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프랑스 ‘노란 조끼’ 시위 11주째…돌파구 없나?

입력 2019.01.30 (18:07) 수정 2019.01.30 (18:1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지난해 11월, 유류세 인상으로 촉발된 노란 조끼 시위가 프랑스 사회를 말 그대로 뒤흔들어 놓았죠.

요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답변]

지난 주말에도 프랑스 전역에서는 '노란 조끼' 시위가 열렸습니다.

벌써 11주째, 석 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한편에서는 이러한 분열과 갈등을 끝내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습니다.

지난 일요일 프랑스 파리 시냅니다.

곳곳에서 붉은색 스카프와 외투, 모자 등을 착용한 사람들이 눈에 띄는데요.

사람들이 "폭력은 그만"이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거리를 행진합니다.

['붉은 스카프' 시위 참가자 : "폭력을 멈춰야 합니다. 현재 여기저기서 의견이 분분한데, 결과에 따라 모두 진정하고 이 폭력 시위를 끝내야 합니다."]

현지 경찰 추산, 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거리에 나왔는데요.

이들은 노란 조끼 시위가 폭력 시위로 변질되는 것을 규탄하기 위해 참석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앵커]

대부분은 평화 시위를 하는데, 일부 시위대가 과격한 행동을 보여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죠?

[답변]

맞습니다.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기물을 파손하거나 약탈과 방화 등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에 열린 노란 조끼 시위 현장입니다.

사람들이 화염병을 던지자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해 진압에 나섭니다.

시위가 격렬해지면서 한 남성이 눈에 고무탄을 맞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는데요,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석 달 동안 10여 명이 숨지고 천7백 명 이상 다쳤습니다.

[장-미셸 블랑케/프랑스 교육부 장관 : "모두가 (노란 조끼) 시위를 지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문제에 대해 시민들의 의견이 두 갈래로 갈리고 있습니다. 물론 폭력 시위는 없어야 합니다."]

현장을 취재하려는 기자들도 수난을 당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30여 명의 취재진이 폭행을 당했다고 르 몽드가 전했습니다.

[앵커]

노란 조끼 시위가 장기화 화면서 프랑스 경기가 위축되고 있죠.

정부와 시민들이 우려하는 점도 이런 부분이죠?

[답변]

네, 항의 시위가 과격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파리 중심부인 샹젤리제를 따라 상점들이 문을 닫고 있고요.

관광객들의 발길 또한 끊겼습니다.

최근 3개월 동안 파리행 국제선 항공편 예약이 6.8% 감소했고, 관광객 수는 4.2% 줄었습니다.

이에 따른 상점과 음식점 등이 입은 피해액이 20억 유로, 2조 5천억 원이 넘습니다.

[실비 필리피/상점 주인 : "파리나 다른 도시에서 일어난 일을 보고나니 저도 피해를 볼까 무서워요. 이 상황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은 오히려 저희입니다."]

건설과 운송, 식품 등 수많은 분야에서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도 5만 8천여 명에 달합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해 4분기 경제 성장률을 1.7%에서 1.5%로 낮췄습니다.

[앵커]

그런데 마크롱 대통령이 백기를 들었잖아요.

유류세 인상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는데, 노란 조끼 시위대가 계속 집회를 여는 이유가 뭔가요?

[답변]

이번 시위는 마크롱 정부가 그동안 추진한 정책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경제를 살리겠다며 부유세를 폐지했는데, 서민들의 분노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됐습니다.

한 통계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중간소득의 60% 이하를 버는 빈곤층은 9백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4%에 해당합니다.

충격적인 사실은 이 가운데 3분의 1이 어린이 입니다.

또한 월 소득이 855유로, 백만 원 남짓 버는 사람들이 5백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노엄 레앙드리/프랑스 불평등 관측소 대표 : "한 부모 가정이나 시간제로 일하는 가난한 노동자들이 취업과 실업을 번갈아 하는, 이런 새로운 현상들에 대한 정부의 느린 대처로 빈곤선 이하 비율을 떨어뜨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실제, 노란 조끼를 입고 거리에 나서는 사람들은 대부분 저소득층과 소상공인들인데요.

이들은 부유세와 연금, 고용 등 경제 전반으로 의제를 확대하며 마크롱 퇴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브리스/노란 조끼 시위 참가자 : "저는 166만 원을 버는데 140만 원이 생활비로 나가요. 심지어 이건 식비와 아들의 학교 준비물 비용도 빠진 금액입니다. 이런 식으로 어떻게 살죠? 이건 사는 게 아닙니다."]

[앵커]

부유세에 대한 마크롱 대통령의 입장은 뭡니까?

[답변]

마크롱 대통령은 폐지했던 부유세에 대해서는 양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대신 다른 대책을 내놨는데, 성난 민심을 수습하기엔 너무 늦었다는 지적입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5일부터 소도시를 돌며 사회적 대토론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두 달간 다양한 의견을 청취한 뒤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마크롱/프랑스 대통령 : "같은 재능과 꿈을 가진 두 명의 프랑스 아이들이 각자 다른 집에서 태어나고 다른 환경에서 자라나는 이유로 동등한 성공의 기회를 가지지 못합니다. 이것에 대해 우리는 분노하는 것이며 이것은 재정 문제가 아닙니다."]

마크롱 정부는 올해 최저 임금 인상도 단행했습니다.

월 192만 원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약 7% 올랐습니다.

뿐만 아니라 연말 상여금을 지급하고 거주세 폐지도 약속했습니다.

환영하는 분위기도 있지만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일련의 정책을 시행할 경우 GDP 대비 내년 재정적자 규모가 2.8%에서 3.4%로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한편, 최근 노란 조끼 시위는 정치 세력화되고 있습니다.

유럽의회 선거에 후보자를 내겠다고 한 데 이어 신당 창당을 선언했는데요.

프랑스 정치 지형을 통째로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 경제] 프랑스 ‘노란 조끼’ 시위 11주째…돌파구 없나?
    • 입력 2019-01-30 18:12:58
    • 수정2019-01-30 18:18:09
    통합뉴스룸ET
[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지난해 11월, 유류세 인상으로 촉발된 노란 조끼 시위가 프랑스 사회를 말 그대로 뒤흔들어 놓았죠.

요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답변]

지난 주말에도 프랑스 전역에서는 '노란 조끼' 시위가 열렸습니다.

벌써 11주째, 석 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한편에서는 이러한 분열과 갈등을 끝내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습니다.

지난 일요일 프랑스 파리 시냅니다.

곳곳에서 붉은색 스카프와 외투, 모자 등을 착용한 사람들이 눈에 띄는데요.

사람들이 "폭력은 그만"이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거리를 행진합니다.

['붉은 스카프' 시위 참가자 : "폭력을 멈춰야 합니다. 현재 여기저기서 의견이 분분한데, 결과에 따라 모두 진정하고 이 폭력 시위를 끝내야 합니다."]

현지 경찰 추산, 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거리에 나왔는데요.

이들은 노란 조끼 시위가 폭력 시위로 변질되는 것을 규탄하기 위해 참석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앵커]

대부분은 평화 시위를 하는데, 일부 시위대가 과격한 행동을 보여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죠?

[답변]

맞습니다.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기물을 파손하거나 약탈과 방화 등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에 열린 노란 조끼 시위 현장입니다.

사람들이 화염병을 던지자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해 진압에 나섭니다.

시위가 격렬해지면서 한 남성이 눈에 고무탄을 맞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는데요,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석 달 동안 10여 명이 숨지고 천7백 명 이상 다쳤습니다.

[장-미셸 블랑케/프랑스 교육부 장관 : "모두가 (노란 조끼) 시위를 지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문제에 대해 시민들의 의견이 두 갈래로 갈리고 있습니다. 물론 폭력 시위는 없어야 합니다."]

현장을 취재하려는 기자들도 수난을 당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30여 명의 취재진이 폭행을 당했다고 르 몽드가 전했습니다.

[앵커]

노란 조끼 시위가 장기화 화면서 프랑스 경기가 위축되고 있죠.

정부와 시민들이 우려하는 점도 이런 부분이죠?

[답변]

네, 항의 시위가 과격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파리 중심부인 샹젤리제를 따라 상점들이 문을 닫고 있고요.

관광객들의 발길 또한 끊겼습니다.

최근 3개월 동안 파리행 국제선 항공편 예약이 6.8% 감소했고, 관광객 수는 4.2% 줄었습니다.

이에 따른 상점과 음식점 등이 입은 피해액이 20억 유로, 2조 5천억 원이 넘습니다.

[실비 필리피/상점 주인 : "파리나 다른 도시에서 일어난 일을 보고나니 저도 피해를 볼까 무서워요. 이 상황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은 오히려 저희입니다."]

건설과 운송, 식품 등 수많은 분야에서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도 5만 8천여 명에 달합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해 4분기 경제 성장률을 1.7%에서 1.5%로 낮췄습니다.

[앵커]

그런데 마크롱 대통령이 백기를 들었잖아요.

유류세 인상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는데, 노란 조끼 시위대가 계속 집회를 여는 이유가 뭔가요?

[답변]

이번 시위는 마크롱 정부가 그동안 추진한 정책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경제를 살리겠다며 부유세를 폐지했는데, 서민들의 분노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됐습니다.

한 통계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중간소득의 60% 이하를 버는 빈곤층은 9백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4%에 해당합니다.

충격적인 사실은 이 가운데 3분의 1이 어린이 입니다.

또한 월 소득이 855유로, 백만 원 남짓 버는 사람들이 5백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노엄 레앙드리/프랑스 불평등 관측소 대표 : "한 부모 가정이나 시간제로 일하는 가난한 노동자들이 취업과 실업을 번갈아 하는, 이런 새로운 현상들에 대한 정부의 느린 대처로 빈곤선 이하 비율을 떨어뜨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실제, 노란 조끼를 입고 거리에 나서는 사람들은 대부분 저소득층과 소상공인들인데요.

이들은 부유세와 연금, 고용 등 경제 전반으로 의제를 확대하며 마크롱 퇴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브리스/노란 조끼 시위 참가자 : "저는 166만 원을 버는데 140만 원이 생활비로 나가요. 심지어 이건 식비와 아들의 학교 준비물 비용도 빠진 금액입니다. 이런 식으로 어떻게 살죠? 이건 사는 게 아닙니다."]

[앵커]

부유세에 대한 마크롱 대통령의 입장은 뭡니까?

[답변]

마크롱 대통령은 폐지했던 부유세에 대해서는 양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대신 다른 대책을 내놨는데, 성난 민심을 수습하기엔 너무 늦었다는 지적입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5일부터 소도시를 돌며 사회적 대토론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두 달간 다양한 의견을 청취한 뒤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마크롱/프랑스 대통령 : "같은 재능과 꿈을 가진 두 명의 프랑스 아이들이 각자 다른 집에서 태어나고 다른 환경에서 자라나는 이유로 동등한 성공의 기회를 가지지 못합니다. 이것에 대해 우리는 분노하는 것이며 이것은 재정 문제가 아닙니다."]

마크롱 정부는 올해 최저 임금 인상도 단행했습니다.

월 192만 원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약 7% 올랐습니다.

뿐만 아니라 연말 상여금을 지급하고 거주세 폐지도 약속했습니다.

환영하는 분위기도 있지만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일련의 정책을 시행할 경우 GDP 대비 내년 재정적자 규모가 2.8%에서 3.4%로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한편, 최근 노란 조끼 시위는 정치 세력화되고 있습니다.

유럽의회 선거에 후보자를 내겠다고 한 데 이어 신당 창당을 선언했는데요.

프랑스 정치 지형을 통째로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