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대 노인 차량에 보행자 사망…고령 운전자 사고 ‘빨간불’

입력 2019.02.13 (19:14) 수정 2019.02.13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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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서울 강남에서 90대 노인이 운전하던 차량에 행인이 치여 숨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고령 운전자가 늘어나는 만큼 비슷한 사고도 늘고 있어서, 대책이 필요해보입니다.

김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한 호텔 주차장 앞, 외벽 하나가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어제저녁 6시 20분쯤 96살 유 모 씨가 몰던 SUV 차량이 행인을 들이받았습니다.

[호텔 관계자/음성변조 : "(보통의) 후진하는 속도는 아니었고. 거의 보통 내리막길에서는 브레이크만 떼잖아요. 브레이크만 떼는 속도가 아니었어요."]

유 씨는 경찰 조사에서 "주차장에 들어가다 실수로 벽을 받았고, 당황해서 후진 기어를 넣는 바람에 승용차와 행인을 차례로 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길을 가다 차에 치인 30살 이 모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유가족/음성변조 : "당일날 소식 들어가지고. 지금도 안 믿겨져서... (극복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지난 2017년 75살 운전자가 버스를 들이받고 정류장으로 돌진해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등 고령운전자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 65세 이상 고령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17년에는 전체 교통사고 중 12%를 차지했습니다.

고령 운전자가 낸 사고의 사상자도 급증해 2017년에만 848명이 숨지고 3만 8천여 명이 다쳤습니다.

노화에 따른 신체 변화로 돌발 상황에 대한 반응 속도가 떨어져 사고로 이어지는 겁니다.

[정월영/도로교통공단 안전교육부 교수 : "일단 주의력이 떨어지고 기억력도 좀 저하가 되시고 유효 시야도 좁아지고 이런 여러 가지가 작용을 하게 되는거죠."]

고령자 교통사고가 증가하자 운전면허 자진 반납도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올 1월말 까지 면허를 반납한 운전자는 만 5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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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0대 노인 차량에 보행자 사망…고령 운전자 사고 ‘빨간불’
    • 입력 2019-02-13 19:16:15
    • 수정2019-02-13 19:5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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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서울 강남에서 90대 노인이 운전하던 차량에 행인이 치여 숨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고령 운전자가 늘어나는 만큼 비슷한 사고도 늘고 있어서, 대책이 필요해보입니다.

김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한 호텔 주차장 앞, 외벽 하나가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어제저녁 6시 20분쯤 96살 유 모 씨가 몰던 SUV 차량이 행인을 들이받았습니다.

[호텔 관계자/음성변조 : "(보통의) 후진하는 속도는 아니었고. 거의 보통 내리막길에서는 브레이크만 떼잖아요. 브레이크만 떼는 속도가 아니었어요."]

유 씨는 경찰 조사에서 "주차장에 들어가다 실수로 벽을 받았고, 당황해서 후진 기어를 넣는 바람에 승용차와 행인을 차례로 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길을 가다 차에 치인 30살 이 모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유가족/음성변조 : "당일날 소식 들어가지고. 지금도 안 믿겨져서... (극복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지난 2017년 75살 운전자가 버스를 들이받고 정류장으로 돌진해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등 고령운전자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 65세 이상 고령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17년에는 전체 교통사고 중 12%를 차지했습니다.

고령 운전자가 낸 사고의 사상자도 급증해 2017년에만 848명이 숨지고 3만 8천여 명이 다쳤습니다.

노화에 따른 신체 변화로 돌발 상황에 대한 반응 속도가 떨어져 사고로 이어지는 겁니다.

[정월영/도로교통공단 안전교육부 교수 : "일단 주의력이 떨어지고 기억력도 좀 저하가 되시고 유효 시야도 좁아지고 이런 여러 가지가 작용을 하게 되는거죠."]

고령자 교통사고가 증가하자 운전면허 자진 반납도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올 1월말 까지 면허를 반납한 운전자는 만 5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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