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이스라엘-폴란드 ‘홀로코스트’ 갈등 재점화

입력 2019.02.19 (20:36) 수정 2019.02.19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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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폴란드와 이스라엘이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인 이른바 ‘홀로코스트’를 두고 최근 다시 충돌했습니다.

일부 폴란드인들이 유대인 학살에 가담했다는 이스라엘과 이를 부인하는 폴란드와의 인식 차이에서 시작이 됐는데 결국 외교 갈등으로 불거졌습니다.

자세한 소식, 특파원 연결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유광석 특파원, 폴란드와 이스라엘이 나치 부역 문제를 두고 외교 갈등까지 빚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지시각으로 18일과 19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는, 폴란드를 포함해 체코와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중유럽 지역협력체, 비셰그라드 4개국과 이스라엘의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폴란드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총리가 불참을 통보한 데 이어 대신 참석하기로 한 외교장관도 보내지 않았습니다.

[앵커]

양국이 이렇게 갈등을 빚게 된 이유는 어떤 건가요?

[기자]

폴란드는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을 문제삼았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14일, 바르샤바에서 열린 중동평화안보회의 연설에서 폴란드인들이 나치와 협력했다고 발언했는데요.

이를 두고 폴란드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트위터에 "독일이 폴란드를 점령했을 당시엔 폴란드 정부는 없었다. 폴란드와 유대인 모두 독일인에게 잔인하게 살해됐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 정부도 언론이 '일부 폴란드인'을 '폴란드 국민'으로 잘못 표현했다며 즉각 해명했는데요.

이스라엘 카츠 외교장관 대행이 18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폴란드인들이 유대인 학살에 참여했다고 다시 발언하면서 갈등을 더욱 키웠습니다.

이 때문에 폴란드는 외교장관 파견 계획마저 취소했습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폴란드 총리 : "그의(카츠 외교장관 대행) 발언은 외교에서뿐만 아니라 공개 석상 어디에서도 용납될 수 없습니다. 폴란드는 2차 세계대전 동안 유대인, 로마니(집시)와 함께 가장 고통받은 나라였습니다."]

[앵커]

지난해엔 '홀로코스트 법'을 두고 충돌했다고 하는데 역사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이견이 좁혀지긴 쉽지 않아보이네요?

[기자]

폴란드는 나치 독일과 연관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습니다.

폴란드인 상당수가 아우슈비츠 수용소 등에서 유대인과 함께 학살당했음을 폴란드 정부는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유대인 대학살 추모행사입니다.

2차대전 당시 폴란드를 점령한 독일은 그 어느 나라에서보다 극단적인 탄압 정책을 폴란드에서 실시했습니다.

[안제이 두다/폴란드 대통령 : "우리는 유대인 생존자들과 나치 독일 제3제국에 의해 박해받은 폴란드 국민들과 함께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지금 이 자리에 있습니다."]

폴란드는 지난해 나치 부역 부정법인 이른바 '홀로코스트 법'도 제정했습니다.

이 법은 유대인 학살에 폴란드가 관여했다고 비난하면 내외국인을 불문하고 최대 징역 3년형에 처할 수 있게 한 법입니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반발하면서 징역형 조항은 삭제했지만 그만큼 폴란드가 나치 부역 관련 논란에 대해 극도로 예민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상당수 이스라엘인이 2차대전 중 폴란드를 점령한 독일이 어떻게 유대인의 90%를 학살할 수 있었는지 폴란드가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두 나라의 시각 차로 이 문제는 계속 논쟁의 불씨를 안고 있는데요,

이스라엘과 폴란드, 두 정부 모두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한 두 나라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베를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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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이스라엘-폴란드 ‘홀로코스트’ 갈등 재점화
    • 입력 2019-02-19 20:42:15
    • 수정2019-02-19 20:48:39
    글로벌24
[앵커]

폴란드와 이스라엘이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인 이른바 ‘홀로코스트’를 두고 최근 다시 충돌했습니다.

일부 폴란드인들이 유대인 학살에 가담했다는 이스라엘과 이를 부인하는 폴란드와의 인식 차이에서 시작이 됐는데 결국 외교 갈등으로 불거졌습니다.

자세한 소식, 특파원 연결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유광석 특파원, 폴란드와 이스라엘이 나치 부역 문제를 두고 외교 갈등까지 빚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지시각으로 18일과 19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는, 폴란드를 포함해 체코와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중유럽 지역협력체, 비셰그라드 4개국과 이스라엘의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폴란드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총리가 불참을 통보한 데 이어 대신 참석하기로 한 외교장관도 보내지 않았습니다.

[앵커]

양국이 이렇게 갈등을 빚게 된 이유는 어떤 건가요?

[기자]

폴란드는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을 문제삼았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14일, 바르샤바에서 열린 중동평화안보회의 연설에서 폴란드인들이 나치와 협력했다고 발언했는데요.

이를 두고 폴란드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트위터에 "독일이 폴란드를 점령했을 당시엔 폴란드 정부는 없었다. 폴란드와 유대인 모두 독일인에게 잔인하게 살해됐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 정부도 언론이 '일부 폴란드인'을 '폴란드 국민'으로 잘못 표현했다며 즉각 해명했는데요.

이스라엘 카츠 외교장관 대행이 18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폴란드인들이 유대인 학살에 참여했다고 다시 발언하면서 갈등을 더욱 키웠습니다.

이 때문에 폴란드는 외교장관 파견 계획마저 취소했습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폴란드 총리 : "그의(카츠 외교장관 대행) 발언은 외교에서뿐만 아니라 공개 석상 어디에서도 용납될 수 없습니다. 폴란드는 2차 세계대전 동안 유대인, 로마니(집시)와 함께 가장 고통받은 나라였습니다."]

[앵커]

지난해엔 '홀로코스트 법'을 두고 충돌했다고 하는데 역사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이견이 좁혀지긴 쉽지 않아보이네요?

[기자]

폴란드는 나치 독일과 연관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습니다.

폴란드인 상당수가 아우슈비츠 수용소 등에서 유대인과 함께 학살당했음을 폴란드 정부는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유대인 대학살 추모행사입니다.

2차대전 당시 폴란드를 점령한 독일은 그 어느 나라에서보다 극단적인 탄압 정책을 폴란드에서 실시했습니다.

[안제이 두다/폴란드 대통령 : "우리는 유대인 생존자들과 나치 독일 제3제국에 의해 박해받은 폴란드 국민들과 함께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지금 이 자리에 있습니다."]

폴란드는 지난해 나치 부역 부정법인 이른바 '홀로코스트 법'도 제정했습니다.

이 법은 유대인 학살에 폴란드가 관여했다고 비난하면 내외국인을 불문하고 최대 징역 3년형에 처할 수 있게 한 법입니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반발하면서 징역형 조항은 삭제했지만 그만큼 폴란드가 나치 부역 관련 논란에 대해 극도로 예민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상당수 이스라엘인이 2차대전 중 폴란드를 점령한 독일이 어떻게 유대인의 90%를 학살할 수 있었는지 폴란드가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두 나라의 시각 차로 이 문제는 계속 논쟁의 불씨를 안고 있는데요,

이스라엘과 폴란드, 두 정부 모두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한 두 나라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베를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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