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귀국길…북미 장외 신경전 계속

입력 2019.03.04 (08:07) 수정 2019.03.04 (08:1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지금 40시간 넘게 열차를 타고 북한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베트남 갈 때 66시간이 걸렸고, 똑같은 길로 돌아가고 있으니까 전체 여정의 3분의 2 가량을 소화한 걸로 보입니다.

지금 속도라면 이르면 오늘 밤, 아니면 내일 그러니까 화요일 새벽쯤 중국에서 북한으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는 길에 시진핑 주석과 만날 것인지도 관심사죠?

앞서 싱가포르 1차 회담때는 귀국길에 시 주석을 만났지만 현재로선 북·중 회담 없이 평양으로 직행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단 평양으로 가서 회담 결렬에 따른 내부 상황을 정리할 필요가 있겠고 중국 역시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가 막 개막한 시점이라 두 나라 지도자가 당장 만나긴 물리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만 중국 당국은 철벽같은 보안으로 김 위원장의 귀국길을 '엄호'하고 나섰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잠시 영상 보시면요.

김 위원장이 열차에서 내려 담배를 피우는 모습입니다.

옆에서 재떨이를 받쳐 든 김여정 부부장도 보이네요.

베트남 방문길 당시 한 외신 카메라에 포착된 화면입니다.

이렇게 김 위원장 모습이 노출됐다는 이유로 이 장면이 찍힌 중국 난닝역에는 가림막이 쳐졌고, 열차가 서지 않는 창사역에도 무장 군인이 배치됐습니다.

인터넷에 테러를 암시하는 듯한 글을 올린 중국 네티즌 4명이 체포됐다는 소식도 들려왔습니다.

'어떤 나라 지도자를 암살하고 싶다, 같이 할 사람을 구한다', '영도자에게 폭탄을 던지면 맞을까' 이런 내용인데 김 위원장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중국 당국은 부적절한 글로 선동을 했다고 보고 즉시 처벌했습니다.

막판까지 전 세계를 긴장시킨 북미 회담은 성과 없이 끝났습니다만, 앞선 리포트에서도 보셨지만 회담 결렬 후 이어진 양측의 공방을 돌아보면 애초부터 성사되기 쉽지 않은 거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북한이 제시한 카드, '영변 핵 시설 폐기'의 가격을 미국은 전혀 다르게 매겼습니다.

먼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발언 들어보시겠습니다.

[최선희/북한 외무성 부상 : "천재일우의 그러한 기회를 놓친 것이다...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앞으로의 조미 거래에 대해서 의욕을 잃지 않았는가..."]

다시 말해 북한은 최대 핵 단지인 영변내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 시설을 미국 전문가들 입회 하에 영구 폐기하겠다는 건, '천재일우' 그만큼 대단한 결단을 내린 것이다 이런 취진데 미국은 그걸로는 충분하지 않다, 즉 플러스 알파를 기대하고 있는 겁니다.

미국이 다른 핵시설의 존재를 갑자기 언급하며 맞선 것이 대표적입니다.

들어보시죠.

[트럼프/미국 대통령 : "다들 모르지만 우리가 발견한 다른 것들도 있습니다. (우라늄 농축 시설요?) 맞습니다. 우리는 여러 지역을 언급했고, 북한은 이에 대해 놀란 것처럼 보였습니다."]

대북 제재 해제를 놓고도 전부 해제냐, 일부 해제냐 양측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 2006년부터 2017년까지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는 총 11건입니다.

북한은 다 해제해 달라고 한 적 없고, 이 가운데 인민 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 그러니까 석탄 석유 수산물 인력 수출을 틀어막는 5개 해제만 요구했다고 했습니다.

반면 미국은 이 5건은 북한을 가장 아프게 하는 대북 제재의 핵심으로, 사실상 전면 해제나 다름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전부를 일부라는 용어로 포장한 일종의 말장난이라고도 했습니다.

북미는 언제 다시 만날지 일정을 잡지 않고 헤어졌습니다.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의 추가 협상에서는 이런 시각차를 좁히는 과정이 역시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김정은 귀국길…북미 장외 신경전 계속
    • 입력 2019-03-04 08:12:04
    • 수정2019-03-04 08:14:11
    아침뉴스타임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지금 40시간 넘게 열차를 타고 북한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베트남 갈 때 66시간이 걸렸고, 똑같은 길로 돌아가고 있으니까 전체 여정의 3분의 2 가량을 소화한 걸로 보입니다.

지금 속도라면 이르면 오늘 밤, 아니면 내일 그러니까 화요일 새벽쯤 중국에서 북한으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는 길에 시진핑 주석과 만날 것인지도 관심사죠?

앞서 싱가포르 1차 회담때는 귀국길에 시 주석을 만났지만 현재로선 북·중 회담 없이 평양으로 직행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단 평양으로 가서 회담 결렬에 따른 내부 상황을 정리할 필요가 있겠고 중국 역시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가 막 개막한 시점이라 두 나라 지도자가 당장 만나긴 물리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만 중국 당국은 철벽같은 보안으로 김 위원장의 귀국길을 '엄호'하고 나섰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잠시 영상 보시면요.

김 위원장이 열차에서 내려 담배를 피우는 모습입니다.

옆에서 재떨이를 받쳐 든 김여정 부부장도 보이네요.

베트남 방문길 당시 한 외신 카메라에 포착된 화면입니다.

이렇게 김 위원장 모습이 노출됐다는 이유로 이 장면이 찍힌 중국 난닝역에는 가림막이 쳐졌고, 열차가 서지 않는 창사역에도 무장 군인이 배치됐습니다.

인터넷에 테러를 암시하는 듯한 글을 올린 중국 네티즌 4명이 체포됐다는 소식도 들려왔습니다.

'어떤 나라 지도자를 암살하고 싶다, 같이 할 사람을 구한다', '영도자에게 폭탄을 던지면 맞을까' 이런 내용인데 김 위원장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중국 당국은 부적절한 글로 선동을 했다고 보고 즉시 처벌했습니다.

막판까지 전 세계를 긴장시킨 북미 회담은 성과 없이 끝났습니다만, 앞선 리포트에서도 보셨지만 회담 결렬 후 이어진 양측의 공방을 돌아보면 애초부터 성사되기 쉽지 않은 거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북한이 제시한 카드, '영변 핵 시설 폐기'의 가격을 미국은 전혀 다르게 매겼습니다.

먼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발언 들어보시겠습니다.

[최선희/북한 외무성 부상 : "천재일우의 그러한 기회를 놓친 것이다...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앞으로의 조미 거래에 대해서 의욕을 잃지 않았는가..."]

다시 말해 북한은 최대 핵 단지인 영변내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 시설을 미국 전문가들 입회 하에 영구 폐기하겠다는 건, '천재일우' 그만큼 대단한 결단을 내린 것이다 이런 취진데 미국은 그걸로는 충분하지 않다, 즉 플러스 알파를 기대하고 있는 겁니다.

미국이 다른 핵시설의 존재를 갑자기 언급하며 맞선 것이 대표적입니다.

들어보시죠.

[트럼프/미국 대통령 : "다들 모르지만 우리가 발견한 다른 것들도 있습니다. (우라늄 농축 시설요?) 맞습니다. 우리는 여러 지역을 언급했고, 북한은 이에 대해 놀란 것처럼 보였습니다."]

대북 제재 해제를 놓고도 전부 해제냐, 일부 해제냐 양측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 2006년부터 2017년까지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는 총 11건입니다.

북한은 다 해제해 달라고 한 적 없고, 이 가운데 인민 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 그러니까 석탄 석유 수산물 인력 수출을 틀어막는 5개 해제만 요구했다고 했습니다.

반면 미국은 이 5건은 북한을 가장 아프게 하는 대북 제재의 핵심으로, 사실상 전면 해제나 다름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전부를 일부라는 용어로 포장한 일종의 말장난이라고도 했습니다.

북미는 언제 다시 만날지 일정을 잡지 않고 헤어졌습니다.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의 추가 협상에서는 이런 시각차를 좁히는 과정이 역시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