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나기도 힘들다”…에너지 빈곤층에게 더 추운 겨울

입력 2019.01.03 (07:36) 수정 2019.01.03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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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생활고에 시달리는 이웃에게는 난방비 부담으로 여름 더위보다 겨울 추위 나기가 더 혹독합니다.

이들을 위해 정부가 '에너지 바우처'로 난방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한 달 나기도 힘든 수준입니다.

차주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초등학생 자녀 두 명을 홀로 키우는 지체장애인 51살 박 모 씨.

세 가족이 사는 낡은 다세대주택은 온통 냉골입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박 씨 가족에게 정부가 지원하는 난방비는 7개월간 14만 5천 원.

한 달 10만 원을 훌쩍 넘는 도시가스비를 아끼기 위해 전기장판 하나로 한파를 나고 있습니다.

[박○○/에너지 빈곤 가구 : "(보일러를) 거의 안 튼다고 봐야죠. 작은 애는 며칠 전에 감기 걸려서…. 금액이 부족하죠. 14만 원 갖고 두 달이면 끝나는 건데요."]

도시가스가 없어 기름보일러를 써야 하는 농촌의 사정은 더 열악합니다.

컨테이너 집에서 홀로 겨울을 나는 87살 윤재수 할머니가 받는 난방비 지원금은 8만 6천 원.

등유 보름치 값밖에 되지 않습니다.

[윤재수/87세/홀몸 노인 : "웃풍이 많이 들어오면 추워서 못 자서 일어나서 앉아있고…. (기름을) 살 수가 없잖아요. 병원에 가서 주사 한 번 맞으면 5만 원이에요."]

2015년 시작된 정부의 에너지 바우처 지원금은 가족 수에 따라 8만 6천 원에서 14만 5천 원.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쓰게 돼 있지만, 한 달도 버티기도 힘든 금액입니다.

도시가스와 등유 등 지원 대상자의 난방 에너지에 따른 비용 차이도 고려되지 않고 있습니다.

[권용출/한국에너지공단 에너지복지실 : "(에너지바우처로) 전기, 도시가스, 지역난방, 등유, LPG, 연탄을 사용하실 수가 있고요. 특정 에너지원을 별도로 더 지원하기는 곤란한 부분이 형평성 문제가 생길 것 같고요."]

정부의 지원을 받는 전국의 에너지 빈곤층은 60만여 가구, 이들이 받는 현재의 에너지 지원금으로는 추위를 막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KBS 뉴스 차주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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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9-01-03 07:4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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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에 시달리는 이웃에게는 난방비 부담으로 여름 더위보다 겨울 추위 나기가 더 혹독합니다.

이들을 위해 정부가 '에너지 바우처'로 난방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한 달 나기도 힘든 수준입니다.

차주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초등학생 자녀 두 명을 홀로 키우는 지체장애인 51살 박 모 씨.

세 가족이 사는 낡은 다세대주택은 온통 냉골입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박 씨 가족에게 정부가 지원하는 난방비는 7개월간 14만 5천 원.

한 달 10만 원을 훌쩍 넘는 도시가스비를 아끼기 위해 전기장판 하나로 한파를 나고 있습니다.

[박○○/에너지 빈곤 가구 : "(보일러를) 거의 안 튼다고 봐야죠. 작은 애는 며칠 전에 감기 걸려서…. 금액이 부족하죠. 14만 원 갖고 두 달이면 끝나는 건데요."]

도시가스가 없어 기름보일러를 써야 하는 농촌의 사정은 더 열악합니다.

컨테이너 집에서 홀로 겨울을 나는 87살 윤재수 할머니가 받는 난방비 지원금은 8만 6천 원.

등유 보름치 값밖에 되지 않습니다.

[윤재수/87세/홀몸 노인 : "웃풍이 많이 들어오면 추워서 못 자서 일어나서 앉아있고…. (기름을) 살 수가 없잖아요. 병원에 가서 주사 한 번 맞으면 5만 원이에요."]

2015년 시작된 정부의 에너지 바우처 지원금은 가족 수에 따라 8만 6천 원에서 14만 5천 원.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쓰게 돼 있지만, 한 달도 버티기도 힘든 금액입니다.

도시가스와 등유 등 지원 대상자의 난방 에너지에 따른 비용 차이도 고려되지 않고 있습니다.

[권용출/한국에너지공단 에너지복지실 : "(에너지바우처로) 전기, 도시가스, 지역난방, 등유, LPG, 연탄을 사용하실 수가 있고요. 특정 에너지원을 별도로 더 지원하기는 곤란한 부분이 형평성 문제가 생길 것 같고요."]

정부의 지원을 받는 전국의 에너지 빈곤층은 60만여 가구, 이들이 받는 현재의 에너지 지원금으로는 추위를 막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KBS 뉴스 차주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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