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아라비카’가 사라진다?…커피의 멸종위기

입력 2019.01.28 (20:38) 수정 2019.01.28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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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조빛나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네, 오늘의 키워드 '커피의 멸종위기'입니다.

차의 나라 중국에서도 이젠 커피를 마신다고 하죠.

전 세계에서 하루에만 20억 잔 이상이 소비된다는데 지금 즐기고 있는 이 맛과 향을 얼마 후엔 누리지 못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아라비카를 비롯한 야생 커피종의 60%가 멸종 위기에 놓였기 때문인데요.

커피 원산지인 아프리카가 처한 심각한 상황부터 보시겠습니다.

아프리카 숲에서 자생하는 커피나무입니다.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인기높은 품종인 아라비카도 수천 년 전부터 이렇게 에티오피아 등지의 숲에서 자라다가 중남미나 아시아 등에서도 재배되면서 이른바 커피 벨트를 형성했죠.

아라비카 외에도수 지구상에 존재하는 야생 커피종은 백 스물 네 개인데요.

영국 큐 왕립식물원 과학자들이 아프리카 현장조사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모든 야생 커피종의 보존상태를 확인해 봤습니다.

우리나라도 멸종위기 1급, 2급 분류를 하잖아요.

세계자연보전연맹의 적색목록 분류에 따른 건데, 여기에 커피종을 대입해 봤더니 60%인 일흔 다섯 종이 멸종 위험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세계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아라비카종도 포함됐습니다.

커피나무 5종 가운데 3종꼴로 멸종 위험에 처했다는 건데 연구진은 식물의 일반적인 멸종 위험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론 데이비스/박사/영국 큐 왕립식물원 책임연구원 : "당장 모든 야생 커피 종이 멸종하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우리가 지금 한 종이라도 보존을 시작하지 않는다면 미래에는 급격히 줄어들 것입니다."]

[앵커]

아라비카 커피는 커피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워낙 광고에도 많이 등장하고 해서 익숙한 이름인데, 이런 상황이었군요.

원인은 뭔가요?

[기자]

기후변화 때문입니다.

기온이 높아지면서 가뭄과 질병 발생도 잦아지고 있거든요.

유엔환경계획은 지금 추세라면 이번 세기에 지구 온도가 3도 정도 상승하고 이후에도 계속해서 온도가 높아질 거라고 예상했는데 커피 열매가 취약한 조건이 다 일어나고 있는 상황인 겁니다.

아라비카 종은 특히나 생산조건이 까다로워서 평균 2도 정도의 변화로도 품질이 크게 떨어진다고 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기후변화로 야생 커피나무들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이야기군요.

[기자]

그렇죠, 그런데 이번 연구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야생 커피나무의 중요성 때문입니다.

몇년 전부터 남미 콜롬비아같은 세계 주요 커피산지에서 커피 생산이 줄고 있다, 커피 나무가 병에 걸렸다 이런 보도를 많이 접하셨을 겁니다.

기후변화를 피할 수 없다면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품종을 개발해야겠죠,

이때 필요한 게 원래 품종의 유전자인데, 바로 이 야생 커피나무가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 야생 커피나무 3분의 1가량은 보호를 받고 있지도 않았고, 절반 가까운 품종의 씨앗은 보관도 안 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앵커]

커피의 유전자원이 위기에 처했다니 큰일인데요.

세계 곳곳에서 재배되는 커피나무들은 앞서도 말씀하셨지만 이미 상당한 위험을 겪고 있잖아요.

[기자]

네, 2050년까지 세계 커피 수요는 2배 증가하지만 정작 커피를 재배할 수 있는 땅은 40%가량만 남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윱니다.

2016년 세계 2위커피생산국 베트남은 최악의 가뭄으로 중부 지역 커피 재배지 2만 헥타르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리 반 흐엉/베트남 커피 농부 : "수분이 부족하니까 커피콩이 작아도 너무 작아요. 생산량이 상당히 줄었지요."]

커피 생산 세계 1위인 브라질도 가뭄으로 최근 몇 년간 커피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정부가 커피를 수입해야 한다고 발표한 적도 있죠.

특히 커피나무의 잎을 말라 죽게 하는 곰팡이, 녹병도 전 세계 커피 농가에 큰 타격을 주고 있는데요.

이 병으로 2012년과 2013년 중미지역에선 커피생산이 15%줄어 미국의 커피 값이 33%오르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병충해에 약한 아라비카종 재배를 포기하려는 시도도 있었습니다.

[로베르토 벨레스/콜롬비아 커피 생산자협회장/지난해 : "'아라비카' 대신 '로부스타'를 대체 품종으로 재배하려는 대규모 다국적 기업들이 있습니다."]

[앵커]

커피 품질도 낮아지는데 가격까지 오르는 상황은 정말 생각하기도 싫은데요.

[기자]

네, 그래서 커피 업계가 나서 어떻게 하면 기후변화에 적응한 품질 좋은 커피를 생산할 수 있을 지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스타벅스가 2013년 사들인 코스타리카 농장입니다.

새로운 커피품종을 개발하고 재배기술, 품질을 테스트하고 있는데요.

스타벅스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10억 달리 투자 펀드까지 만들었고요.

[스타벅스 유튜브 : "코스타리카 농장은 새로운 커피나무 연구와 개발을 위한 거대한 학습 센터입니다."]

커피 산업 관련 업체들의 컨소시엄인 월드 커피 리서치도 1800만 달러 커피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통해 20개국 1100개 농장에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야생 커피종 보호도 중요할 텐데, 에티오피아는 최근 아라비카 커피종 보호 구역을 새로 설정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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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28 20:46:52
    • 수정2019-01-28 20:5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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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조빛나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네, 오늘의 키워드 '커피의 멸종위기'입니다.

차의 나라 중국에서도 이젠 커피를 마신다고 하죠.

전 세계에서 하루에만 20억 잔 이상이 소비된다는데 지금 즐기고 있는 이 맛과 향을 얼마 후엔 누리지 못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아라비카를 비롯한 야생 커피종의 60%가 멸종 위기에 놓였기 때문인데요.

커피 원산지인 아프리카가 처한 심각한 상황부터 보시겠습니다.

아프리카 숲에서 자생하는 커피나무입니다.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인기높은 품종인 아라비카도 수천 년 전부터 이렇게 에티오피아 등지의 숲에서 자라다가 중남미나 아시아 등에서도 재배되면서 이른바 커피 벨트를 형성했죠.

아라비카 외에도수 지구상에 존재하는 야생 커피종은 백 스물 네 개인데요.

영국 큐 왕립식물원 과학자들이 아프리카 현장조사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모든 야생 커피종의 보존상태를 확인해 봤습니다.

우리나라도 멸종위기 1급, 2급 분류를 하잖아요.

세계자연보전연맹의 적색목록 분류에 따른 건데, 여기에 커피종을 대입해 봤더니 60%인 일흔 다섯 종이 멸종 위험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세계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아라비카종도 포함됐습니다.

커피나무 5종 가운데 3종꼴로 멸종 위험에 처했다는 건데 연구진은 식물의 일반적인 멸종 위험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론 데이비스/박사/영국 큐 왕립식물원 책임연구원 : "당장 모든 야생 커피 종이 멸종하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우리가 지금 한 종이라도 보존을 시작하지 않는다면 미래에는 급격히 줄어들 것입니다."]

[앵커]

아라비카 커피는 커피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워낙 광고에도 많이 등장하고 해서 익숙한 이름인데, 이런 상황이었군요.

원인은 뭔가요?

[기자]

기후변화 때문입니다.

기온이 높아지면서 가뭄과 질병 발생도 잦아지고 있거든요.

유엔환경계획은 지금 추세라면 이번 세기에 지구 온도가 3도 정도 상승하고 이후에도 계속해서 온도가 높아질 거라고 예상했는데 커피 열매가 취약한 조건이 다 일어나고 있는 상황인 겁니다.

아라비카 종은 특히나 생산조건이 까다로워서 평균 2도 정도의 변화로도 품질이 크게 떨어진다고 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기후변화로 야생 커피나무들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이야기군요.

[기자]

그렇죠, 그런데 이번 연구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야생 커피나무의 중요성 때문입니다.

몇년 전부터 남미 콜롬비아같은 세계 주요 커피산지에서 커피 생산이 줄고 있다, 커피 나무가 병에 걸렸다 이런 보도를 많이 접하셨을 겁니다.

기후변화를 피할 수 없다면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품종을 개발해야겠죠,

이때 필요한 게 원래 품종의 유전자인데, 바로 이 야생 커피나무가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 야생 커피나무 3분의 1가량은 보호를 받고 있지도 않았고, 절반 가까운 품종의 씨앗은 보관도 안 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앵커]

커피의 유전자원이 위기에 처했다니 큰일인데요.

세계 곳곳에서 재배되는 커피나무들은 앞서도 말씀하셨지만 이미 상당한 위험을 겪고 있잖아요.

[기자]

네, 2050년까지 세계 커피 수요는 2배 증가하지만 정작 커피를 재배할 수 있는 땅은 40%가량만 남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윱니다.

2016년 세계 2위커피생산국 베트남은 최악의 가뭄으로 중부 지역 커피 재배지 2만 헥타르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리 반 흐엉/베트남 커피 농부 : "수분이 부족하니까 커피콩이 작아도 너무 작아요. 생산량이 상당히 줄었지요."]

커피 생산 세계 1위인 브라질도 가뭄으로 최근 몇 년간 커피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정부가 커피를 수입해야 한다고 발표한 적도 있죠.

특히 커피나무의 잎을 말라 죽게 하는 곰팡이, 녹병도 전 세계 커피 농가에 큰 타격을 주고 있는데요.

이 병으로 2012년과 2013년 중미지역에선 커피생산이 15%줄어 미국의 커피 값이 33%오르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병충해에 약한 아라비카종 재배를 포기하려는 시도도 있었습니다.

[로베르토 벨레스/콜롬비아 커피 생산자협회장/지난해 : "'아라비카' 대신 '로부스타'를 대체 품종으로 재배하려는 대규모 다국적 기업들이 있습니다."]

[앵커]

커피 품질도 낮아지는데 가격까지 오르는 상황은 정말 생각하기도 싫은데요.

[기자]

네, 그래서 커피 업계가 나서 어떻게 하면 기후변화에 적응한 품질 좋은 커피를 생산할 수 있을 지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스타벅스가 2013년 사들인 코스타리카 농장입니다.

새로운 커피품종을 개발하고 재배기술, 품질을 테스트하고 있는데요.

스타벅스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10억 달리 투자 펀드까지 만들었고요.

[스타벅스 유튜브 : "코스타리카 농장은 새로운 커피나무 연구와 개발을 위한 거대한 학습 센터입니다."]

커피 산업 관련 업체들의 컨소시엄인 월드 커피 리서치도 1800만 달러 커피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통해 20개국 1100개 농장에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야생 커피종 보호도 중요할 텐데, 에티오피아는 최근 아라비카 커피종 보호 구역을 새로 설정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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