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의 세월’…임시정부 신년축하회 현장 찾았다

입력 2019.01.02 (07:14) 수정 2019.01.02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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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록 나라를 잃고 타국을 떠도는 신세였지만, 1월 1일은 임시정부 사람들에게도 기쁜 날이었습니다

어려운 살림속에서도 해마다 신년축하회를 열었는데요,

사진으로만 전해오던 임시정부의 신년축하회합 장소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59명의 임시의정원 의원들이 1921년 1월1일, 신년축하회를 연 뒤 찍은 사진입니다.

앞줄 왼쪽 세번째에 김구 선생이 보이고, 그 뒷줄엔 신익희, 신규식, 그리고 안창호 선생 등 임시정부 요인들이 앉아있습니다.

엇갈린 태극기 뒤로 어디론가 올라가는 석조 계단이 배경으로 보입니다.

이 장소는 어디일까?

회동은 당시 농림장관이었던 안창호 선생이 주도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그가 묶었던 여관의 음식점에서 신년 축하회합을 했다는 겁니다.

그 발자취를 따라가봤습니다.

당시 안창호 선생이 애용하던 여관이 있던 곳입니다.

'영안공사'란 회사 소유의 이 건물은 1918년에 문을 연 최초의 백화점으로, 부속시설로는 여관, 음식점, 놀이공원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고전양식 그대로 건물이 보존돼 있는데, 현재도 영안백화점이란 이름으로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지상부터 6층까지.. 내부에선 사진 속 장소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잠겨 있는 문을 열고 옥상으로 올라가자 독특한 3층짜기 석조 누각이 나타납니다.

누각의 측면엔 눈에 익은 계단식 구조물이 보입니다.

계단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으면 옛 사진과 똑같은 구도가 잡힙니다.

그간 상하이의 역사 연구가들에게도 알려지지 않고 있었던, 역사속 바로 그 장소입니다.

[이동훈/히어로 역사연구회 회원 : "아이들 데리고 많이 왔었던 곳인데요, 이 건물이 1921년 1월 1일날 기념 행사를 했던 데 인지는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이 아름다운 3층 구조물은 기운각(綺雲閣), 즉 '비단 구름의 누각'이라 불리는데, 사진속에서는 계단만 보였기 때문에 여기였는지 여태 몰랐던 겁니다.

건물 관리인에 따르면 당시 사진을 찍었던 옥상에는 찻집이 운영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후 찻집은 폐쇄됐고 옥상 출입도 현재는 금지돼 있습니다.

[장신이/영안백화점 주임 : "원래 옥상 정원이었습니다. 탁자들이 여기 있어서 식사도 할 수 있었죠. 보신것 처럼 '기운각' 뒤쪽으로 놀이공원도 있었습니다. '천운각'이라 불렀죠."]

이 장소는 최근 상하이 총영사관이 확인을 했고, 정부는 독립 유적지 지정을 검토중입니다.

상하이에서 KBS 뉴스 김도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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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년의 세월’…임시정부 신년축하회 현장 찾았다
    • 입력 2019-01-02 07:18:28
    • 수정2019-01-02 13: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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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록 나라를 잃고 타국을 떠도는 신세였지만, 1월 1일은 임시정부 사람들에게도 기쁜 날이었습니다

어려운 살림속에서도 해마다 신년축하회를 열었는데요,

사진으로만 전해오던 임시정부의 신년축하회합 장소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59명의 임시의정원 의원들이 1921년 1월1일, 신년축하회를 연 뒤 찍은 사진입니다.

앞줄 왼쪽 세번째에 김구 선생이 보이고, 그 뒷줄엔 신익희, 신규식, 그리고 안창호 선생 등 임시정부 요인들이 앉아있습니다.

엇갈린 태극기 뒤로 어디론가 올라가는 석조 계단이 배경으로 보입니다.

이 장소는 어디일까?

회동은 당시 농림장관이었던 안창호 선생이 주도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그가 묶었던 여관의 음식점에서 신년 축하회합을 했다는 겁니다.

그 발자취를 따라가봤습니다.

당시 안창호 선생이 애용하던 여관이 있던 곳입니다.

'영안공사'란 회사 소유의 이 건물은 1918년에 문을 연 최초의 백화점으로, 부속시설로는 여관, 음식점, 놀이공원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고전양식 그대로 건물이 보존돼 있는데, 현재도 영안백화점이란 이름으로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지상부터 6층까지.. 내부에선 사진 속 장소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잠겨 있는 문을 열고 옥상으로 올라가자 독특한 3층짜기 석조 누각이 나타납니다.

누각의 측면엔 눈에 익은 계단식 구조물이 보입니다.

계단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으면 옛 사진과 똑같은 구도가 잡힙니다.

그간 상하이의 역사 연구가들에게도 알려지지 않고 있었던, 역사속 바로 그 장소입니다.

[이동훈/히어로 역사연구회 회원 : "아이들 데리고 많이 왔었던 곳인데요, 이 건물이 1921년 1월 1일날 기념 행사를 했던 데 인지는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이 아름다운 3층 구조물은 기운각(綺雲閣), 즉 '비단 구름의 누각'이라 불리는데, 사진속에서는 계단만 보였기 때문에 여기였는지 여태 몰랐던 겁니다.

건물 관리인에 따르면 당시 사진을 찍었던 옥상에는 찻집이 운영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후 찻집은 폐쇄됐고 옥상 출입도 현재는 금지돼 있습니다.

[장신이/영안백화점 주임 : "원래 옥상 정원이었습니다. 탁자들이 여기 있어서 식사도 할 수 있었죠. 보신것 처럼 '기운각' 뒤쪽으로 놀이공원도 있었습니다. '천운각'이라 불렀죠."]

이 장소는 최근 상하이 총영사관이 확인을 했고, 정부는 독립 유적지 지정을 검토중입니다.

상하이에서 KBS 뉴스 김도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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