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 인사이드] 기온 변화 심한 겨울산…산행 시 저체온증 주의

입력 2018.12.30 (07:10) 수정 2018.12.3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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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은 한겨울 추위가 닥쳐도 산을 찾는 분들 많으시죠.

눈 덮인 풍경과 같은 겨울 정취를 즐기기 위해서인데요.

그런데 산에선 평지보다 기온 변화가 심하고 바람도 강해 자칫 저체온증에 걸릴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 저체온증에 걸리는지, 예방법과 함께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눈 덮인 설악산 기슭.

119대원들이, 탐방로를 벗어나 조난당한 등산객들을 구조하고 있습니다.

탈진과 저체온증을 호소하던 이들은 헬기로 이송됐습니다.

한겨울 강풍과 추위를 이기지 못한 60대 남성은 대피소 부근까지 왔지만 저체온증으로 의식을 잃고 결국 숨졌습니다.

[송한준/119특수구조단 북한산산악구조대 : "부상이나 조난으로 인한 신고를 받고 겨울철에 가게 되면 도착했을 때 추위를 호소하며 저체온 증상이 나타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본인이 길을 찾기 위해 계속 움직이지만 못 찾았다는 공포심과 패닉으로 인해서 저체온증에 빠질 수 있는 요건이 더 많아지기 때문에..."]

눈 덮인 겨울 산은 멋진 풍광을 연출하지만 기온 변화에 주의해야 합니다.

고도가 100미터 높아지면 기온은 평균 0.6도씩, 바람이 초속 1미터 강해지면 체감온도는 2도 정도씩 낮아집니다.

또한, 겨울 산에선 얼음과 눈 때문에 넘어지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데요.

이렇게 부상을 입거나 길을 잃었을 경우, 활동량이 줄어 신체의 열 생성도 적어져 체온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겨울 산을 찾을 땐 보온을 위한 옷과 장비가 중요한데요.

옷을 입는 방법도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오호근/대한산악연맹 등산교육원 연수부장 : "안에 속옷으로 입을 수 있는 내의. 그게 땀을 흡수를 잘하고 배출을 잘할 수 있는 옷을 입고요. 중간층인 보온 옷은 폴라폴리스라든가 두툼한 공기층을 가질 수 있는 옷. 그리고 바람의 외기를 막아줄 수 있는 프로텍트(보호용) 옷인 방풍, 방수 우의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열 손실이 많은 머리와 목은 모자나 목도리 등으로 가려야 합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두꺼운 겉옷은 오히려 저체온증을 일으킬 수 있는데요.

한 명은 두꺼운 패딩을 입고, 다른 한 명은 겉옷을 입지 않은 상태에서 체온변화를 측정해봤습니다.

출발 당시 두 사람의 체온은 모두 정상 수준.

40분 동안 산에 오른 뒤 바로 측정해보니, 겉옷을 입지 않은 사람과 패딩을 입은 사람 모두 출발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10분 동안 앉아서 쉬고 난 뒤 다시 측정해봤는데요.

쉬는 동안 겉옷으로 입은 사람의 체온은 35.9도로 비슷하게 유지되었으나, 땀이 많이 나서 패딩을 벗은 사람은 체온이 35.1도로 1.4도나 낮아졌습니다.

속에 입은 옷들이 땀에 젖었기 때문입니다.

[오호근/대한산악연맹 등산교육원 연수부장 : "운행 중에는 두꺼운 옷을 입게 되면 내부에서 나오는 땀과 열이 바깥쪽으로 배출이 안 됩니다. 그렇게 됨으로써 몸에 땀이 내 속옷을 적시고 안의 옷을 적시게 되면 내가 쉬거나 아니면 대기 상태에 있을 때 급격하게 체온이 떨어지는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산에 오를 땐 두꺼운 겉옷은 벗고 쉴 때는 보온을 위해 겉옷을 입는 게 좋고요.

저체온증이 올 경우 환자 본인은 스스로 모를 수도 있습니다.

[박민수/가정의학과 전문의 : "경증 단계의 저체온증에서는 몸이 심하게 떨리고 닭살이 돋을 수가 있고 중증 단계가 되면, 심장이 멈추거나 의식이 혼수상태가 되면 생명이 매우 위급한 단계로 전환될 수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저체온 증세가 나타나면 119에 신고한 뒤 신속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조영덕/고려대구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저체온증이 의심되는 환자를 따뜻한 곳으로 옮기는 게 제일 먼저 해야 될 일이고요. 그 후에는 젖은 옷이 있으면 가능한 한 빨리 벗겨서 따뜻한 담요나 따뜻한 옷을 덮어서 체온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다음, 따뜻한 물이나 에너지로 빨리 전환되는 간식을 먹여서 열을 내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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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2-30 07:16:10
    • 수정2018-12-31 08:10:57
    KBS 재난방송센터
[앵커]

요즘은 한겨울 추위가 닥쳐도 산을 찾는 분들 많으시죠.

눈 덮인 풍경과 같은 겨울 정취를 즐기기 위해서인데요.

그런데 산에선 평지보다 기온 변화가 심하고 바람도 강해 자칫 저체온증에 걸릴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 저체온증에 걸리는지, 예방법과 함께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눈 덮인 설악산 기슭.

119대원들이, 탐방로를 벗어나 조난당한 등산객들을 구조하고 있습니다.

탈진과 저체온증을 호소하던 이들은 헬기로 이송됐습니다.

한겨울 강풍과 추위를 이기지 못한 60대 남성은 대피소 부근까지 왔지만 저체온증으로 의식을 잃고 결국 숨졌습니다.

[송한준/119특수구조단 북한산산악구조대 : "부상이나 조난으로 인한 신고를 받고 겨울철에 가게 되면 도착했을 때 추위를 호소하며 저체온 증상이 나타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본인이 길을 찾기 위해 계속 움직이지만 못 찾았다는 공포심과 패닉으로 인해서 저체온증에 빠질 수 있는 요건이 더 많아지기 때문에..."]

눈 덮인 겨울 산은 멋진 풍광을 연출하지만 기온 변화에 주의해야 합니다.

고도가 100미터 높아지면 기온은 평균 0.6도씩, 바람이 초속 1미터 강해지면 체감온도는 2도 정도씩 낮아집니다.

또한, 겨울 산에선 얼음과 눈 때문에 넘어지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데요.

이렇게 부상을 입거나 길을 잃었을 경우, 활동량이 줄어 신체의 열 생성도 적어져 체온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겨울 산을 찾을 땐 보온을 위한 옷과 장비가 중요한데요.

옷을 입는 방법도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오호근/대한산악연맹 등산교육원 연수부장 : "안에 속옷으로 입을 수 있는 내의. 그게 땀을 흡수를 잘하고 배출을 잘할 수 있는 옷을 입고요. 중간층인 보온 옷은 폴라폴리스라든가 두툼한 공기층을 가질 수 있는 옷. 그리고 바람의 외기를 막아줄 수 있는 프로텍트(보호용) 옷인 방풍, 방수 우의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열 손실이 많은 머리와 목은 모자나 목도리 등으로 가려야 합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두꺼운 겉옷은 오히려 저체온증을 일으킬 수 있는데요.

한 명은 두꺼운 패딩을 입고, 다른 한 명은 겉옷을 입지 않은 상태에서 체온변화를 측정해봤습니다.

출발 당시 두 사람의 체온은 모두 정상 수준.

40분 동안 산에 오른 뒤 바로 측정해보니, 겉옷을 입지 않은 사람과 패딩을 입은 사람 모두 출발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10분 동안 앉아서 쉬고 난 뒤 다시 측정해봤는데요.

쉬는 동안 겉옷으로 입은 사람의 체온은 35.9도로 비슷하게 유지되었으나, 땀이 많이 나서 패딩을 벗은 사람은 체온이 35.1도로 1.4도나 낮아졌습니다.

속에 입은 옷들이 땀에 젖었기 때문입니다.

[오호근/대한산악연맹 등산교육원 연수부장 : "운행 중에는 두꺼운 옷을 입게 되면 내부에서 나오는 땀과 열이 바깥쪽으로 배출이 안 됩니다. 그렇게 됨으로써 몸에 땀이 내 속옷을 적시고 안의 옷을 적시게 되면 내가 쉬거나 아니면 대기 상태에 있을 때 급격하게 체온이 떨어지는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산에 오를 땐 두꺼운 겉옷은 벗고 쉴 때는 보온을 위해 겉옷을 입는 게 좋고요.

저체온증이 올 경우 환자 본인은 스스로 모를 수도 있습니다.

[박민수/가정의학과 전문의 : "경증 단계의 저체온증에서는 몸이 심하게 떨리고 닭살이 돋을 수가 있고 중증 단계가 되면, 심장이 멈추거나 의식이 혼수상태가 되면 생명이 매우 위급한 단계로 전환될 수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저체온 증세가 나타나면 119에 신고한 뒤 신속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조영덕/고려대구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저체온증이 의심되는 환자를 따뜻한 곳으로 옮기는 게 제일 먼저 해야 될 일이고요. 그 후에는 젖은 옷이 있으면 가능한 한 빨리 벗겨서 따뜻한 담요나 따뜻한 옷을 덮어서 체온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다음, 따뜻한 물이나 에너지로 빨리 전환되는 간식을 먹여서 열을 내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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