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난치병도 약초 치료”…북한 고려의학

입력 2019.01.19 (08:06) 수정 2019.01.19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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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김정은 위원장은 중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한 전통 약제 기업을 찾았습니다.

김 위원장이 중국 최첨단 기업들을 뒤로 한 채 이곳을 방문하면서 북한 생약 산업의 현대화를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도 나왔는데요.

실제 북한은 고려약이라 해서 한방 의약품을 예전부터 생산해 왔고, 우리 한의학에 해당하는 고려의학 분야도 수준이 높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클로즈업 북한, 이번 주에는북한의 고려의학과 고려약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중국 베이징 외곽에 위치한 전통 제약회사 동인당.

지난 9일, 김정은 위원장 내외를 태운 차량이 동인당에 도착했다.

4차 방중 기간 마지막 날.

김 위원장의 전격 방문이 이루어 진 것이다.

[조선중앙TV/1월 11일 :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1669년에 설립되어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동인당이 세계적인 전통 약품 생산기업으로 발전한 데 대한 해설을 들으시며 제약공정을 주의 깊게 돌아보셨습니다."]

30분 가량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동인당의 현대화 시설과 생산 제품들을 면밀히 살펴보는 김 위원장의 모습은 강한 인상을 남기기 충분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행보에서 북한 고려의학 산업의 현대화 의지를 읽었다고 평가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고려의학을 발전시키는 데 있어서 중국의 그런 여러 기술이랄지 기능들을 접목시키고 싶다 그런 차원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좀 더 좋은 양질의 한의학을 보급하겠다. 북한이 세계적으로 고려의학을 자랑하고 있는데 그것을 보다 현대화시켜서 개혁개방의 중요한 사례로 고려의학을 확장시키겠다 이런 차원에서도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가 담긴 방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동인당 방문과 함께 주목 받고 있는 북한의 고려의학.

그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평안남도 개천시에 있는 준혁리 인민병원.

최근 이곳은 난치병 환자 치료로 북한 내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골수염과 대퇴골두 무균성괴사로 입원했던 최성일씨도 병원이 자랑하는 완치 환자 중 한 명이다.

[김광철/준혁리 인민병원 의사 : "당시 환자의 상태를 보면 대퇴골두가 내려앉고 경부가 다 없어지고 대전자와 골두가 유착된 상태였습니다. 시간 경과가 오래되면 영영 불구가 될 위험한 상태였습니다."]

뼈로 가는 혈액공급에 이상이 생겨 결국 뼈가 괴사되고 마는 난치병.

일어서지도 못했던 이 환자가 여기서 치료를 받은 뒤 스스로 걸어 병원을 나갔다고 매체는 선전하고 있다.

[고영순/환자 어머니 : "정말 성일이가 처음 이런 병에 걸렸을 때는 눈앞이 캄캄하고 성일이가 꽤 걸어 다닐 수 있겠는가 하는 의구심이 많았습니다.정말 준혁리병원 의료일꾼선생님들이 정말 고맙고, 선생님들을 키워준 우리 사회주의 보건제도가 제일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환자를 치료했다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외과적 수술이나 항생제 치료가 우선시 되는 무균성 괴사를 이곳 병원에선 우리의 한의학에 해당하는 뜸과 침, 약초로 치료한 것이다.

바로 북한이 말하는 ‘고려의학’이다.

[김혜숙/준혁리 인민병원장 : "고려약을 가지고 환자치료에 이용하게 한 연구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난치성으로 불리던 골수염과 무균성 괴사를 치료해서 완치시키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 같은 사례는 비단 개천시 만이 아니다.

평안남도 안주시.

이곳에서 명의라 불리는 의사 조동옥 선생 역시 고려의학을 전공했다.

산에서 나는 약초들을 채취해 직접 약을 만들고, 그 약으로 환자들을 완치 시키고 있다는 북한의 고려의사.

마을에선 환자들이 칭찬이 이어진다.

[리격량/안주시 덕성동 진료소 환자 : "저는 간 복수를 앓았습니다. 정말 다 죽게 되었겠습니다. 조선생은 내 체질에 맞는 뜸, 침, 부황의 고려산 치료를 굳건히 해주었기 때문에 이렇게 건강하게 완치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난치병 완치 환자들을 내세우며 고려의학의 성과를 대내외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북한.

북한의 고려의학 장려 정책은 1954년 발표된 내각결정인‘인민보건을 개선·강화할데 대한 결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북한당국은 고려의사에 대한 자격시험을 실시했고, 1960년 평양의학대학를 시작으로 각 도 의학대학 열 한 곳에 고려의학부를 설치, 고려의사를 양성해 왔다.

[김지은/한의사 출신 탈북자 : "김일성종합대학에 의학과가 설치되면서 동의학에 대한 부분을 북한에서 북한이 의료체계의 한 부분으로 완전히 가져오게 되거든요. 그러는 과정 중에 전통인 것도 전통을 살린다는 의미도 되겠고 민족성을 고취시켜야 한다는 의미도 되겠고 북한이 추구하는 여러 가지 상황상 잘 맞지 않았나."]

이후 1990년대 부터는 고려약 개발에 집중하는데, 여기엔 당시 북한이 처한 환경적 요인이 상당부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내부 경제난과 동구권 국가들의 붕괴로 수입에 의존하던 신약공급체계가 와해되기 시작한 것이다.

[석영환/한의사 출신 탈북자 : "북한이 대외적으로 원자재가 양약의 원자재가 부족하다 보니까 실제적으로 수요에 비해서 약이 너무 모자라죠. 그런데 한의학적으로 고려 의학적으로 약을 생산해서 고려의학적으로 치료를 하고 하니까 임상에 많이 도움이 되고 치료가 되거든요, 예방도 되고. 그래서 그 분야를 많이 김일성, 김정일이가 그때 정책적으로 연구했죠."]

[조선중앙TV : "4~5월 약초재배 월간을 맞으며 평양 약초재배 시험장에서 약초재배를 잘 하고 있습니다."]

실제 북한은 약초 재배와 수매 질서 등을 규정한 약초법을 제정하고 매년 4∼5월과 9∼10월을 `약초재배 월간'으로 설정, 전국적으로 약초 증산을 독려하고 있다.

부드러운 산세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평안북도 삭주군.

이곳에서도 다양한 약초가 재배되고 있다.

산골 지역 특성에 맞춰 무려 열 다섯 가지 이상의 약초가 재배 되고 있다는 삭주군의 약초밭 이렇게 재배된 약초들은 고스란히 고려약의 원료로 쓰이고 있다.

그리고 수 십년의 걸쳐 개발 되어 온 북한의 고려약은 특정 질환에 있어 그 효능도 입증 되었다고 한다.

[김지은/한의사 출신 탈북자 : "골수염 치료제 같은 것은 세계적인 수준이라 그래요. 그래서 세계 나라들에서 일부분 사람들은 북한 골수염 치료약만 찾는다고 알려져 있기도 하죠. 일부 몇 가지 약들에 대해서는 북한 거 아니면 안 쓴다는 사람도 그런 것들도 있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신약 공급 부족에다 국가 차원의 고려의학 장려 정책까지.

사정이 이렇다보니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도 약초나 천연재료를 활용하는 고려약에 대한 의존도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강영례/북한 주민 : "우리 어머니가 고려약 치료에 아주 능했습니다. 한생을... 팔남매를 (키우면서) 신약을 하나도 안 썼습니다."]

고려인삼과 같이 그 효능이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약재는 대표적 건강식품으로 활용되고 있고,

[김현우/개성시민 : "옛날에는 이 인삼을 개성사람들의 생령, 그러니까 생의 신이다. 지금도 같습니다."]

산지가 많은 북한에서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오미자, 도라지, 당귀 같은 재료들도 치료약을 대체하고 있다.

사향과 우황으로 만든 안궁우황환과 우황청심환은 효능이 높은 고려약으로 자주 소개된다.

최근엔 현대적 시설까지 갖추고 대량생산은 물론 위생까지 보장한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소광식/개성 고려인삼 가공공장 지배인 : "이렇게 보시다시피 종합 조종실과 추출·농축물약 생산 공정 그리고 무균·무분실과 도장 공정이 한 개 층에 있습니다. 위생안전성이 충분히 보장되고 그 질이 높아 어디서나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입장과는 달리 해외에서 판매되고 있는 고려약의 안전성은 여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외국에서 유통 중인 북한산 식 의약품 13종을 수거해 분석한 결과 10종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중금속이 검출된 것이다.

혈압강하제로 선전하는 안궁우황환의 경우 수은이 국내 허용 기준치의 20만 배 검출됐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 경미한 질환에 대한약만 효능이 검증 되었을 뿐 결핵이나 간염 등 치료가 시급한 질병에 대한 약 개발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에서 고려의학을 전공한 탈북 한의사는 이 같은 상황을 현대화 되지 못한 북한 의료체계 때문이라 말한다.

[석영환/한의사 출신 탈북자 : "우리가 60년대, 70년대 그전에는 그런식의 처방을 많이 썼죠. 북한은 아직도 그런 형태의 처방들이 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중금속 같은 경우는 그게 쌓여서 2차적인 어떤 다른 물질대사 질환이라든가 이런 병이 생길까봐 우려하는 부분인데 옛날 고전 부분은 처방을 그렇게 하다 보니까 그런 일이 벌어졌어요."]

[조선중앙TV/2011년 : "김정일 동지께서 고려약은 오래전부터 널리 써온 약이므로 인민들의 건강증진에 이바지하는 명약을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지난 2011년. 사망 직전 까지도 고려약 공장을 시찰하며 발전 중요성을 당부했던 김정일 국방 위원장.

그리고 그 자리를 함께 했던 후계자 시절의 김정은 위원장.

전문가들의 분석처럼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고려의학의 발전과 현대화를 위한 투자와 지원에 나선다면 발전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지은/한의사 출신 탈북자 : "북한에 있는 여러 가지 약재들은 상당히 천연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깊은 산속에 있는 보존된 약재들이 또 많이 있는 거고 그리고 그동안 한방으로 상당히 많은 치료를 일부분에 대해서는 굉장히 깊이있는 연구가 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60년이 넘는 세월동안 고려의학을 민족의학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정책을 펼쳐온 북한.

현대화 되지 못한 의료 체계와 안전성 검증 논란은 여전히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동인당 방문에서 약초산업 현대화 의지를 읽어낸 만큼 앞으로 북한 고려의학의 발전 가능성을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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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난치병도 약초 치료”…북한 고려의학
    • 입력 2019-01-19 08:18:29
    • 수정2019-01-19 08:3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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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김정은 위원장은 중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한 전통 약제 기업을 찾았습니다.

김 위원장이 중국 최첨단 기업들을 뒤로 한 채 이곳을 방문하면서 북한 생약 산업의 현대화를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도 나왔는데요.

실제 북한은 고려약이라 해서 한방 의약품을 예전부터 생산해 왔고, 우리 한의학에 해당하는 고려의학 분야도 수준이 높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클로즈업 북한, 이번 주에는북한의 고려의학과 고려약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중국 베이징 외곽에 위치한 전통 제약회사 동인당.

지난 9일, 김정은 위원장 내외를 태운 차량이 동인당에 도착했다.

4차 방중 기간 마지막 날.

김 위원장의 전격 방문이 이루어 진 것이다.

[조선중앙TV/1월 11일 :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1669년에 설립되어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동인당이 세계적인 전통 약품 생산기업으로 발전한 데 대한 해설을 들으시며 제약공정을 주의 깊게 돌아보셨습니다."]

30분 가량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동인당의 현대화 시설과 생산 제품들을 면밀히 살펴보는 김 위원장의 모습은 강한 인상을 남기기 충분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행보에서 북한 고려의학 산업의 현대화 의지를 읽었다고 평가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고려의학을 발전시키는 데 있어서 중국의 그런 여러 기술이랄지 기능들을 접목시키고 싶다 그런 차원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좀 더 좋은 양질의 한의학을 보급하겠다. 북한이 세계적으로 고려의학을 자랑하고 있는데 그것을 보다 현대화시켜서 개혁개방의 중요한 사례로 고려의학을 확장시키겠다 이런 차원에서도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가 담긴 방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동인당 방문과 함께 주목 받고 있는 북한의 고려의학.

그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평안남도 개천시에 있는 준혁리 인민병원.

최근 이곳은 난치병 환자 치료로 북한 내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골수염과 대퇴골두 무균성괴사로 입원했던 최성일씨도 병원이 자랑하는 완치 환자 중 한 명이다.

[김광철/준혁리 인민병원 의사 : "당시 환자의 상태를 보면 대퇴골두가 내려앉고 경부가 다 없어지고 대전자와 골두가 유착된 상태였습니다. 시간 경과가 오래되면 영영 불구가 될 위험한 상태였습니다."]

뼈로 가는 혈액공급에 이상이 생겨 결국 뼈가 괴사되고 마는 난치병.

일어서지도 못했던 이 환자가 여기서 치료를 받은 뒤 스스로 걸어 병원을 나갔다고 매체는 선전하고 있다.

[고영순/환자 어머니 : "정말 성일이가 처음 이런 병에 걸렸을 때는 눈앞이 캄캄하고 성일이가 꽤 걸어 다닐 수 있겠는가 하는 의구심이 많았습니다.정말 준혁리병원 의료일꾼선생님들이 정말 고맙고, 선생님들을 키워준 우리 사회주의 보건제도가 제일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환자를 치료했다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외과적 수술이나 항생제 치료가 우선시 되는 무균성 괴사를 이곳 병원에선 우리의 한의학에 해당하는 뜸과 침, 약초로 치료한 것이다.

바로 북한이 말하는 ‘고려의학’이다.

[김혜숙/준혁리 인민병원장 : "고려약을 가지고 환자치료에 이용하게 한 연구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난치성으로 불리던 골수염과 무균성 괴사를 치료해서 완치시키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 같은 사례는 비단 개천시 만이 아니다.

평안남도 안주시.

이곳에서 명의라 불리는 의사 조동옥 선생 역시 고려의학을 전공했다.

산에서 나는 약초들을 채취해 직접 약을 만들고, 그 약으로 환자들을 완치 시키고 있다는 북한의 고려의사.

마을에선 환자들이 칭찬이 이어진다.

[리격량/안주시 덕성동 진료소 환자 : "저는 간 복수를 앓았습니다. 정말 다 죽게 되었겠습니다. 조선생은 내 체질에 맞는 뜸, 침, 부황의 고려산 치료를 굳건히 해주었기 때문에 이렇게 건강하게 완치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난치병 완치 환자들을 내세우며 고려의학의 성과를 대내외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북한.

북한의 고려의학 장려 정책은 1954년 발표된 내각결정인‘인민보건을 개선·강화할데 대한 결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북한당국은 고려의사에 대한 자격시험을 실시했고, 1960년 평양의학대학를 시작으로 각 도 의학대학 열 한 곳에 고려의학부를 설치, 고려의사를 양성해 왔다.

[김지은/한의사 출신 탈북자 : "김일성종합대학에 의학과가 설치되면서 동의학에 대한 부분을 북한에서 북한이 의료체계의 한 부분으로 완전히 가져오게 되거든요. 그러는 과정 중에 전통인 것도 전통을 살린다는 의미도 되겠고 민족성을 고취시켜야 한다는 의미도 되겠고 북한이 추구하는 여러 가지 상황상 잘 맞지 않았나."]

이후 1990년대 부터는 고려약 개발에 집중하는데, 여기엔 당시 북한이 처한 환경적 요인이 상당부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내부 경제난과 동구권 국가들의 붕괴로 수입에 의존하던 신약공급체계가 와해되기 시작한 것이다.

[석영환/한의사 출신 탈북자 : "북한이 대외적으로 원자재가 양약의 원자재가 부족하다 보니까 실제적으로 수요에 비해서 약이 너무 모자라죠. 그런데 한의학적으로 고려 의학적으로 약을 생산해서 고려의학적으로 치료를 하고 하니까 임상에 많이 도움이 되고 치료가 되거든요, 예방도 되고. 그래서 그 분야를 많이 김일성, 김정일이가 그때 정책적으로 연구했죠."]

[조선중앙TV : "4~5월 약초재배 월간을 맞으며 평양 약초재배 시험장에서 약초재배를 잘 하고 있습니다."]

실제 북한은 약초 재배와 수매 질서 등을 규정한 약초법을 제정하고 매년 4∼5월과 9∼10월을 `약초재배 월간'으로 설정, 전국적으로 약초 증산을 독려하고 있다.

부드러운 산세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평안북도 삭주군.

이곳에서도 다양한 약초가 재배되고 있다.

산골 지역 특성에 맞춰 무려 열 다섯 가지 이상의 약초가 재배 되고 있다는 삭주군의 약초밭 이렇게 재배된 약초들은 고스란히 고려약의 원료로 쓰이고 있다.

그리고 수 십년의 걸쳐 개발 되어 온 북한의 고려약은 특정 질환에 있어 그 효능도 입증 되었다고 한다.

[김지은/한의사 출신 탈북자 : "골수염 치료제 같은 것은 세계적인 수준이라 그래요. 그래서 세계 나라들에서 일부분 사람들은 북한 골수염 치료약만 찾는다고 알려져 있기도 하죠. 일부 몇 가지 약들에 대해서는 북한 거 아니면 안 쓴다는 사람도 그런 것들도 있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신약 공급 부족에다 국가 차원의 고려의학 장려 정책까지.

사정이 이렇다보니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도 약초나 천연재료를 활용하는 고려약에 대한 의존도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강영례/북한 주민 : "우리 어머니가 고려약 치료에 아주 능했습니다. 한생을... 팔남매를 (키우면서) 신약을 하나도 안 썼습니다."]

고려인삼과 같이 그 효능이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약재는 대표적 건강식품으로 활용되고 있고,

[김현우/개성시민 : "옛날에는 이 인삼을 개성사람들의 생령, 그러니까 생의 신이다. 지금도 같습니다."]

산지가 많은 북한에서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오미자, 도라지, 당귀 같은 재료들도 치료약을 대체하고 있다.

사향과 우황으로 만든 안궁우황환과 우황청심환은 효능이 높은 고려약으로 자주 소개된다.

최근엔 현대적 시설까지 갖추고 대량생산은 물론 위생까지 보장한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소광식/개성 고려인삼 가공공장 지배인 : "이렇게 보시다시피 종합 조종실과 추출·농축물약 생산 공정 그리고 무균·무분실과 도장 공정이 한 개 층에 있습니다. 위생안전성이 충분히 보장되고 그 질이 높아 어디서나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입장과는 달리 해외에서 판매되고 있는 고려약의 안전성은 여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외국에서 유통 중인 북한산 식 의약품 13종을 수거해 분석한 결과 10종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중금속이 검출된 것이다.

혈압강하제로 선전하는 안궁우황환의 경우 수은이 국내 허용 기준치의 20만 배 검출됐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 경미한 질환에 대한약만 효능이 검증 되었을 뿐 결핵이나 간염 등 치료가 시급한 질병에 대한 약 개발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에서 고려의학을 전공한 탈북 한의사는 이 같은 상황을 현대화 되지 못한 북한 의료체계 때문이라 말한다.

[석영환/한의사 출신 탈북자 : "우리가 60년대, 70년대 그전에는 그런식의 처방을 많이 썼죠. 북한은 아직도 그런 형태의 처방들이 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중금속 같은 경우는 그게 쌓여서 2차적인 어떤 다른 물질대사 질환이라든가 이런 병이 생길까봐 우려하는 부분인데 옛날 고전 부분은 처방을 그렇게 하다 보니까 그런 일이 벌어졌어요."]

[조선중앙TV/2011년 : "김정일 동지께서 고려약은 오래전부터 널리 써온 약이므로 인민들의 건강증진에 이바지하는 명약을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지난 2011년. 사망 직전 까지도 고려약 공장을 시찰하며 발전 중요성을 당부했던 김정일 국방 위원장.

그리고 그 자리를 함께 했던 후계자 시절의 김정은 위원장.

전문가들의 분석처럼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고려의학의 발전과 현대화를 위한 투자와 지원에 나선다면 발전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지은/한의사 출신 탈북자 : "북한에 있는 여러 가지 약재들은 상당히 천연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깊은 산속에 있는 보존된 약재들이 또 많이 있는 거고 그리고 그동안 한방으로 상당히 많은 치료를 일부분에 대해서는 굉장히 깊이있는 연구가 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60년이 넘는 세월동안 고려의학을 민족의학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정책을 펼쳐온 북한.

현대화 되지 못한 의료 체계와 안전성 검증 논란은 여전히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동인당 방문에서 약초산업 현대화 의지를 읽어낸 만큼 앞으로 북한 고려의학의 발전 가능성을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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