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신인에게 ‘기울어진 운동장’…법개정에 미적

입력 2019.02.06 (07:20) 수정 2019.02.06 (08:1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지금 정치권에서는 불신을 받고 있는 우리 정치의 근본적 개혁을 위해 정치의 '룰'을 바꾸자는 논의가 한창입니다.

국회의원 선출 방식부터 정당과 정치자금 제도까지 모든 것이 논의 대상입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정치신인에게 문을 넓혀줄 수 있는 법 개정인데요.

적극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을까요?

조태흠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회에 입성하지 못한 정당 지역위원장의 주요 일과는 주민들을 만나는 겁니다.

현역 의원이 아니면 이렇게 발품을 팔거나 의례적 내용의 문자를 보내는 정도만이 법이 허용한 홍보수단의 전부입니다.

정치활동 후원금도 선거 넉 달 전부터만 모을 수 있습니다.

[강희용/원외 지역위원장 : "비용을, 정상적인 후원 창구가 없기 때문에 이걸 오로지 다 전액 자비로 써야 되는, 그런 부담을…"]

故 노회찬 의원같은 스타 정치인도 국회의원 배지를 뗀 원외 정치인이었을 때 문제가 비극으로 이어졌습니다.

전국적 인지도에 후원을 자처하는 지지자도 많았지만 합법적으로 정치 비용을 모금할 수 없는 '원외'의 족쇄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김관영/바른미래당 원내대표/지난해 7월 : "합법적인 방법으로 모금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원외정치인들이 은밀한 자금수수의 유혹에…"]

원외 정치인, 특히 인지도 낮은 정치 신인에게 현행 정치 관계법은 '기울어진 운동장'입니다.

후원금 뿐 아니라 지역 사무실 운영이나 의정보고서 배포 등이 모두 금지돼 있습니다.

일종의 현역 기득권이 법으로 보장된 셈입니다.

이를 바꿔야 한다는 여론에 현재 국회에선 원외 정치인도 사무실과 직원을 둘 수 있고 후원금도 모을 수 있도록 정당법과 정치자금법 개정을 논의 중입니다.

그런데 문제 의식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논의에 진척은 없습니다.

[우원식/더불어민주당 의원/관련 법안 발의 : "경쟁자한테 사무실과 활동할 수 있는 정치자금을 모으라고 허가해 주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현역 국회의원들의 기득권을 해치는 법이죠."]

정치 제도 개혁 문제가 현역 의원들의 '밥그릇'이 달린 선거제도 논의에 밀려 주목받지 못하고 지지부지한 현실이 우리 정치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이유를 보여주는 건 아닌지 국민들은 묻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태흠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정치 신인에게 ‘기울어진 운동장’…법개정에 미적
    • 입력 2019-02-06 07:24:24
    • 수정2019-02-06 08:13:38
    뉴스광장
[앵커]

지금 정치권에서는 불신을 받고 있는 우리 정치의 근본적 개혁을 위해 정치의 '룰'을 바꾸자는 논의가 한창입니다.

국회의원 선출 방식부터 정당과 정치자금 제도까지 모든 것이 논의 대상입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정치신인에게 문을 넓혀줄 수 있는 법 개정인데요.

적극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을까요?

조태흠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회에 입성하지 못한 정당 지역위원장의 주요 일과는 주민들을 만나는 겁니다.

현역 의원이 아니면 이렇게 발품을 팔거나 의례적 내용의 문자를 보내는 정도만이 법이 허용한 홍보수단의 전부입니다.

정치활동 후원금도 선거 넉 달 전부터만 모을 수 있습니다.

[강희용/원외 지역위원장 : "비용을, 정상적인 후원 창구가 없기 때문에 이걸 오로지 다 전액 자비로 써야 되는, 그런 부담을…"]

故 노회찬 의원같은 스타 정치인도 국회의원 배지를 뗀 원외 정치인이었을 때 문제가 비극으로 이어졌습니다.

전국적 인지도에 후원을 자처하는 지지자도 많았지만 합법적으로 정치 비용을 모금할 수 없는 '원외'의 족쇄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김관영/바른미래당 원내대표/지난해 7월 : "합법적인 방법으로 모금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원외정치인들이 은밀한 자금수수의 유혹에…"]

원외 정치인, 특히 인지도 낮은 정치 신인에게 현행 정치 관계법은 '기울어진 운동장'입니다.

후원금 뿐 아니라 지역 사무실 운영이나 의정보고서 배포 등이 모두 금지돼 있습니다.

일종의 현역 기득권이 법으로 보장된 셈입니다.

이를 바꿔야 한다는 여론에 현재 국회에선 원외 정치인도 사무실과 직원을 둘 수 있고 후원금도 모을 수 있도록 정당법과 정치자금법 개정을 논의 중입니다.

그런데 문제 의식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논의에 진척은 없습니다.

[우원식/더불어민주당 의원/관련 법안 발의 : "경쟁자한테 사무실과 활동할 수 있는 정치자금을 모으라고 허가해 주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현역 국회의원들의 기득권을 해치는 법이죠."]

정치 제도 개혁 문제가 현역 의원들의 '밥그릇'이 달린 선거제도 논의에 밀려 주목받지 못하고 지지부지한 현실이 우리 정치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이유를 보여주는 건 아닌지 국민들은 묻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태흠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