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국가 배상은 막막하기만...씻기지 않은 70년의 상처

입력 2019.02.0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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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이맘때쯤,
거창과 산청 그리고 함양에선
국군의 민간인 학살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생존자들의 증언으로
사건은 세상에 알려졌지만,
국가 배상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오승목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펙트1]"얘는 불쌍한 내 동생이고,
얘는 내 형님... 둘째 형님이고..."

비석 앞에서
가족을 불러보는 김운섭 씨.

70년 가까운 세월에도,
김 씨는 엄마와 작은 형,
그리고 세 살배기 여동생까지 잃은
악몽 같은 겨울밤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김운섭(78)[인터뷰]
/ 거창사건 생존자
"집에는 불을 지르고 안에 있는 사람들은
전부 빨리빨리 나오라 해서, 뜰앞에
논들에 전부 끌어모아 가지고 / 무조건
기관총과 그 M1총으로 갈겼지 전부 다 싹"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2월 9일.

지리산 일대
공비를 토벌하던 국군은
거창군 신원면에서 무고한 주민
719명을 무참히 사살했습니다.

이틀 전 산청과 함양에서 학살된
주민 705명까지 천 4백여 명의 희생자.

지난 수십 년 동안
생존자들과 유족회의 끈질긴 활동으로
사건의 실상은 세상에 알려졌고,
1995년 12월 이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됐습니다.

하지만
국가 재정 부담 등의 이유로
배상은 수십 년째 제자리걸음.

현 20대 국회에서도 발의된
관련 법안은 계류된 채
정부와 정치권 논의엔 진척이 없습니다.

신양재 [인터뷰]
/ 산청함양사건 양민희생자 유족회 간사
"생활하시는 분들이 다 몇 분 안 계세요.
연로하시다 보니까... 몇 분 안 계시는데
몸도 안 좋으시고, 그러니까 유족회 쪽에
서도 무슨 성과가 있기를 바라는 거죠."

전란의 시기
적군이 아닌 국군에 의해 자행된
지역민들의 죽음.
살아남은 이들의 상처는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KBS뉴스 오승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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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국가 배상은 막막하기만...씻기지 않은 70년의 상처
    • 입력 2019-02-15 14:06:15
    진주
[앵커멘트]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이맘때쯤, 거창과 산청 그리고 함양에선 국군의 민간인 학살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생존자들의 증언으로 사건은 세상에 알려졌지만, 국가 배상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오승목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펙트1]"얘는 불쌍한 내 동생이고, 얘는 내 형님... 둘째 형님이고..." 비석 앞에서 가족을 불러보는 김운섭 씨. 70년 가까운 세월에도, 김 씨는 엄마와 작은 형, 그리고 세 살배기 여동생까지 잃은 악몽 같은 겨울밤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김운섭(78)[인터뷰] / 거창사건 생존자 "집에는 불을 지르고 안에 있는 사람들은 전부 빨리빨리 나오라 해서, 뜰앞에 논들에 전부 끌어모아 가지고 / 무조건 기관총과 그 M1총으로 갈겼지 전부 다 싹"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2월 9일. 지리산 일대 공비를 토벌하던 국군은 거창군 신원면에서 무고한 주민 719명을 무참히 사살했습니다. 이틀 전 산청과 함양에서 학살된 주민 705명까지 천 4백여 명의 희생자. 지난 수십 년 동안 생존자들과 유족회의 끈질긴 활동으로 사건의 실상은 세상에 알려졌고, 1995년 12월 이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됐습니다. 하지만 국가 재정 부담 등의 이유로 배상은 수십 년째 제자리걸음. 현 20대 국회에서도 발의된 관련 법안은 계류된 채 정부와 정치권 논의엔 진척이 없습니다. 신양재 [인터뷰] / 산청함양사건 양민희생자 유족회 간사 "생활하시는 분들이 다 몇 분 안 계세요. 연로하시다 보니까... 몇 분 안 계시는데 몸도 안 좋으시고, 그러니까 유족회 쪽에 서도 무슨 성과가 있기를 바라는 거죠." 전란의 시기 적군이 아닌 국군에 의해 자행된 지역민들의 죽음. 살아남은 이들의 상처는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KBS뉴스 오승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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