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직후 첫 화면 공개 `비극의 현장`

⊙앵커: 사고 직후 대구 참사 현장을 담은 참혹한 화면이 오늘 공개됐습니다.
구조대원들조차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생지옥이었습니다.
신강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구조대원들이 아래로 나아갑니다.
지하 3층 승강장에 이르자 잿더미로 변해 버린 전동차 두 대가 처참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어둠 속에서 나타난 하얀색 천은 소중한 생명이 사라진 자리임을 말해 줍니다.
⊙인터뷰: 나가요, 나가, 나오세요.
⊙기자: 이미 꺼져버린 생명을 구조대원들이 바깥으로 쉴새없이 실어나릅니다.
최초 방화지점인 1079호 전동차 2호 객차입니다.
잿더미가 된 전동차 옆에는 폭싹 무너져버린 천장 구조물이 무너질 듯 걸렸습니다.
엿가락처럼 휜 철근이 화재 당시의 불길의 세기를 보여줍니다.
⊙이춘복(대구 중부소방서 소방위): 정말로 현실로 느껴지지가 않았어요.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해 보고...
⊙기자: 맞은 편의 1080호 전동차입니다.
앞부분 1, 2호 객차는 불길이 심하지 않은 듯 건너편과는 달리 천장도 내려앉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구조대원들이 아무리 둘러봐도 문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
뒤쪽 객차로 갈수록 상황이 더욱 심각해집니다.
문제의 1080호 5호 차, 구조대원들은 자신의 눈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객실 내부에는 유해 수십 구가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여기는 수습이 안 된다.
발굴이 안 되겠는데 놔둬야겠는데...
⊙기자: 채 연기가 가시지 않은 객차 안에는 수십 구의 시신이 가득합니다.
마지막까지 탈출을 시도한 듯 시신 상당수가 출입문 부근에 몰려 있습니다.
⊙이근재(대구 중부소방서 소방교): 양쪽으로 통하는 끝 부분에 몰려 있었습니다.
⊙기자: 완전히 무너져버린 천장 구조물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가도 전동차 문은 닫힌 채 열리지 않습니다.
가도가도 끝없는 암흑의 터널, 이곳 아수라 지옥에서 꽃다운 생명 100여 명이 숨져갔습니다.
KBS뉴스 신강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