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과 다른 ‘위력·피해자 다움’ 판단…판결 뒤집힌 이유는?

입력 2019.02.01 (21:03) 수정 2019.02.01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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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재판의 핵심은 안희정 전 지사의 위력, 즉 지위나 권세가 행사됐느냐 여부였죠.

위력이 행사돼야 성폭행이 성립됩니다.

​이에 대한 1심과 2심의 판단은 정반대였습니다.

항소심은 이른바 성인지 감수성에 충실한 판단으로 해석되는데요.

어떤 이유로 1심이 뒤집힌 건지, 김유대 기자가 설명해드립니다.

[리포트]

"위력은 있었지만, 행사하진 않았다"

1심 재판부가 안희정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이유였습니다.

도지사와 수행비서, 상하관계를 이용해 성폭행한 게 아니란 겁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달랐습니다.

위력이 존재하는 건 물론, 위력을 행사했고, 그 결과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억압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지위나 권세 같은 무형적 위력뿐 아니라 물리적 힘까지 동원됐다고 봤습니다.

[정혜선/변호사/피해자 변호인 : "위력이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되고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지, 이와 같은 행위를 우리 사회가 어떻게 바라보고 처벌해야 하는지를 다시 한 번 짚어준 판결입니다."]

안 전 지사가 위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본 1심 판결 근거 중 하나는 피해자가 피해자답지 못했다는 것, 항소심은 이 논리도 잘못됐다고 봤습니다.

"씻고 오라"는 말에 저항이 없었던 건, 수행비서로서 거절하기가 어려웠던 것이고, 사건 전후 친근감 있게 주고받았다는 이모티콘 등 메시지는 젊은 사람들이 특별한 의미 없이 사용하는 표현일 뿐이라고 했습니다.

피해자답지 않아 피해자로 보기 어렵다는 건 정형화되고 편협한 관점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1심에서 전부 인정되지 않았던 피해자 김지은 씨의 진술도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안 전 지사를 무고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지어냈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했습니다.

1심은 첫 성폭행 이후 곧바로 피해를 알리지 않은 이유도 의심스럽다고 판단했지만, 항소심은 비서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봤습니다.

KBS 뉴스 김유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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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심과 다른 ‘위력·피해자 다움’ 판단…판결 뒤집힌 이유는?
    • 입력 2019-02-01 21:05:30
    • 수정2019-02-01 21:4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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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재판의 핵심은 안희정 전 지사의 위력, 즉 지위나 권세가 행사됐느냐 여부였죠.

위력이 행사돼야 성폭행이 성립됩니다.

​이에 대한 1심과 2심의 판단은 정반대였습니다.

항소심은 이른바 성인지 감수성에 충실한 판단으로 해석되는데요.

어떤 이유로 1심이 뒤집힌 건지, 김유대 기자가 설명해드립니다.

[리포트]

"위력은 있었지만, 행사하진 않았다"

1심 재판부가 안희정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이유였습니다.

도지사와 수행비서, 상하관계를 이용해 성폭행한 게 아니란 겁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달랐습니다.

위력이 존재하는 건 물론, 위력을 행사했고, 그 결과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억압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지위나 권세 같은 무형적 위력뿐 아니라 물리적 힘까지 동원됐다고 봤습니다.

[정혜선/변호사/피해자 변호인 : "위력이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되고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지, 이와 같은 행위를 우리 사회가 어떻게 바라보고 처벌해야 하는지를 다시 한 번 짚어준 판결입니다."]

안 전 지사가 위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본 1심 판결 근거 중 하나는 피해자가 피해자답지 못했다는 것, 항소심은 이 논리도 잘못됐다고 봤습니다.

"씻고 오라"는 말에 저항이 없었던 건, 수행비서로서 거절하기가 어려웠던 것이고, 사건 전후 친근감 있게 주고받았다는 이모티콘 등 메시지는 젊은 사람들이 특별한 의미 없이 사용하는 표현일 뿐이라고 했습니다.

피해자답지 않아 피해자로 보기 어렵다는 건 정형화되고 편협한 관점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1심에서 전부 인정되지 않았던 피해자 김지은 씨의 진술도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안 전 지사를 무고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지어냈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했습니다.

1심은 첫 성폭행 이후 곧바로 피해를 알리지 않은 이유도 의심스럽다고 판단했지만, 항소심은 비서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봤습니다.

KBS 뉴스 김유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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