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갉아먹는 괴롭힘”…간호사 40% ‘태움’ 경험
입력 2019.01.16 (06:45)
수정 2019.01.16 (08: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이달 들어 서울의료원 간호사와 전북 익산의 간호조무사 실습생이 연이어 세상을 등졌습니다.
모두 동료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유서를 남겼는데요, 간호사들끼리의 괴롭힘, 이른바 '태움'은 일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엄진아 기자가 피해를 겪은 전현직 간호사들을 만났습니다.
[리포트]
국화와 촛불을 들고 모인 시민들.
병원 내 괴롭힘을 못 견디고 숨진 젊은 간호사를 추모했습니다.
[이종란/추모식 참석자/지난해 3월 : "괴롭히고 못살게 구는 그런 조직 문화가 굉장히 소름 끼치는 일이고."]
바로 그 시기에도 다른 병원의 신입 간호사는 선배에게 매일 시달렸습니다.
[피해 간호사/음성변조 : "한숨 쉬고 비속어를 속삭이듯이... 책상 쾅쾅 내리치면서 (일을) 모르겠어서 잠깐 멈추면 정말 사람 죽일 듯이 노려봐요."]
후배를 재가 되도록 괴롭힌다는 이른바 '태움'이었습니다.
업무를 익히는 내내, 의지할 수밖에 없던 선배는 지적과 비난만 쏟아냈습니다.
[피해 간호사/음성변조 :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요. 군대문화처럼 오래 근무한 사람이 분위기를 주도하기 때문에. 영혼을 갉아먹는 느낌."]
간호사의 40%는 '태움' 피해를 경험했습니다.
괴로움을 버티지 못해 병원을 그만두는 일도 드물지 않습니다.
심 씨는 3년 만에 병원을 나왔습니다.
[퇴직 간호사 : "태움을 당하면서 제 자존감이 굉장히 많이 떨어졌었어요. 간호사는 내가 평생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겠구나. 10년, 20년 한다고 해도 절대로 미래가 없다."]
신입 간호사 시절 블로그에 쓴 글은 좌절과 답답함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퇴직 간호사 : "'너 나 아니었으면 환자 죽였어' 제가 없어진 기분이었어요. 제가 꿈꿨던 모든 것들이 다 사라졌었거든요. 왜냐하면 난 아무것도 못 할 거니까."]
신규 간호사의 38%가 해마다 직장을 떠납니다.
간호 면허를 가진 37만 명 가운데 절반, 18만 명만 의료현장에 남아있습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
이달 들어 서울의료원 간호사와 전북 익산의 간호조무사 실습생이 연이어 세상을 등졌습니다.
모두 동료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유서를 남겼는데요, 간호사들끼리의 괴롭힘, 이른바 '태움'은 일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엄진아 기자가 피해를 겪은 전현직 간호사들을 만났습니다.
[리포트]
국화와 촛불을 들고 모인 시민들.
병원 내 괴롭힘을 못 견디고 숨진 젊은 간호사를 추모했습니다.
[이종란/추모식 참석자/지난해 3월 : "괴롭히고 못살게 구는 그런 조직 문화가 굉장히 소름 끼치는 일이고."]
바로 그 시기에도 다른 병원의 신입 간호사는 선배에게 매일 시달렸습니다.
[피해 간호사/음성변조 : "한숨 쉬고 비속어를 속삭이듯이... 책상 쾅쾅 내리치면서 (일을) 모르겠어서 잠깐 멈추면 정말 사람 죽일 듯이 노려봐요."]
후배를 재가 되도록 괴롭힌다는 이른바 '태움'이었습니다.
업무를 익히는 내내, 의지할 수밖에 없던 선배는 지적과 비난만 쏟아냈습니다.
[피해 간호사/음성변조 :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요. 군대문화처럼 오래 근무한 사람이 분위기를 주도하기 때문에. 영혼을 갉아먹는 느낌."]
간호사의 40%는 '태움' 피해를 경험했습니다.
괴로움을 버티지 못해 병원을 그만두는 일도 드물지 않습니다.
심 씨는 3년 만에 병원을 나왔습니다.
[퇴직 간호사 : "태움을 당하면서 제 자존감이 굉장히 많이 떨어졌었어요. 간호사는 내가 평생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겠구나. 10년, 20년 한다고 해도 절대로 미래가 없다."]
신입 간호사 시절 블로그에 쓴 글은 좌절과 답답함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퇴직 간호사 : "'너 나 아니었으면 환자 죽였어' 제가 없어진 기분이었어요. 제가 꿈꿨던 모든 것들이 다 사라졌었거든요. 왜냐하면 난 아무것도 못 할 거니까."]
신규 간호사의 38%가 해마다 직장을 떠납니다.
간호 면허를 가진 37만 명 가운데 절반, 18만 명만 의료현장에 남아있습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영혼 갉아먹는 괴롭힘”…간호사 40% ‘태움’ 경험
-
- 입력 2019-01-16 06:48:55
- 수정2019-01-16 08:00:58
[앵커]
이달 들어 서울의료원 간호사와 전북 익산의 간호조무사 실습생이 연이어 세상을 등졌습니다.
모두 동료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유서를 남겼는데요, 간호사들끼리의 괴롭힘, 이른바 '태움'은 일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엄진아 기자가 피해를 겪은 전현직 간호사들을 만났습니다.
[리포트]
국화와 촛불을 들고 모인 시민들.
병원 내 괴롭힘을 못 견디고 숨진 젊은 간호사를 추모했습니다.
[이종란/추모식 참석자/지난해 3월 : "괴롭히고 못살게 구는 그런 조직 문화가 굉장히 소름 끼치는 일이고."]
바로 그 시기에도 다른 병원의 신입 간호사는 선배에게 매일 시달렸습니다.
[피해 간호사/음성변조 : "한숨 쉬고 비속어를 속삭이듯이... 책상 쾅쾅 내리치면서 (일을) 모르겠어서 잠깐 멈추면 정말 사람 죽일 듯이 노려봐요."]
후배를 재가 되도록 괴롭힌다는 이른바 '태움'이었습니다.
업무를 익히는 내내, 의지할 수밖에 없던 선배는 지적과 비난만 쏟아냈습니다.
[피해 간호사/음성변조 :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요. 군대문화처럼 오래 근무한 사람이 분위기를 주도하기 때문에. 영혼을 갉아먹는 느낌."]
간호사의 40%는 '태움' 피해를 경험했습니다.
괴로움을 버티지 못해 병원을 그만두는 일도 드물지 않습니다.
심 씨는 3년 만에 병원을 나왔습니다.
[퇴직 간호사 : "태움을 당하면서 제 자존감이 굉장히 많이 떨어졌었어요. 간호사는 내가 평생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겠구나. 10년, 20년 한다고 해도 절대로 미래가 없다."]
신입 간호사 시절 블로그에 쓴 글은 좌절과 답답함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퇴직 간호사 : "'너 나 아니었으면 환자 죽였어' 제가 없어진 기분이었어요. 제가 꿈꿨던 모든 것들이 다 사라졌었거든요. 왜냐하면 난 아무것도 못 할 거니까."]
신규 간호사의 38%가 해마다 직장을 떠납니다.
간호 면허를 가진 37만 명 가운데 절반, 18만 명만 의료현장에 남아있습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
이달 들어 서울의료원 간호사와 전북 익산의 간호조무사 실습생이 연이어 세상을 등졌습니다.
모두 동료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유서를 남겼는데요, 간호사들끼리의 괴롭힘, 이른바 '태움'은 일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엄진아 기자가 피해를 겪은 전현직 간호사들을 만났습니다.
[리포트]
국화와 촛불을 들고 모인 시민들.
병원 내 괴롭힘을 못 견디고 숨진 젊은 간호사를 추모했습니다.
[이종란/추모식 참석자/지난해 3월 : "괴롭히고 못살게 구는 그런 조직 문화가 굉장히 소름 끼치는 일이고."]
바로 그 시기에도 다른 병원의 신입 간호사는 선배에게 매일 시달렸습니다.
[피해 간호사/음성변조 : "한숨 쉬고 비속어를 속삭이듯이... 책상 쾅쾅 내리치면서 (일을) 모르겠어서 잠깐 멈추면 정말 사람 죽일 듯이 노려봐요."]
후배를 재가 되도록 괴롭힌다는 이른바 '태움'이었습니다.
업무를 익히는 내내, 의지할 수밖에 없던 선배는 지적과 비난만 쏟아냈습니다.
[피해 간호사/음성변조 :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요. 군대문화처럼 오래 근무한 사람이 분위기를 주도하기 때문에. 영혼을 갉아먹는 느낌."]
간호사의 40%는 '태움' 피해를 경험했습니다.
괴로움을 버티지 못해 병원을 그만두는 일도 드물지 않습니다.
심 씨는 3년 만에 병원을 나왔습니다.
[퇴직 간호사 : "태움을 당하면서 제 자존감이 굉장히 많이 떨어졌었어요. 간호사는 내가 평생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겠구나. 10년, 20년 한다고 해도 절대로 미래가 없다."]
신입 간호사 시절 블로그에 쓴 글은 좌절과 답답함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퇴직 간호사 : "'너 나 아니었으면 환자 죽였어' 제가 없어진 기분이었어요. 제가 꿈꿨던 모든 것들이 다 사라졌었거든요. 왜냐하면 난 아무것도 못 할 거니까."]
신규 간호사의 38%가 해마다 직장을 떠납니다.
간호 면허를 가진 37만 명 가운데 절반, 18만 명만 의료현장에 남아있습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
-
-
엄진아 기자 aza@kbs.co.kr
엄진아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