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中, 홍콩-마카오 연계…초대형 경제특구 만든다

입력 2019.02.25 (18:06) 수정 2019.02.2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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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주제는요?

[답변]

세계 IT 산업의 중심지라고 하면 구글과 애플 등이 모여 있는 미국의 실리콘 밸리가 떠오르실 텐데요,

실리콘 밸리가 있는 미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2017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이 약 3천조 원, 세계에서 5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자랑하죠.

그런데 최근 중국 정부가 본토와 홍콩, 그리고 마카오를 잇는 '중국판 실리콘 밸리'를 만들겠다고 발표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단일 경제권으로 묶이는 지역은 중국 남부 해안에 위치한 도시들로, 광저우와 선전 등 광둥 성의 9개 도시, 그리고 홍콩과 마카오입니다.

중국 정부는 이들 11곳을 하나로 묶어 새로운 개방형 경제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인데요.

이른바 '웨강아오 대만구' 프로젝틉니다.

[딩 위판/중국 국무원 개발연구센터 선임연구원 : "홍콩은 인공지능 분야 등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중국 선전과 진주강 삼각주(광둥성)는 제조 산업이 발달한 곳이죠."]

[앵커]

해당 지역을 하나로 연결했을 때의 발전 가능성을, 그만큼 높게 평가했다는 얘기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연간 GDP만 따져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홍콩과 광저우가 각각 3천4백억 달러, 선전은 3천6백억 달러 규모입니다.

만약 단일 경제권이라고 가정한다면 총 GDP는 1조 5천억 달러, 천6백조 원으로 우리 경제 규모에 상응하는 수준입니다.

중국 정부는 웨강아오 대만구를 첨단 산업의 메카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IT와 바이오 기술, 차세대 이동통신망 등을 핵심 산업으로 키우고 신재생 에너지와 친환경 자동차 등을 핵심으로 한 산업 단지도 조성합니다.

[잭 소/홍콩공항공사 회장 : "웨강아오 대만구는 도쿄 베이나 뉴욕 베이와 견줄 수 있을 만큼 비즈니스, 해운, 물류, 첨단 기술, 그리고 소비 측면에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세부 계획을 더 들여다보면, 홍콩은 국제 금융과 물류, 마카오는 관광, 선전은 혁신 기술에 그 무게를 두기로 했는데요.

이들 4곳의 연계 강화를 위해 '대만구 국제 상업 은행'도 설립할 예정입니다.

[앵커]

그런데 얘기를 듣다 보니, 중국의 '제조 2025'와 상당 부분이 비슷한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답변]

맞습니다. 외신들도 이번 프로젝트를 중국의 첨단 기술 육성책인 '제조 2025'의 연결 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고요.

또, 웨강아오 대만구가 일대일로 사업의 핵심 지역인 만큼, 이를 더 공고히 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됩니다.

웨강아오 대만구 내 인프라 구축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광저우와 홍콩 간 고속철도가 운행 중이고요,

한 달 뒤인 10월에는 홍콩과 주하이, 마카오를 잇는 강주아오 대교가 개통됐습니다.

[챈 한슝/물류회사 사장 : "선박 배송할 때 이틀이 걸렸지만, (강주아오 대교 개통 이후) 정오에 출발한 트럭이 오후 두 시 홍콩에 도착합니다."]

또, 웨강아오 대만구 내 9개 도시를 연결하는 경전철도 건설 중입니다.

[앵커]

이번 프로젝트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홍콩과 마카오가 포함됐다는 것일 텐데요,

현지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변]

홍콩 정부는 즉각 환영의 뜻을 담은 성명을 냈는데요, 인터뷰 직접 들어보시죠.

[캐리람/홍콩 행정장관 : "대만구 개발 협력은 '일국양제'를 실현하고, 홍콩과 마카오의 장기간 안정과 번영을 유지해 줄 것입니다."]

하지만 홍콩 현지 분위기는 조금 다릅니다.

야당과 시민 단체는 한 나라 두 체제, 즉 일국양제를 무너뜨리려는 중국 정부의 술수라며 쏘아붙였고, 시민들은 강주아오 대교 개통 이후 밀려드는 중국인 관광객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며, 더 이상의 개발은 원치 않는다고 했습니다.

[홍콩 시민 : "너무 많은 관광객이 왕래하면서 생활용품이 부족해졌어요. 걱정이에요. 지금은 주말에만 그렇지만, 나중에는 주중에도 문제가 생길 거예요."]

[앵커]

그런데 일각에선 중국이 추진하는 프로젝트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외신들은 웨강아오 대만구가 미국 실리콘 밸리에 비해 연구개발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는데요.

중국의 명문 대학들이 상대적으로 남부가 아닌 북부와 동부에 몰려있기 때문입니다.

미국과의 무역 협상 또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선전에는 화웨이와 텐센트 등 IT 기업들이 몰려 있는데, 아시다시피, 현재 미국 정부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습니다.

[윌리 람/홍콩 정치 분석가 : "중국은 미국과 미국 동맹국들의 보이콧 대상이 되었습니다. 때문에, 웨강아오 대만구 프로젝트 투자에 응할 국가들이 충분할지 의문의 여지가 있습니다."]

무역 협상으로 미국의 눈치를 보는 중국이 이번 계획을 발표했다는 것, 중국이 결국 기술 굴기를 멈추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되는데요.

중국 정부는 오는 2035년까지 웨강아오 대만구 경제권 구축을 완성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앵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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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25 18:12:53
    • 수정2019-02-25 18:24:33
    통합뉴스룸ET
[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주제는요?

[답변]

세계 IT 산업의 중심지라고 하면 구글과 애플 등이 모여 있는 미국의 실리콘 밸리가 떠오르실 텐데요,

실리콘 밸리가 있는 미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2017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이 약 3천조 원, 세계에서 5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자랑하죠.

그런데 최근 중국 정부가 본토와 홍콩, 그리고 마카오를 잇는 '중국판 실리콘 밸리'를 만들겠다고 발표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단일 경제권으로 묶이는 지역은 중국 남부 해안에 위치한 도시들로, 광저우와 선전 등 광둥 성의 9개 도시, 그리고 홍콩과 마카오입니다.

중국 정부는 이들 11곳을 하나로 묶어 새로운 개방형 경제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인데요.

이른바 '웨강아오 대만구' 프로젝틉니다.

[딩 위판/중국 국무원 개발연구센터 선임연구원 : "홍콩은 인공지능 분야 등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중국 선전과 진주강 삼각주(광둥성)는 제조 산업이 발달한 곳이죠."]

[앵커]

해당 지역을 하나로 연결했을 때의 발전 가능성을, 그만큼 높게 평가했다는 얘기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연간 GDP만 따져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홍콩과 광저우가 각각 3천4백억 달러, 선전은 3천6백억 달러 규모입니다.

만약 단일 경제권이라고 가정한다면 총 GDP는 1조 5천억 달러, 천6백조 원으로 우리 경제 규모에 상응하는 수준입니다.

중국 정부는 웨강아오 대만구를 첨단 산업의 메카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IT와 바이오 기술, 차세대 이동통신망 등을 핵심 산업으로 키우고 신재생 에너지와 친환경 자동차 등을 핵심으로 한 산업 단지도 조성합니다.

[잭 소/홍콩공항공사 회장 : "웨강아오 대만구는 도쿄 베이나 뉴욕 베이와 견줄 수 있을 만큼 비즈니스, 해운, 물류, 첨단 기술, 그리고 소비 측면에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세부 계획을 더 들여다보면, 홍콩은 국제 금융과 물류, 마카오는 관광, 선전은 혁신 기술에 그 무게를 두기로 했는데요.

이들 4곳의 연계 강화를 위해 '대만구 국제 상업 은행'도 설립할 예정입니다.

[앵커]

그런데 얘기를 듣다 보니, 중국의 '제조 2025'와 상당 부분이 비슷한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답변]

맞습니다. 외신들도 이번 프로젝트를 중국의 첨단 기술 육성책인 '제조 2025'의 연결 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고요.

또, 웨강아오 대만구가 일대일로 사업의 핵심 지역인 만큼, 이를 더 공고히 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됩니다.

웨강아오 대만구 내 인프라 구축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광저우와 홍콩 간 고속철도가 운행 중이고요,

한 달 뒤인 10월에는 홍콩과 주하이, 마카오를 잇는 강주아오 대교가 개통됐습니다.

[챈 한슝/물류회사 사장 : "선박 배송할 때 이틀이 걸렸지만, (강주아오 대교 개통 이후) 정오에 출발한 트럭이 오후 두 시 홍콩에 도착합니다."]

또, 웨강아오 대만구 내 9개 도시를 연결하는 경전철도 건설 중입니다.

[앵커]

이번 프로젝트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홍콩과 마카오가 포함됐다는 것일 텐데요,

현지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변]

홍콩 정부는 즉각 환영의 뜻을 담은 성명을 냈는데요, 인터뷰 직접 들어보시죠.

[캐리람/홍콩 행정장관 : "대만구 개발 협력은 '일국양제'를 실현하고, 홍콩과 마카오의 장기간 안정과 번영을 유지해 줄 것입니다."]

하지만 홍콩 현지 분위기는 조금 다릅니다.

야당과 시민 단체는 한 나라 두 체제, 즉 일국양제를 무너뜨리려는 중국 정부의 술수라며 쏘아붙였고, 시민들은 강주아오 대교 개통 이후 밀려드는 중국인 관광객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며, 더 이상의 개발은 원치 않는다고 했습니다.

[홍콩 시민 : "너무 많은 관광객이 왕래하면서 생활용품이 부족해졌어요. 걱정이에요. 지금은 주말에만 그렇지만, 나중에는 주중에도 문제가 생길 거예요."]

[앵커]

그런데 일각에선 중국이 추진하는 프로젝트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외신들은 웨강아오 대만구가 미국 실리콘 밸리에 비해 연구개발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는데요.

중국의 명문 대학들이 상대적으로 남부가 아닌 북부와 동부에 몰려있기 때문입니다.

미국과의 무역 협상 또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선전에는 화웨이와 텐센트 등 IT 기업들이 몰려 있는데, 아시다시피, 현재 미국 정부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습니다.

[윌리 람/홍콩 정치 분석가 : "중국은 미국과 미국 동맹국들의 보이콧 대상이 되었습니다. 때문에, 웨강아오 대만구 프로젝트 투자에 응할 국가들이 충분할지 의문의 여지가 있습니다."]

무역 협상으로 미국의 눈치를 보는 중국이 이번 계획을 발표했다는 것, 중국이 결국 기술 굴기를 멈추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되는데요.

중국 정부는 오는 2035년까지 웨강아오 대만구 경제권 구축을 완성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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