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기획>(33) '눈' 제외…기상 평가 문제

입력 2019.02.26 (21:50) 수정 2019.02.26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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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제2공항 예정지인 성산 일대가
강풍에 더 위험하고
제주공항에 대한 기상 분석도
부실하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실제로
제주공항에 결항이 발생하는
기상 원인을 직접 분석했더니,
눈 날씨를 제외한 사전 타당성 용역에
의문이 제기됩니다.
채승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겨울,
활주로에 쌓인 눈으로 폐쇄된 제주공항.

1월부터 두 달 동안에만
4백 70여 편의 항공기가
눈 때문에 결항했습니다.

KBS는
한국공항공사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은 자료를 토대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제주공항의 결항 현황을 분석했습니다.

약 20년 동안
날씨로 인한 전체 결항 횟수는
국내선과 국제선을 다해
만 5천여 건,
연간 8백여 편에 이릅니다.

문제는 결항 원인.


강풍이 3천 990여 건으로
가장 많았고,
태풍도 비슷한 수준입니다.

사실상 바람으로 인한 결항이
절반 가까이 이르는 겁니다.



세 번째 결항 요인은 안개로
3천여 건을 차지했고,
네 번째가 강한 눈이 내린 강설인데
안개에 의한 결항과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결국,
날씨로 인한 결항 사태의 주원인은
바람과 안개, 그리고 눈입니다.

하지만 사전 타당성 용역에선
눈을 제외하고
바람과 안개만 분석했습니다.

특히, 지형적인 영향으로
겨울철 북서풍이 불 때 눈이 내리면
성산을 비롯한 동부 지역에는
제주공항 일대보다
2배 이상 눈이 내립니다.

이 때문에 기상 전문가들은
사전 타당성 용역
제2공항에 대한 기상 평가에서
눈이 제외된 점을 지적합니다.

김동호 전 국가태풍센터장[녹취]
"가장 큰 문제는 눈이에요. 절대 안 되죠. 제2공항을 만드는 건 이걸(제주공항) 못 쓸 때 2공항을 쓰자는 얘기 아니에요? 여기서(제주공항) 눈이 와서 폐쇄되면 2공항은 눈이 더 오는데, 거기다 짓는 건 난센스죠."

바람에 대한 분석도,
활주로 방향 결정에 쓰이는 '풍극 범위'와
측풍에 대한 분석만 있고,
실제 결항 요인이 되는 강풍 분석은
없었습니다.

기상 전문가는
안개 역시 같은 장소에서도
끼는 곳과 안 끼는 곳이 있기 때문에
공항 예정지를 평가할 땐
실제 측정을 해야 한다며
기상대 자료에 의존한 안개 분석도
잘못됐다고 지적했습니다.
KBS 뉴스 채승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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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공항/기획>(33) '눈' 제외…기상 평가 문제
    • 입력 2019-02-26 21:50:31
    • 수정2019-02-26 23:45:55
    뉴스9(제주)
[앵커멘트] 제2공항 예정지인 성산 일대가 강풍에 더 위험하고 제주공항에 대한 기상 분석도 부실하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실제로 제주공항에 결항이 발생하는 기상 원인을 직접 분석했더니, 눈 날씨를 제외한 사전 타당성 용역에 의문이 제기됩니다. 채승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겨울, 활주로에 쌓인 눈으로 폐쇄된 제주공항. 1월부터 두 달 동안에만 4백 70여 편의 항공기가 눈 때문에 결항했습니다. KBS는 한국공항공사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은 자료를 토대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제주공항의 결항 현황을 분석했습니다. 약 20년 동안 날씨로 인한 전체 결항 횟수는 국내선과 국제선을 다해 만 5천여 건, 연간 8백여 편에 이릅니다. 문제는 결항 원인. 강풍이 3천 990여 건으로 가장 많았고, 태풍도 비슷한 수준입니다. 사실상 바람으로 인한 결항이 절반 가까이 이르는 겁니다. 세 번째 결항 요인은 안개로 3천여 건을 차지했고, 네 번째가 강한 눈이 내린 강설인데 안개에 의한 결항과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결국, 날씨로 인한 결항 사태의 주원인은 바람과 안개, 그리고 눈입니다. 하지만 사전 타당성 용역에선 눈을 제외하고 바람과 안개만 분석했습니다. 특히, 지형적인 영향으로 겨울철 북서풍이 불 때 눈이 내리면 성산을 비롯한 동부 지역에는 제주공항 일대보다 2배 이상 눈이 내립니다. 이 때문에 기상 전문가들은 사전 타당성 용역 제2공항에 대한 기상 평가에서 눈이 제외된 점을 지적합니다. 김동호 전 국가태풍센터장[녹취] "가장 큰 문제는 눈이에요. 절대 안 되죠. 제2공항을 만드는 건 이걸(제주공항) 못 쓸 때 2공항을 쓰자는 얘기 아니에요? 여기서(제주공항) 눈이 와서 폐쇄되면 2공항은 눈이 더 오는데, 거기다 짓는 건 난센스죠." 바람에 대한 분석도, 활주로 방향 결정에 쓰이는 '풍극 범위'와 측풍에 대한 분석만 있고, 실제 결항 요인이 되는 강풍 분석은 없었습니다. 기상 전문가는 안개 역시 같은 장소에서도 끼는 곳과 안 끼는 곳이 있기 때문에 공항 예정지를 평가할 땐 실제 측정을 해야 한다며 기상대 자료에 의존한 안개 분석도 잘못됐다고 지적했습니다. KBS 뉴스 채승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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