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용산 참사’ 후 10년…여전히 쫓겨나는 사람들

입력 2019.01.20 (21:19) 수정 2019.01.20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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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꼭 10년 전 2009년 1월 20일.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목숨을 잃은 용산참사.

철거민 희생자들이 잠든 묘역에서 오늘(20일) 10주기 추모제가 열렸습니다.

참석자들은 진상 규명을 끝까지 해야 한다, 책임자 처벌이 더 필요하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10년이 지난 오늘(20일), 상가 재개발 현장은 좀 나아졌을 까요.

조지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재개발로 철거가 한창인 청계천 공구거리.

허부연 씨는 37년 장사했던 곳에서 길 건너편으로 옮겼습니다.

골목안으로 들어왔지만, 오히려 월세는 50만 원 올랐습니다.

[허부연/자영업자 : "신규손님은 아직 한분이 없었어요. 오랜 단골손님 되시는 분들은 이제 물어물어 찾아오시고..."]

박헌식씨는 아예 청계천을 떠나 경기도로 옮깁니다.

4백여 곳이 동시에 철거되다보니 인근 지역 월세가 급등한데다 마땅한 자리도 없기 때문입니다.

[박헌식/자영업자 : "가면 새롭게 또 영업을 하려면 힘들잖아요. 그래서 이제 제가 지금 나이가 53인데 걱정도 많이 되고 사실 무서워요."]

시행사는 임차인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했고 폭력도 전혀 없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상인들은 수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이 두려워 어쩔수없이 제발로 나왔다고 말합니다.

[유락희/자영업자 : "통장을 가압류 한다든지 사업용을...이러니까 저희들이 견딜 방법이 없어서..."]

도시재생사업에서도 기존 상인들의 내몰림은 마찬가집니다.

인기지역으로 바뀌면서 임대료가 올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곳도 4곳을 빼고 모두 떠났습니다.

건물주가 임대료를 동결한다며 서울시와 상생협약까지 맺었지만 아무 도움이 안됐습니다.

[허○○/스튜디오 운영 : "수리했던 비용이라도 일부 보전받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것도 전혀 안됐죠. 건물의 가치가 올라간 것을 건물주가 가져가게 되는거죠."]

전문가들은 충분한 의견수렴과 조율없이 이뤄지는 속도전식 개발방식이 근본적으로 문제라고 말합니다.

[박태원/광운대 교수 : "자연스럽게 주민들에 의해서 이뤄지는 사업이라면 속도도 완만하게 갈 수 있을거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정책적인 가이드라인 속에서 움직이는 거라고 볼 수 있고요. 제한된 시간이 있습니다."]

결국, 한 지역을 일군 임차인과 원주민은 개발이익만을 생각하는 재개발과 도시재생방식 앞에서는 여전히 이방인일 뿐입니다.

KBS 뉴스 조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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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의 눈] ‘용산 참사’ 후 10년…여전히 쫓겨나는 사람들
    • 입력 2019-01-20 21:24:01
    • 수정2019-01-20 22:09:33
    뉴스 9
[앵커]

꼭 10년 전 2009년 1월 20일.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목숨을 잃은 용산참사.

철거민 희생자들이 잠든 묘역에서 오늘(20일) 10주기 추모제가 열렸습니다.

참석자들은 진상 규명을 끝까지 해야 한다, 책임자 처벌이 더 필요하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10년이 지난 오늘(20일), 상가 재개발 현장은 좀 나아졌을 까요.

조지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재개발로 철거가 한창인 청계천 공구거리.

허부연 씨는 37년 장사했던 곳에서 길 건너편으로 옮겼습니다.

골목안으로 들어왔지만, 오히려 월세는 50만 원 올랐습니다.

[허부연/자영업자 : "신규손님은 아직 한분이 없었어요. 오랜 단골손님 되시는 분들은 이제 물어물어 찾아오시고..."]

박헌식씨는 아예 청계천을 떠나 경기도로 옮깁니다.

4백여 곳이 동시에 철거되다보니 인근 지역 월세가 급등한데다 마땅한 자리도 없기 때문입니다.

[박헌식/자영업자 : "가면 새롭게 또 영업을 하려면 힘들잖아요. 그래서 이제 제가 지금 나이가 53인데 걱정도 많이 되고 사실 무서워요."]

시행사는 임차인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했고 폭력도 전혀 없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상인들은 수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이 두려워 어쩔수없이 제발로 나왔다고 말합니다.

[유락희/자영업자 : "통장을 가압류 한다든지 사업용을...이러니까 저희들이 견딜 방법이 없어서..."]

도시재생사업에서도 기존 상인들의 내몰림은 마찬가집니다.

인기지역으로 바뀌면서 임대료가 올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곳도 4곳을 빼고 모두 떠났습니다.

건물주가 임대료를 동결한다며 서울시와 상생협약까지 맺었지만 아무 도움이 안됐습니다.

[허○○/스튜디오 운영 : "수리했던 비용이라도 일부 보전받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것도 전혀 안됐죠. 건물의 가치가 올라간 것을 건물주가 가져가게 되는거죠."]

전문가들은 충분한 의견수렴과 조율없이 이뤄지는 속도전식 개발방식이 근본적으로 문제라고 말합니다.

[박태원/광운대 교수 : "자연스럽게 주민들에 의해서 이뤄지는 사업이라면 속도도 완만하게 갈 수 있을거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정책적인 가이드라인 속에서 움직이는 거라고 볼 수 있고요. 제한된 시간이 있습니다."]

결국, 한 지역을 일군 임차인과 원주민은 개발이익만을 생각하는 재개발과 도시재생방식 앞에서는 여전히 이방인일 뿐입니다.

KBS 뉴스 조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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