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피의자’ 조사 중…강제징용 소송 개입 집중 추궁

[앵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오늘 아침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전직 대법원장이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건 헌정 사상 처음있는 일입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걸 거부하고 대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이지윤 기자,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하고 있나요?

[기자]

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오늘 오전 9시 10분쯤 검찰에 출석해, 8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사법농단 수사가 시작된 지 7개월 만에 이른바 '몸통'인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 건데요,

조사는 특수부 부부장 검사들이 진행하는 가운데 영상녹화조사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전체적으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실무진들이 한 일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양 전 대법원장은 대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모든 책임은 자신이 지는게 마땅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법관들이 법과 양심에 반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고 믿고 있다며 사실상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앵커]

양 전 대법원장이 받고 있는 혐의가 수십 가지나 되는데,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네, 가장 대표적인 혐의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전범기업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에 개입했다는 이른바 '재판 거래' 의혹입니다.

검찰도 오늘 이부분에 대한 조사를 먼저 진행했는데요.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직접 전범기업의 손을 들어주도록 판결을 뒤집거나 미루도록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당시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을 도입하기 위해 청와대의 뜻대로 재판에 개입했다는 겁니다.

이밖에도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인사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오늘 조사는 심야 조사를 되도록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검찰 계획에 따라, 자정 전 마무리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검에서 KBS 뉴스 이지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