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인도네시아 해일’

입력 2018.12.24 (20:38) 수정 2018.12.24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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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 순서입니다.

국제부 송영석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네, 성탄절을 앞두고 세계인들을 안타깝게 만든 자연재해가 발생했습니다.

CNN, BBC 같은 외신들은 오늘도 종일 이 소식을 주요뉴스로 다루고 있는데요.

키워드는 '인도네시아 해일' 입니다.

인도네시아 순다 해협 해변에 집채만한 해일이 들이닥쳤습니다.

현지시간 22일 밤이었습니다. 오후 9시 반을 전후해서 밤중에 최고 3미터 높이의 해일이 예고없이 찾아왔습니다. 오늘 오전 기준으로 최소 281명이 숨진 걸로 파악됐고요.

사망자는 전원 현지인이고 외국인은 없는 걸로 전해졌는데요.

부서진 건물 더미를 치우는 과정에서 희생자가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에 사망자는 더 늘어날 걸로 보입니다.

실종자도 수십 명에 이르는 걸로 잠정 집계됐고, 부상자는 천 명이 넘는 걸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사람들이 집에서 자거나 쉬는 시간대에 일어나 피해가 더 컸던 거 같은데, 해일 경보도 없었나 보죠?

[기자]

네, 아무런 경고가 없는 상황이었기때문에 해일 발생 전에 해안가에서는 현지 록밴드의 공연이 한창이었습니다.

공연 도중 들이닥친 해일에 여기서만 밴드 맴버 일부와 관객 등 스무 명 이상이 숨졌고, 10여 명이 실종됐습니다.

조기 경보 시스템만 잘 갖춰져 있었어도 이런 피해는 얼마든지 줄일 수 있었겠죠. 거대한 해일이 들이닥쳤을 당시 상황은 '아비규환' 그 자체였습니다.

내륙 쪽으로 수십미터까지 해일이 밀어닥친 걸로 전해졌는데, 그나마 해안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어서 해일을 목격한 사람들은 높은 곳으로, 또 건물 위로 허둥지둥 달렸다고 합니다.

[루스티나/생존자 :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갑자기 큰 파도 소리가 났고 가족과 함께 무조건 뛰기 시작했어요."]

[위니/생존자 : "현관문을 열자 물이 들어차 제 몸을 밖으로끌어냈습니다. 그때 나와 보니, 해일이 점점 약해지더군요."]

바닷가에 있던 사람들이 파도에 휩쓸려 사라지는 모습을 봤다든가, 무너지는 건물에 사람이 깔리는 광경을 봤다는 등 목격담도 속속 전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유독 인도네시아에서 해일이 끊이질 않는거 같아요?

올해에만 대체 몇번째죠?

[기자]

지난 8월 롬복섬에 해일이 몰려와서 560여 명이 사망했었고요.

9월 말에도 술라웨시섬을 덮쳐서 무려 22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그런데 이번 해일은 앞서 발생한 두개의 해일과는 그 원인을 보면 좀 다릅니다.

앞선 두번의 해일은 각각 규모 6.9, 7.5의 강진이 해안에서 발생해 나타난 결과인데요.

이번 해일은 "특별한 지진 상황이 없는대 발생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앞서 발생한 해일 때는 경보를 발령했다가 거둬들여서 피해를 키운 적도 있습니다만 어쨋든 그 직전에 지진이 났었기 때문에 관련 당국도 그나마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엔 그런 경고가 전혀 없었던 겁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당국의 대응에 문제가 없었던 거냐?

해일 가능성에 대비할 분위기가 아니었던 거냐?

이렇게 말할 수도 없는 것이, 인근의 화산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었거든요.

현재로선 이번 해일이 '아낙 크라카타우'라는 이 화산의 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걸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 화산의 활동이 최근 어느날부터 갑작스럽게 시작된 건 아니기 때문에 이 역시 조심할 필요가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사이먼 보셀/영국 해양학자 : "지난 금요일 화산이 폭발했습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 해일이 발생했습니다. (해일을 일으킨 원인은) 아마도 화산 폭발이 촉발한 '해저 산사태'였을 것입니다."]

이런 만큼 전문가들은 해일이 잦은 지역 해안가에 탐지기를 부착한 부표를 많이 띄워서 미리 대비할 수 있는 첨단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른바 '불의 고리'라고 하죠?

전 세계 지진의 90% 집중되는 환태평양 조산대.

인도네시아도 이 불의 고리에 있는 나라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다른 지역보다 얼마나 지진이나 화산 활동이 많으면 '불의 고리'라고까지 부르겠습니까.

이 불의 고리 중에서도 가장 왕성한 곳이 바로 인도네시압니다.

[미국 CNN 방송 : "우리는 만 7천개 섬으로 이뤄진 나라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화산은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고 분출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계속된다면 더 큰 폭발을 보게 될 것입니다."]

지금 보시는 건 '불의 고리'에서 올해 강한 지진과 화산 폭발이 일어난 곳을 표시한 건데요.

멕시코 과테말라에서 화산이 폭발했고 알래스카, 대만에서도 최근 지진이 났었죠.

최근의 지진 화산 활동 분포도를 보면 이 불의 고리가 여느 해보다 얼마나 더 자주 흔들렸는지 알 수 있는데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대지진과 동일본 대지진도 불의 고리에서 발생했고, 특히나 2000년대 이후에 초대형 지진이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어서 조만간 아주 센 지진이 또 발생하는거 아니냐 하는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이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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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오늘의 픽] ‘인도네시아 해일’
    • 입력 2018-12-24 20:47:09
    • 수정2018-12-24 20:52:40
    글로벌24
[앵커]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 순서입니다.

국제부 송영석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네, 성탄절을 앞두고 세계인들을 안타깝게 만든 자연재해가 발생했습니다.

CNN, BBC 같은 외신들은 오늘도 종일 이 소식을 주요뉴스로 다루고 있는데요.

키워드는 '인도네시아 해일' 입니다.

인도네시아 순다 해협 해변에 집채만한 해일이 들이닥쳤습니다.

현지시간 22일 밤이었습니다. 오후 9시 반을 전후해서 밤중에 최고 3미터 높이의 해일이 예고없이 찾아왔습니다. 오늘 오전 기준으로 최소 281명이 숨진 걸로 파악됐고요.

사망자는 전원 현지인이고 외국인은 없는 걸로 전해졌는데요.

부서진 건물 더미를 치우는 과정에서 희생자가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에 사망자는 더 늘어날 걸로 보입니다.

실종자도 수십 명에 이르는 걸로 잠정 집계됐고, 부상자는 천 명이 넘는 걸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사람들이 집에서 자거나 쉬는 시간대에 일어나 피해가 더 컸던 거 같은데, 해일 경보도 없었나 보죠?

[기자]

네, 아무런 경고가 없는 상황이었기때문에 해일 발생 전에 해안가에서는 현지 록밴드의 공연이 한창이었습니다.

공연 도중 들이닥친 해일에 여기서만 밴드 맴버 일부와 관객 등 스무 명 이상이 숨졌고, 10여 명이 실종됐습니다.

조기 경보 시스템만 잘 갖춰져 있었어도 이런 피해는 얼마든지 줄일 수 있었겠죠. 거대한 해일이 들이닥쳤을 당시 상황은 '아비규환' 그 자체였습니다.

내륙 쪽으로 수십미터까지 해일이 밀어닥친 걸로 전해졌는데, 그나마 해안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어서 해일을 목격한 사람들은 높은 곳으로, 또 건물 위로 허둥지둥 달렸다고 합니다.

[루스티나/생존자 :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갑자기 큰 파도 소리가 났고 가족과 함께 무조건 뛰기 시작했어요."]

[위니/생존자 : "현관문을 열자 물이 들어차 제 몸을 밖으로끌어냈습니다. 그때 나와 보니, 해일이 점점 약해지더군요."]

바닷가에 있던 사람들이 파도에 휩쓸려 사라지는 모습을 봤다든가, 무너지는 건물에 사람이 깔리는 광경을 봤다는 등 목격담도 속속 전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유독 인도네시아에서 해일이 끊이질 않는거 같아요?

올해에만 대체 몇번째죠?

[기자]

지난 8월 롬복섬에 해일이 몰려와서 560여 명이 사망했었고요.

9월 말에도 술라웨시섬을 덮쳐서 무려 22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그런데 이번 해일은 앞서 발생한 두개의 해일과는 그 원인을 보면 좀 다릅니다.

앞선 두번의 해일은 각각 규모 6.9, 7.5의 강진이 해안에서 발생해 나타난 결과인데요.

이번 해일은 "특별한 지진 상황이 없는대 발생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앞서 발생한 해일 때는 경보를 발령했다가 거둬들여서 피해를 키운 적도 있습니다만 어쨋든 그 직전에 지진이 났었기 때문에 관련 당국도 그나마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엔 그런 경고가 전혀 없었던 겁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당국의 대응에 문제가 없었던 거냐?

해일 가능성에 대비할 분위기가 아니었던 거냐?

이렇게 말할 수도 없는 것이, 인근의 화산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었거든요.

현재로선 이번 해일이 '아낙 크라카타우'라는 이 화산의 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걸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 화산의 활동이 최근 어느날부터 갑작스럽게 시작된 건 아니기 때문에 이 역시 조심할 필요가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사이먼 보셀/영국 해양학자 : "지난 금요일 화산이 폭발했습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 해일이 발생했습니다. (해일을 일으킨 원인은) 아마도 화산 폭발이 촉발한 '해저 산사태'였을 것입니다."]

이런 만큼 전문가들은 해일이 잦은 지역 해안가에 탐지기를 부착한 부표를 많이 띄워서 미리 대비할 수 있는 첨단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른바 '불의 고리'라고 하죠?

전 세계 지진의 90% 집중되는 환태평양 조산대.

인도네시아도 이 불의 고리에 있는 나라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다른 지역보다 얼마나 지진이나 화산 활동이 많으면 '불의 고리'라고까지 부르겠습니까.

이 불의 고리 중에서도 가장 왕성한 곳이 바로 인도네시압니다.

[미국 CNN 방송 : "우리는 만 7천개 섬으로 이뤄진 나라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화산은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고 분출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계속된다면 더 큰 폭발을 보게 될 것입니다."]

지금 보시는 건 '불의 고리'에서 올해 강한 지진과 화산 폭발이 일어난 곳을 표시한 건데요.

멕시코 과테말라에서 화산이 폭발했고 알래스카, 대만에서도 최근 지진이 났었죠.

최근의 지진 화산 활동 분포도를 보면 이 불의 고리가 여느 해보다 얼마나 더 자주 흔들렸는지 알 수 있는데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대지진과 동일본 대지진도 불의 고리에서 발생했고, 특히나 2000년대 이후에 초대형 지진이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어서 조만간 아주 센 지진이 또 발생하는거 아니냐 하는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이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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