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야생동물 밀렵에 불법 벌목까지…백두대간 ‘몸살’
입력 2019.02.01 (21:19)
수정 2019.02.01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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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반도 생태계의 보고인 백두대간이 신음하고 있습니다.
야생동물 밀렵꾼이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약용 식물을 채취하려고 수십 년 된 나무들을 마구 베내는 불법 벌목도 심각합니다.
현장K, 정면구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발 750미터, 백두대간 자락의 야산입니다.
등산로조차 없는 깊은 산 속을 오른 지 1시간여, 심하게 훼손된 고라니 사체가 눈에 띕니다.
밀렵꾼이 설치한 올무에 걸려 죽은 겁니다.
굵은 쇠줄의 올무는 심하게 꼬여 있습니다.
[김성호/한반도생태계연구소 조사팀장 : "(올무가) 꼬일 정도면 (고라니가) 엄청 힘들고 고통스럽게 죽은 것 같습니다."]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보이는 너구리도 발견됩니다.
올무에 걸린 너구리가 쓸모 없다고 판단해 버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주변을 살펴보니 누군가 만든 기다란 나무 막대 2개가 보입니다.
올무에 걸린 멧돼지가 살아있을 때 쓰는 이른바 '돼지창'입니다.
[김성호/한반도생태계연구소 조사팀장 : "창을 꽂아야 해요. 창을 꽂고 (멧돼지가) 걸렸으면 이런 식으로 찌르죠. 이렇게."]
피가 묻어있는 점으로 미뤄 여러 차례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밀렵 뿐만이 아닙니다.
높이 20미터가 넘는 아름드리 나무가 넘어져 있습니다.
어림잡아 수십 년이 된 이 나무는 바람 등에 의해 자연적으로 쓰러진 게 아닙니다.
나무를 자세히 보면 예리하게 잘린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 톱 같은 장비를 이용해 잘라낸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름 50센티미터 정도의 나무엔 겨우살이를 뜯은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나무 높은 곳에 기생하는 겨우살이는 약용식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강선/동북아생태환경연합 회장 : "나무를 다 벤단 말이야. 왜냐하면 (겨우살이가) 높은 데 자생하기 때문에 위험하잖아. 올라가기는."]
이렇게 쓰러져 있는 나무가 한두 그루가 아닙니다.
["활엽수, 이런 참나무류에 많이 서식하기 때문에 이렇게 훼손하는 건 생태적으로도 굉장히 심각하죠."]
돼지창을 동원한 야생 동물 밀렵부터 겨우살이 불법 채취를 위한 난벌까지, 백두대간 곳곳이 멍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면구입니다.
한반도 생태계의 보고인 백두대간이 신음하고 있습니다.
야생동물 밀렵꾼이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약용 식물을 채취하려고 수십 년 된 나무들을 마구 베내는 불법 벌목도 심각합니다.
현장K, 정면구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발 750미터, 백두대간 자락의 야산입니다.
등산로조차 없는 깊은 산 속을 오른 지 1시간여, 심하게 훼손된 고라니 사체가 눈에 띕니다.
밀렵꾼이 설치한 올무에 걸려 죽은 겁니다.
굵은 쇠줄의 올무는 심하게 꼬여 있습니다.
[김성호/한반도생태계연구소 조사팀장 : "(올무가) 꼬일 정도면 (고라니가) 엄청 힘들고 고통스럽게 죽은 것 같습니다."]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보이는 너구리도 발견됩니다.
올무에 걸린 너구리가 쓸모 없다고 판단해 버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주변을 살펴보니 누군가 만든 기다란 나무 막대 2개가 보입니다.
올무에 걸린 멧돼지가 살아있을 때 쓰는 이른바 '돼지창'입니다.
[김성호/한반도생태계연구소 조사팀장 : "창을 꽂아야 해요. 창을 꽂고 (멧돼지가) 걸렸으면 이런 식으로 찌르죠. 이렇게."]
피가 묻어있는 점으로 미뤄 여러 차례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밀렵 뿐만이 아닙니다.
높이 20미터가 넘는 아름드리 나무가 넘어져 있습니다.
어림잡아 수십 년이 된 이 나무는 바람 등에 의해 자연적으로 쓰러진 게 아닙니다.
나무를 자세히 보면 예리하게 잘린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 톱 같은 장비를 이용해 잘라낸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름 50센티미터 정도의 나무엔 겨우살이를 뜯은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나무 높은 곳에 기생하는 겨우살이는 약용식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강선/동북아생태환경연합 회장 : "나무를 다 벤단 말이야. 왜냐하면 (겨우살이가) 높은 데 자생하기 때문에 위험하잖아. 올라가기는."]
이렇게 쓰러져 있는 나무가 한두 그루가 아닙니다.
["활엽수, 이런 참나무류에 많이 서식하기 때문에 이렇게 훼손하는 건 생태적으로도 굉장히 심각하죠."]
돼지창을 동원한 야생 동물 밀렵부터 겨우살이 불법 채취를 위한 난벌까지, 백두대간 곳곳이 멍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면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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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19-02-01 21:4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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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생태계의 보고인 백두대간이 신음하고 있습니다.
야생동물 밀렵꾼이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약용 식물을 채취하려고 수십 년 된 나무들을 마구 베내는 불법 벌목도 심각합니다.
현장K, 정면구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발 750미터, 백두대간 자락의 야산입니다.
등산로조차 없는 깊은 산 속을 오른 지 1시간여, 심하게 훼손된 고라니 사체가 눈에 띕니다.
밀렵꾼이 설치한 올무에 걸려 죽은 겁니다.
굵은 쇠줄의 올무는 심하게 꼬여 있습니다.
[김성호/한반도생태계연구소 조사팀장 : "(올무가) 꼬일 정도면 (고라니가) 엄청 힘들고 고통스럽게 죽은 것 같습니다."]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보이는 너구리도 발견됩니다.
올무에 걸린 너구리가 쓸모 없다고 판단해 버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주변을 살펴보니 누군가 만든 기다란 나무 막대 2개가 보입니다.
올무에 걸린 멧돼지가 살아있을 때 쓰는 이른바 '돼지창'입니다.
[김성호/한반도생태계연구소 조사팀장 : "창을 꽂아야 해요. 창을 꽂고 (멧돼지가) 걸렸으면 이런 식으로 찌르죠. 이렇게."]
피가 묻어있는 점으로 미뤄 여러 차례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밀렵 뿐만이 아닙니다.
높이 20미터가 넘는 아름드리 나무가 넘어져 있습니다.
어림잡아 수십 년이 된 이 나무는 바람 등에 의해 자연적으로 쓰러진 게 아닙니다.
나무를 자세히 보면 예리하게 잘린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 톱 같은 장비를 이용해 잘라낸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름 50센티미터 정도의 나무엔 겨우살이를 뜯은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나무 높은 곳에 기생하는 겨우살이는 약용식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강선/동북아생태환경연합 회장 : "나무를 다 벤단 말이야. 왜냐하면 (겨우살이가) 높은 데 자생하기 때문에 위험하잖아. 올라가기는."]
이렇게 쓰러져 있는 나무가 한두 그루가 아닙니다.
["활엽수, 이런 참나무류에 많이 서식하기 때문에 이렇게 훼손하는 건 생태적으로도 굉장히 심각하죠."]
돼지창을 동원한 야생 동물 밀렵부터 겨우살이 불법 채취를 위한 난벌까지, 백두대간 곳곳이 멍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면구입니다.
한반도 생태계의 보고인 백두대간이 신음하고 있습니다.
야생동물 밀렵꾼이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약용 식물을 채취하려고 수십 년 된 나무들을 마구 베내는 불법 벌목도 심각합니다.
현장K, 정면구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발 750미터, 백두대간 자락의 야산입니다.
등산로조차 없는 깊은 산 속을 오른 지 1시간여, 심하게 훼손된 고라니 사체가 눈에 띕니다.
밀렵꾼이 설치한 올무에 걸려 죽은 겁니다.
굵은 쇠줄의 올무는 심하게 꼬여 있습니다.
[김성호/한반도생태계연구소 조사팀장 : "(올무가) 꼬일 정도면 (고라니가) 엄청 힘들고 고통스럽게 죽은 것 같습니다."]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보이는 너구리도 발견됩니다.
올무에 걸린 너구리가 쓸모 없다고 판단해 버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주변을 살펴보니 누군가 만든 기다란 나무 막대 2개가 보입니다.
올무에 걸린 멧돼지가 살아있을 때 쓰는 이른바 '돼지창'입니다.
[김성호/한반도생태계연구소 조사팀장 : "창을 꽂아야 해요. 창을 꽂고 (멧돼지가) 걸렸으면 이런 식으로 찌르죠. 이렇게."]
피가 묻어있는 점으로 미뤄 여러 차례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밀렵 뿐만이 아닙니다.
높이 20미터가 넘는 아름드리 나무가 넘어져 있습니다.
어림잡아 수십 년이 된 이 나무는 바람 등에 의해 자연적으로 쓰러진 게 아닙니다.
나무를 자세히 보면 예리하게 잘린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 톱 같은 장비를 이용해 잘라낸 것으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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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높은 곳에 기생하는 겨우살이는 약용식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강선/동북아생태환경연합 회장 : "나무를 다 벤단 말이야. 왜냐하면 (겨우살이가) 높은 데 자생하기 때문에 위험하잖아. 올라가기는."]
이렇게 쓰러져 있는 나무가 한두 그루가 아닙니다.
["활엽수, 이런 참나무류에 많이 서식하기 때문에 이렇게 훼손하는 건 생태적으로도 굉장히 심각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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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구 기자 ni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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