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이슈] 안보 장벽이라고?…아이 생명권은?

입력 2019.01.05 (21:40) 수정 2019.01.05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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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보를 위해 국경 장벽을 쌓고 막는 것이 우선이어야 할까요?

아니면 인간의 생명권을 존중하는 것이 우선이어야 할까요?

트럼프 행정부의 국경 봉쇄 정책을 둘러싸고 논란이 많습니다.

특히 어린 아이들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까지 잇따르면서 비판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습니다.

보도본부 국제부 연결합니다.

남종혁 기자!

[리포트]

네, 생명권이란 누구든지 생명의 권리를 가진다는 것으로, 인간의 기본권 중의 기본권입니다.

하지만 위협받은 사례가 최근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말 미국 당국이 멕시코 국경에서 중남미 망명신청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마구 발사했었죠.

최루탄이 어린 두 딸과 엄마에게 무차별적으로 쏟아졌고, 공포감에 질려 울음을 터트리는 어린 아이의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마리아 멘자/온두라스 출신 : "아이들이 있는데 최루탄을 쏠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슬프고 두렵고 울고 싶어요. 딸들과 도망치면서 최루 가스 때문에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결국 희생자가 나왔습니다.

지난해 12월 6일 밤, 국경을 넘던 중남미 이민자 160여 명이 미국 당국에 체포됐고, 이 가운데는 과테말라 출신의 7살 소녀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구토와 고열 증세를 호소하던 이 소녀는 병원 이송 하루 만에 숨졌습니다.

숨지기 직전 며칠 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호건 기들리/백악관 부대변인 : "부모가 아이를 데리고 멕시코를 지나 미국까지 온 것에 대해 미국 정부의 책임이 있냐구요? 없습니다!"]

성탄 새벽에는 미국 국경에 억류돼 있던 8살 소년이 또 목숨을 잃었습니다.

과테말라 출신의 이 소년은 고열로 감기약 처방을 받았지만 끝내 깨어나지 못한 겁니다.

미국 당국은 '매우 슬프다'며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중이라는 입장만을 내놨습니다.

[베토 오루크/미국 민주당 하원의원 : "크리스마스에 자녀를 잃은 이들의 심정은 어떻겠습니까? 낯선 나라에서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태에서 말이죠."]

지난해 12월 29일엔, 반이민 장벽에 막혀 엄마와 떨어져 지내던 두살 아이가 모자상봉 며칠만에 또다시 세상을 떠났습니다.

두살 아이는 선천성 뇌질환을 앓고 있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예멘 국적인 엄마의 입국을 넉달 동안 막아왔던 겁니다.

[알리 하산/아기 사망 전 아버지 기자회견 : "제 아들은 엄마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아내는 매일 전화로 제게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아들을 안고 입 맞추고 싶다고요. 시간이 흐르고 있어요. 제발 우리 가족이 다시 만나게 도와주세요."]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은 요지부동입니다.

멕시코 국경지역에 설치중인 콘크리트 장벽의 건설 계획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해가 바뀌었지만 국경 장벽 예산을 놓고 여전히 야당과 팽팽한 줄다리기 중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장벽이든 울타리든 어떻게 불리든 간에 이것을 갖기 전에는 연방 정부의 문이 다시 열리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 2015년, 시리아 내전 등으로 인해 유럽의 난민 문제가 이슈가 된 적이 있습니다.

당시 3살 짜리 아이가 지중해에서 익사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이를 지켜본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난민 수십만명을 받아들이는 결단을 내렸죠.

트럼프 행정부도 새해에는 메르켈의 통큰 결단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핫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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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핫 이슈] 안보 장벽이라고?…아이 생명권은?
    • 입력 2019-01-05 22:20:54
    • 수정2019-01-05 22:32:18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안보를 위해 국경 장벽을 쌓고 막는 것이 우선이어야 할까요?

아니면 인간의 생명권을 존중하는 것이 우선이어야 할까요?

트럼프 행정부의 국경 봉쇄 정책을 둘러싸고 논란이 많습니다.

특히 어린 아이들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까지 잇따르면서 비판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습니다.

보도본부 국제부 연결합니다.

남종혁 기자!

[리포트]

네, 생명권이란 누구든지 생명의 권리를 가진다는 것으로, 인간의 기본권 중의 기본권입니다.

하지만 위협받은 사례가 최근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말 미국 당국이 멕시코 국경에서 중남미 망명신청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마구 발사했었죠.

최루탄이 어린 두 딸과 엄마에게 무차별적으로 쏟아졌고, 공포감에 질려 울음을 터트리는 어린 아이의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마리아 멘자/온두라스 출신 : "아이들이 있는데 최루탄을 쏠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슬프고 두렵고 울고 싶어요. 딸들과 도망치면서 최루 가스 때문에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결국 희생자가 나왔습니다.

지난해 12월 6일 밤, 국경을 넘던 중남미 이민자 160여 명이 미국 당국에 체포됐고, 이 가운데는 과테말라 출신의 7살 소녀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구토와 고열 증세를 호소하던 이 소녀는 병원 이송 하루 만에 숨졌습니다.

숨지기 직전 며칠 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호건 기들리/백악관 부대변인 : "부모가 아이를 데리고 멕시코를 지나 미국까지 온 것에 대해 미국 정부의 책임이 있냐구요? 없습니다!"]

성탄 새벽에는 미국 국경에 억류돼 있던 8살 소년이 또 목숨을 잃었습니다.

과테말라 출신의 이 소년은 고열로 감기약 처방을 받았지만 끝내 깨어나지 못한 겁니다.

미국 당국은 '매우 슬프다'며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중이라는 입장만을 내놨습니다.

[베토 오루크/미국 민주당 하원의원 : "크리스마스에 자녀를 잃은 이들의 심정은 어떻겠습니까? 낯선 나라에서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태에서 말이죠."]

지난해 12월 29일엔, 반이민 장벽에 막혀 엄마와 떨어져 지내던 두살 아이가 모자상봉 며칠만에 또다시 세상을 떠났습니다.

두살 아이는 선천성 뇌질환을 앓고 있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예멘 국적인 엄마의 입국을 넉달 동안 막아왔던 겁니다.

[알리 하산/아기 사망 전 아버지 기자회견 : "제 아들은 엄마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아내는 매일 전화로 제게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아들을 안고 입 맞추고 싶다고요. 시간이 흐르고 있어요. 제발 우리 가족이 다시 만나게 도와주세요."]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은 요지부동입니다.

멕시코 국경지역에 설치중인 콘크리트 장벽의 건설 계획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해가 바뀌었지만 국경 장벽 예산을 놓고 여전히 야당과 팽팽한 줄다리기 중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장벽이든 울타리든 어떻게 불리든 간에 이것을 갖기 전에는 연방 정부의 문이 다시 열리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 2015년, 시리아 내전 등으로 인해 유럽의 난민 문제가 이슈가 된 적이 있습니다.

당시 3살 짜리 아이가 지중해에서 익사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이를 지켜본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난민 수십만명을 받아들이는 결단을 내렸죠.

트럼프 행정부도 새해에는 메르켈의 통큰 결단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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