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제 발로 IS 찾아간 영국 소녀…“집으로 돌아갈래요”

입력 2019.02.18 (10:47) 수정 2019.02.1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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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9일, 시리아에서 이슬람 무장단체, IS 잔당들을 완전히 소멸하기 위한 마지막 전투가 시작됐습니다.

IS 잔당들은 민간인 인질들을 인간방패 삼아 저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런 가운데 2015년 자발적으로 IS에 합류한 이후 몇 년간 소식이 없었던 영국 소녀의 근황이 전해져 화제입니다.

지구촌인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조용한 마을에 폭발음이 들리고 검은 구름이 피어오릅니다.

이윽고 이어지는 총성.

지난 9일, IS의 최후 점령지. 시리아 동부 바구즈에 대한 시리아 민주군의 공격이 시작됐습니다.

[무스타파 발리/시리아 민주군 대변인 : "전투지에서 민간인들을 대피시켰습니다. 며칠 안에 전투는 끝날 것입니다."]

시리아 민주군이 공세를 강화한 지난해 12월 이래, 수만 명의 민간인이 격전지로부터 대피했고, 수천 명이 넘는 인원이 동부 IS소굴에서 도망쳤습니다.

현지 취재에 나선 영국의 한 언론은 이들이 머물고 있는 시리아 북부 난민캠프에서 예상치 못한 인물을 만났습니다.

지난 2015년 2월, 16살의 어린 나이에 자발적으로 IS에 합류한 샤미마 베이검입니다.

당시, 베이검과 친구 두 명은 학교에 다녀오겠다며 나섰으나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들이 향한 곳은 학교가 아닌, 런던 공항이었습니다.

소녀들은 터키행 비행기에 올랐고, 이스탄불에서 버스로 갈아탄 뒤 시리아 국경을 넘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언론을 통해 행방을 알게 된 가족들은 소녀들의 귀환을 눈물로 호소했는데요.

[아바세 후센/아미라 아바세 아버지 : "이 곰 인형은 아미라가 어머니의 날 제 아내에게 선물한 것이에요. 아미라, 이 메시지를 보고 있다면, 집으로 돌아와라. 네가 그립단다. 네 생각에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레누 베검/샤미마 베이검 자매 : "이 영상을 보고 있다면 제발 집으로 돌아와. 엄마는 세상 무엇보다 네가 필요해. 아직 어린아이인데... 안전히 집으로 돌아와 줘."]

영국 사회는 어린 소녀들의 자발적인 IS행에 혼란에 빠졌습니다.

수사 결과, 베이검은 트위터를 통해 IS 옹호자와 접촉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세계적으로 IS의 인터넷 유인선전물에 혹하는 어린 학생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와카스 칸/학생 : "많은 학생이 IS 웹사이트의 유인선전물을 보고 현혹됩니다. 차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후, 4년의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난 샤미마 베이검.

함께 IS에 가담한 소녀 한 명은 폭탄 공격으로 사망했고, 나머지 한 명의 생존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샤미마 베이검 : "전 임신 9개월이에요. 이 아이가 여기서 아플까 봐 두려워요. 그 때문에 영국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베이검은 현지 시각 16일 시리아 난민 캠프에서 남자아이를 출산했고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베이검은 IS 합류를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해, 영국 정부로부터 복귀를 허가받을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실치 않은데요.

[아바세 후센/아미라 아바세 아버지 : "아직 10대입니다. 영국으로 돌아와야 해요. 쉽게 현혹되는 나이였고, 세계 정치에 대해서 모르고 한 결정이었을 거예요."]

베이검이 영국으로 돌아온다 해도 당장 평온한 일상으로의 복귀는 어렵습니다.

극단주의 테러단체에 가담했던 만큼 조사당국의 길고 긴 심문이 예상되는데요.

영국 정부는 현재까지 900여 명의 영국인이 IS 등 극단주의 세력에 합류했고, 이 중 20%가 숨졌으며, 생존자 중 절반가량은 영국으로 돌아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IS라는 미지의 그 곳은 결코 살아 돌아오기도, 머물기도 쉽지 않은 곳이었음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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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제 발로 IS 찾아간 영국 소녀…“집으로 돌아갈래요”
    • 입력 2019-02-18 10:51:17
    • 수정2019-02-18 10:5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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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9일, 시리아에서 이슬람 무장단체, IS 잔당들을 완전히 소멸하기 위한 마지막 전투가 시작됐습니다.

IS 잔당들은 민간인 인질들을 인간방패 삼아 저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런 가운데 2015년 자발적으로 IS에 합류한 이후 몇 년간 소식이 없었던 영국 소녀의 근황이 전해져 화제입니다.

지구촌인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조용한 마을에 폭발음이 들리고 검은 구름이 피어오릅니다.

이윽고 이어지는 총성.

지난 9일, IS의 최후 점령지. 시리아 동부 바구즈에 대한 시리아 민주군의 공격이 시작됐습니다.

[무스타파 발리/시리아 민주군 대변인 : "전투지에서 민간인들을 대피시켰습니다. 며칠 안에 전투는 끝날 것입니다."]

시리아 민주군이 공세를 강화한 지난해 12월 이래, 수만 명의 민간인이 격전지로부터 대피했고, 수천 명이 넘는 인원이 동부 IS소굴에서 도망쳤습니다.

현지 취재에 나선 영국의 한 언론은 이들이 머물고 있는 시리아 북부 난민캠프에서 예상치 못한 인물을 만났습니다.

지난 2015년 2월, 16살의 어린 나이에 자발적으로 IS에 합류한 샤미마 베이검입니다.

당시, 베이검과 친구 두 명은 학교에 다녀오겠다며 나섰으나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들이 향한 곳은 학교가 아닌, 런던 공항이었습니다.

소녀들은 터키행 비행기에 올랐고, 이스탄불에서 버스로 갈아탄 뒤 시리아 국경을 넘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언론을 통해 행방을 알게 된 가족들은 소녀들의 귀환을 눈물로 호소했는데요.

[아바세 후센/아미라 아바세 아버지 : "이 곰 인형은 아미라가 어머니의 날 제 아내에게 선물한 것이에요. 아미라, 이 메시지를 보고 있다면, 집으로 돌아와라. 네가 그립단다. 네 생각에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레누 베검/샤미마 베이검 자매 : "이 영상을 보고 있다면 제발 집으로 돌아와. 엄마는 세상 무엇보다 네가 필요해. 아직 어린아이인데... 안전히 집으로 돌아와 줘."]

영국 사회는 어린 소녀들의 자발적인 IS행에 혼란에 빠졌습니다.

수사 결과, 베이검은 트위터를 통해 IS 옹호자와 접촉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세계적으로 IS의 인터넷 유인선전물에 혹하는 어린 학생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와카스 칸/학생 : "많은 학생이 IS 웹사이트의 유인선전물을 보고 현혹됩니다. 차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후, 4년의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난 샤미마 베이검.

함께 IS에 가담한 소녀 한 명은 폭탄 공격으로 사망했고, 나머지 한 명의 생존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샤미마 베이검 : "전 임신 9개월이에요. 이 아이가 여기서 아플까 봐 두려워요. 그 때문에 영국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베이검은 현지 시각 16일 시리아 난민 캠프에서 남자아이를 출산했고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베이검은 IS 합류를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해, 영국 정부로부터 복귀를 허가받을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실치 않은데요.

[아바세 후센/아미라 아바세 아버지 : "아직 10대입니다. 영국으로 돌아와야 해요. 쉽게 현혹되는 나이였고, 세계 정치에 대해서 모르고 한 결정이었을 거예요."]

베이검이 영국으로 돌아온다 해도 당장 평온한 일상으로의 복귀는 어렵습니다.

극단주의 테러단체에 가담했던 만큼 조사당국의 길고 긴 심문이 예상되는데요.

영국 정부는 현재까지 900여 명의 영국인이 IS 등 극단주의 세력에 합류했고, 이 중 20%가 숨졌으며, 생존자 중 절반가량은 영국으로 돌아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IS라는 미지의 그 곳은 결코 살아 돌아오기도, 머물기도 쉽지 않은 곳이었음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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