재 어떠한 사업 하나를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남북관계 전반을 정상적인 관계로 만들어놓고 남북관계에 있어서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것에도 많은 관심을 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북미 협상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까지 사실상 무산된 상태에서, 미국이 인권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습니다.
김 위원장의 침묵이 해를 넘겨서도 이어질지, 아니면 다시 한 번 국면 전환을 시도할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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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12-15 08:12:53
- 수정2018-12-15 08:31:15
[앵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인 가운데 미국이 대북 압박 강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미국이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등 북한 정권 3인방을 제재 대상에 올리면서 가장 민감해 하는 인권 문제까지 꺼내들었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이 사실상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에서 북한 당국은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미국이 북한 인권 카드를 꺼낸 이유, 또 북한이 김 위원장 답방과 미국 반응에 대해 장고 모드에 들어간 이유는 뭘까요?
이다솜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세계 인권 선언 70주년을 맞은 지난 10일. 미국 정부가 인권 침해를 이유로 북한 주요 인사 3명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습니다.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인물은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과 정경택 국가보위상, 박광호 노동당 선전선동부장. 북한 정권의 핵심인사들입니다.
[최룡해/북한 노동당 부위원장/2017년 10월 :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사상과 위업을 영원히 충직하게 받들어 나아가는 것은 위대한 장군님의 전사, 제자들인 우리 모두의 숭고한 도덕 의리입니다. 영광스러운 조선노동당 만세! (만세! 만세!)."]
미 재무부는 최룡해 부위원장의 경우, 당, 정, 군을 통솔하는 북한의 2인자로 추정된다는 점, 사실상 전 주민에 대한 통제권을 가진 노동당 조직지도부장을 겸하고 있는 점을 제재 이유로 꼽았습니다.
정경택 국가보위상은 검열과 인권 유린을 감독하는 역할을, 박광호 선전선동부장은 사상 검열과 정보 통제 등의 책임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은 제재를 발표하며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뒤 숨진 미국인 웜비어를 언급했습니다.
제재 발표날도 웜비어의 생일 이틀 전.
그에 대한 북한의 잔혹한 처우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이수석/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르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과의 거래가 중단됩니다. 그렇지만 북미 간에는 직접적인 교류가 없기 때문에 직접적인 제재 효과보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재가 이뤄진 시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미국 국무부는 법에 따라 6개월마다 북한 인권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하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10월 이후 1년 2개월이 지난 시점에야 발표됐습니다.
대화 국면을 감안해 인권 문제를 잠시 뒤로 미뤄놓았던 미국 정부가 북미 협상이 교착 국면에 들어가자 대북 압박용으로 인권 카드를 부활시켰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신범철/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미국은 북한과의 고위급대화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11월 8일 뉴욕 방문한다고 해놓고 그것을 연기한 다음에 계속해서 미국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있는 거죠. 만약에 북한이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대화해 오지 않는다면 더 엄격한 제재가 뒤따를 것이다 하는 일종의 경고성 행동이라고 봅니다."]
특히 이번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공언하고, 매파인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까지 비핵화의 성과를 전제로 한 경제 제재 해제 가능성을 거론한지 얼마 안 돼 실시된 점이 눈길을 끕니다.
미국의 이런 태도는 북한을 핵 담판으로 끌어내기 위한 강온 양면 전략의 하나로 해석되기도 했는데요.
북한이 가장 민감해하는 인권 문제를 직접 건드렸다는 점에서 향후에 있을 파장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북한은 정면 대응에 섣불리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번 제재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정신에 위배된다며 즉각 반발했습니다.
북한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자고 약속하고는 돌아서서는 상대방의 체제를 헐뜯는다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공식 입장이 아닌 개인 필명의 글을 내세워 수위를 조절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북한은 대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7주기를 이틀 앞두고 추모 분위기 조성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부정부패 척결을 내세우며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가는 등 내부 다잡기에도 들어갔습니다.
[이수석/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북한으로서는 굳이 미국의 대북 정책 하나하나에 신경 쓸 필요 없이 큰 틀에서 현재는 조망하면서, 관망하면서 국내 문제에 더 치중하는 것이, 다시 말해서 사회적 기강을 바로잡고 또 경제 발전에 매진하는 것이 향후에 미국과의 관계 개선 혹은 국제사회와의 여러 경제관계에서 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조선중앙TV/12월 10일 : "김영남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표단이 쿠바 공화국, 베네수엘라,볼리바르 공화국, 멕시코 합중국에 대한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북한은 또 비핵화 협상에 우군을 확보하려는 외교전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중남미를, 리용호 외무상은 베트남과 시리아, 중국을 각각 순방했습니다.
특히 리용호 외무상의 중국 방문이 베트남과 시리아 순방 도중 중국의 요청으로 갑자기 잡힌 일정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시진핑 주석을 만난 리 외무상의 사진은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와 중국 인민일보에 비중 있게 실렸습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12월 7일: "(올해 김정은 위원장과 주요 현안에 대해) 중요한 합의를 보고 공동 인식을 이루었습니다. 그 합의가 효과적이고 풍부한 결실을 맺는 것이 매우 기쁩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상태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서로에 대해 각각 관계 강화의 필요성을 느꼈을 거라는 해석.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북미 고위급회담 재개 등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오갔을 것으로 보입니다.
[조명균/통일부 장관/12월 7일/국회 외통위 전체회의 : "가급적이면 연내에 답방을 하는 방향으로 북측과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반면, 지난주 떠들썩하게 제기됐던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가능성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습니다.
한미정상회담 이후 김 위원장 연내 답방에 기대감을 키워왔던 청와대.
하지만, 이번 주 초부터는 답방을 재촉하지 않겠다며 입장을 미묘하게 바꿨고, 며칠 지나 김 위원장 연내 답방이 사실상 어렵다고 결론내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히려 이제 초점은 김 위원장의 답방이 북미회담 이전에 이뤄질지 아닐지에 더 맞춰지는 분위기입니다.
북한으로서는 비핵화 협상과 제재 해제의 성패를 가를 북미 정상회담에 더 사활을 걸만한 상황. 2차 북미회담 전에 서울을 찾는 게 어떤 실익을 가져다줄지를 고민할 거라는 겁니다.
[신범철/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비핵화 협상에서 제재 완화 부분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야 된다 그런 생각을 할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 이후에 답방을 할 때 한국에 와서도 두 가지 측면, 정치적으로는 한국 국민들의 환영을 받는 측면, 경제적으로는 다양한 경제 협력 사업에 합의해갈 수 있는 그러한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북미정상회담 이후에 서울 답방을 기약할 거라고 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답방 대신 한창 준비하고 있을 신년사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지도 관심입니다.
군사적 충돌 위기가 고조되던 올해 초, 정세를 역전시켰던 김 위원장의 신년사.
[김정은 위원장 2018년 신년사 : "우리는 대표단 파견을 포함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올해 신년사에도 비핵화 메시지가 담길지, 대남, 대미 관련 언급은 어떤 게 나올지 주목되는 가운데, 경제 문제에 초점이 맞춰질 거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최근 김정남 암살 사건에 대해 취한 조치가 눈길을 끕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기습테러를 당한 뒤 불과 30분 만에 사망한 김정은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북한은 그간 관여를 부정해 왔습니다.
[강철/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2017년 2월 : "말레이시아 경찰이 사인을 밝히지 않았고, 용의자에 대한 범죄 증거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최근 이 사건에 베트남 여성을 끌어들인데 대해 베트남 정부에 비공식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암살 배후가 북한임을 사실상 인정한 걸로 여겨질 수도 있는 대목입니다.
외교적, 경제적 고립을 탈피하려는 북한의 다양한 시도의 하나로도 읽힙니다.
[이수석/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북한은 향후 자신들이 지향해야 할 개혁 개방 모델로서 한때는 베트남 모델을 지향한 적도 있었습니다. 북한은 이 베트남과의 경제 교류협력을 통해서 일정한 경제 지원도 받고 또 인적 교류를 통해서 외교적 고립도 탈피하고 외교적 관계도 굳건히 하면서 경제 지원을 받을 그런 의도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눈에 띄는 건 북한이 남북, 북미 대화에 대해서는 함구하면서도 철도와 산림, 군사 분야 합의 등 이미 합의된 남북 협력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겁니다.
정치적 부담이 전제되는 비핵화 협상은 일단 뒤로 물리더라도 가능한 범위에서는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비무장지대에서 서로를 경계하던 감시 초소가 사라지고 오솔길이 생겼습니다. 남과 북 군인들은 노란 깃발을 꽂은 군사분계선에서 손을 마주 잡았습니다.
["여기서 이렇게 만나는 것도 최초고...(이 오솔길이 앞으로 대 통로가 되길 바랍니다.)"]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남북이 각각 철거한 11개 GP에 대한 상호 검증. 남북 군 당국이 상대방의 GP 구역을 방문한 것은 정전협정 이후 처음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 "남북 모두 군사합의에 대한 철저한 이행 의지를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국제적으로도 군사적 신뢰 구축의 모범 사례라고 봅니다."]
북측은 이번 주 보건 분야 실무회담과 올림픽 공동개최를 위한 체육 회담에 잇따라 응했습니다.
남북은 연내에 갖자고 정상들이 약속했던 철도와 도로 연결 착공식도 26일 치르기로 합의했습니다.
비핵화 협상과 방남에 대해 침묵하면서도 협력은 이어가고 있는 겁니다.
[신범철/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북한이 자기중심적인 대외 협상을 전개하고 있다 그렇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에게 현실적 이익을 가져다주는 사업은 우선적으로 처리하는 거죠. 보다 장기적으로 볼 때는 현재 어떠한 사업 하나를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남북관계 전반을 정상적인 관계로 만들어놓고 남북관계에 있어서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것에도 많은 관심을 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북미 협상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까지 사실상 무산된 상태에서, 미국이 인권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습니다.
김 위원장의 침묵이 해를 넘겨서도 이어질지, 아니면 다시 한 번 국면 전환을 시도할지 지켜볼 일입니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인 가운데 미국이 대북 압박 강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미국이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등 북한 정권 3인방을 제재 대상에 올리면서 가장 민감해 하는 인권 문제까지 꺼내들었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이 사실상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에서 북한 당국은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미국이 북한 인권 카드를 꺼낸 이유, 또 북한이 김 위원장 답방과 미국 반응에 대해 장고 모드에 들어간 이유는 뭘까요?
이다솜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세계 인권 선언 70주년을 맞은 지난 10일. 미국 정부가 인권 침해를 이유로 북한 주요 인사 3명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습니다.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인물은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과 정경택 국가보위상, 박광호 노동당 선전선동부장. 북한 정권의 핵심인사들입니다.
[최룡해/북한 노동당 부위원장/2017년 10월 :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사상과 위업을 영원히 충직하게 받들어 나아가는 것은 위대한 장군님의 전사, 제자들인 우리 모두의 숭고한 도덕 의리입니다. 영광스러운 조선노동당 만세! (만세! 만세!)."]
미 재무부는 최룡해 부위원장의 경우, 당, 정, 군을 통솔하는 북한의 2인자로 추정된다는 점, 사실상 전 주민에 대한 통제권을 가진 노동당 조직지도부장을 겸하고 있는 점을 제재 이유로 꼽았습니다.
정경택 국가보위상은 검열과 인권 유린을 감독하는 역할을, 박광호 선전선동부장은 사상 검열과 정보 통제 등의 책임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은 제재를 발표하며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뒤 숨진 미국인 웜비어를 언급했습니다.
제재 발표날도 웜비어의 생일 이틀 전.
그에 대한 북한의 잔혹한 처우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이수석/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르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과의 거래가 중단됩니다. 그렇지만 북미 간에는 직접적인 교류가 없기 때문에 직접적인 제재 효과보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재가 이뤄진 시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미국 국무부는 법에 따라 6개월마다 북한 인권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하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10월 이후 1년 2개월이 지난 시점에야 발표됐습니다.
대화 국면을 감안해 인권 문제를 잠시 뒤로 미뤄놓았던 미국 정부가 북미 협상이 교착 국면에 들어가자 대북 압박용으로 인권 카드를 부활시켰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신범철/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미국은 북한과의 고위급대화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11월 8일 뉴욕 방문한다고 해놓고 그것을 연기한 다음에 계속해서 미국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있는 거죠. 만약에 북한이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대화해 오지 않는다면 더 엄격한 제재가 뒤따를 것이다 하는 일종의 경고성 행동이라고 봅니다."]
특히 이번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공언하고, 매파인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까지 비핵화의 성과를 전제로 한 경제 제재 해제 가능성을 거론한지 얼마 안 돼 실시된 점이 눈길을 끕니다.
미국의 이런 태도는 북한을 핵 담판으로 끌어내기 위한 강온 양면 전략의 하나로 해석되기도 했는데요.
북한이 가장 민감해하는 인권 문제를 직접 건드렸다는 점에서 향후에 있을 파장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북한은 정면 대응에 섣불리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번 제재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정신에 위배된다며 즉각 반발했습니다.
북한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자고 약속하고는 돌아서서는 상대방의 체제를 헐뜯는다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공식 입장이 아닌 개인 필명의 글을 내세워 수위를 조절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북한은 대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7주기를 이틀 앞두고 추모 분위기 조성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부정부패 척결을 내세우며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가는 등 내부 다잡기에도 들어갔습니다.
[이수석/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북한으로서는 굳이 미국의 대북 정책 하나하나에 신경 쓸 필요 없이 큰 틀에서 현재는 조망하면서, 관망하면서 국내 문제에 더 치중하는 것이, 다시 말해서 사회적 기강을 바로잡고 또 경제 발전에 매진하는 것이 향후에 미국과의 관계 개선 혹은 국제사회와의 여러 경제관계에서 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조선중앙TV/12월 10일 : "김영남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표단이 쿠바 공화국, 베네수엘라,볼리바르 공화국, 멕시코 합중국에 대한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북한은 또 비핵화 협상에 우군을 확보하려는 외교전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중남미를, 리용호 외무상은 베트남과 시리아, 중국을 각각 순방했습니다.
특히 리용호 외무상의 중국 방문이 베트남과 시리아 순방 도중 중국의 요청으로 갑자기 잡힌 일정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시진핑 주석을 만난 리 외무상의 사진은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와 중국 인민일보에 비중 있게 실렸습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12월 7일: "(올해 김정은 위원장과 주요 현안에 대해) 중요한 합의를 보고 공동 인식을 이루었습니다. 그 합의가 효과적이고 풍부한 결실을 맺는 것이 매우 기쁩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상태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서로에 대해 각각 관계 강화의 필요성을 느꼈을 거라는 해석.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북미 고위급회담 재개 등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오갔을 것으로 보입니다.
[조명균/통일부 장관/12월 7일/국회 외통위 전체회의 : "가급적이면 연내에 답방을 하는 방향으로 북측과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반면, 지난주 떠들썩하게 제기됐던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가능성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습니다.
한미정상회담 이후 김 위원장 연내 답방에 기대감을 키워왔던 청와대.
하지만, 이번 주 초부터는 답방을 재촉하지 않겠다며 입장을 미묘하게 바꿨고, 며칠 지나 김 위원장 연내 답방이 사실상 어렵다고 결론내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히려 이제 초점은 김 위원장의 답방이 북미회담 이전에 이뤄질지 아닐지에 더 맞춰지는 분위기입니다.
북한으로서는 비핵화 협상과 제재 해제의 성패를 가를 북미 정상회담에 더 사활을 걸만한 상황. 2차 북미회담 전에 서울을 찾는 게 어떤 실익을 가져다줄지를 고민할 거라는 겁니다.
[신범철/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비핵화 협상에서 제재 완화 부분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야 된다 그런 생각을 할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 이후에 답방을 할 때 한국에 와서도 두 가지 측면, 정치적으로는 한국 국민들의 환영을 받는 측면, 경제적으로는 다양한 경제 협력 사업에 합의해갈 수 있는 그러한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북미정상회담 이후에 서울 답방을 기약할 거라고 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답방 대신 한창 준비하고 있을 신년사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지도 관심입니다.
군사적 충돌 위기가 고조되던 올해 초, 정세를 역전시켰던 김 위원장의 신년사.
[김정은 위원장 2018년 신년사 : "우리는 대표단 파견을 포함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올해 신년사에도 비핵화 메시지가 담길지, 대남, 대미 관련 언급은 어떤 게 나올지 주목되는 가운데, 경제 문제에 초점이 맞춰질 거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최근 김정남 암살 사건에 대해 취한 조치가 눈길을 끕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기습테러를 당한 뒤 불과 30분 만에 사망한 김정은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북한은 그간 관여를 부정해 왔습니다.
[강철/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2017년 2월 : "말레이시아 경찰이 사인을 밝히지 않았고, 용의자에 대한 범죄 증거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최근 이 사건에 베트남 여성을 끌어들인데 대해 베트남 정부에 비공식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암살 배후가 북한임을 사실상 인정한 걸로 여겨질 수도 있는 대목입니다.
외교적, 경제적 고립을 탈피하려는 북한의 다양한 시도의 하나로도 읽힙니다.
[이수석/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북한은 향후 자신들이 지향해야 할 개혁 개방 모델로서 한때는 베트남 모델을 지향한 적도 있었습니다. 북한은 이 베트남과의 경제 교류협력을 통해서 일정한 경제 지원도 받고 또 인적 교류를 통해서 외교적 고립도 탈피하고 외교적 관계도 굳건히 하면서 경제 지원을 받을 그런 의도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눈에 띄는 건 북한이 남북, 북미 대화에 대해서는 함구하면서도 철도와 산림, 군사 분야 합의 등 이미 합의된 남북 협력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겁니다.
정치적 부담이 전제되는 비핵화 협상은 일단 뒤로 물리더라도 가능한 범위에서는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비무장지대에서 서로를 경계하던 감시 초소가 사라지고 오솔길이 생겼습니다. 남과 북 군인들은 노란 깃발을 꽂은 군사분계선에서 손을 마주 잡았습니다.
["여기서 이렇게 만나는 것도 최초고...(이 오솔길이 앞으로 대 통로가 되길 바랍니다.)"]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남북이 각각 철거한 11개 GP에 대한 상호 검증. 남북 군 당국이 상대방의 GP 구역을 방문한 것은 정전협정 이후 처음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 "남북 모두 군사합의에 대한 철저한 이행 의지를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국제적으로도 군사적 신뢰 구축의 모범 사례라고 봅니다."]
북측은 이번 주 보건 분야 실무회담과 올림픽 공동개최를 위한 체육 회담에 잇따라 응했습니다.
남북은 연내에 갖자고 정상들이 약속했던 철도와 도로 연결 착공식도 26일 치르기로 합의했습니다.
비핵화 협상과 방남에 대해 침묵하면서도 협력은 이어가고 있는 겁니다.
[신범철/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북한이 자기중심적인 대외 협상을 전개하고 있다 그렇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에게 현실적 이익을 가져다주는 사업은 우선적으로 처리하는 거죠. 보다 장기적으로 볼 때는 현재 어떠한 사업 하나를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남북관계 전반을 정상적인 관계로 만들어놓고 남북관계에 있어서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것에도 많은 관심을 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북미 협상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까지 사실상 무산된 상태에서, 미국이 인권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습니다.
김 위원장의 침묵이 해를 넘겨서도 이어질지, 아니면 다시 한 번 국면 전환을 시도할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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