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셰일가스·원유 ‘각광’…지진 우려는?

입력 2019.03.04 (18:07) 수정 2019.03.05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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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주제는요?

[답변]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반드시 필요한 석유, 하지만 한정된 매장량 탓에 세계 각국이 대체 에너지원을 찾는 데 골치를 앓고 있죠.

그런데 유독 미국만이 여유만만한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특히, 내년에는 에너지 순수출국으로 우뚝 선다는 전망까지 나왔는데요.

비결은 바로 '셰일가스(Shale gas)'에 있습니다.

셰일(혈암)은 진흙이 쌓여서 만들어진 퇴적암층을 말하는데요,

여기서 추출되는 것이 셰일가스입니다.

가장 큰 특징은 원유, 천연가스와 매우 유사한 성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인데요.

난방이나 발전용으로 쓰이는 메탄이 70~90%, 그리고 석유 화학 원료인 에탄 5%로 구성돼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은 원유보다 저렴한 데다, 매장량도 풍부합니다.

전 세계가 앞으로 6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입니다.

[마크 슈워츠/에너지 정보 분석 회사관계자 : "셰일가스가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빠른 성장세는 눈부실 정돕니다."]

[앵커]

미국에서 채굴할 수 있는 셰일가스 매장량은 어느 정도나 되는 겁니까?

[답변]

미국의 셰일가스 매장량은 세계 4위 규모입니다.

1위는 중국이고요, 하지만 생산량 1위는 미국입니다.

현재 생산되는 셰일가스의 91%가 미국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셰일가스는 그동안 기술적 문제로 채굴이 어려웠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미국이 셰일가스를 수출할 만큼 생산량을 늘릴 수 있던 요인이 뭔가요?

[답변]

일명 프래킹(fracking), 수압을 이용한 파쇄 공법 기술이 개발, 현장에 도입되면서부터입니다.

원리는 이렇습니다.

땅속 아래, 셰일층까지 시추공을 뚫은 뒤에 모래, 화학물질이 섞인 물을 고압으로 분사해 암반을 깨뜨립니다.

그리고 연결된 관을 통해 가스를 위로 퍼 올리는 겁니다.

[켄트 보우커/지질학자 : "셰일가스의 양은 4배나 더 많지만, 절반 가격입니다. 기적이죠."]

신기술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미국 기업들은 텍사스와 뉴멕시코 등지에서 셰일층에 저장된 원유와 가스를 추출하고 있습니다.

[셰일가스 생산업체 관계자 : "총이익의 25%가 생산 (단계)에서 발생합니다. 셰일가스 채굴로 부자가 된 사람들도 있습니다."]

[앵커]

프래킹 기술이 미국이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 셈이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셰일가스뿐 아니라 셰일원유 생산량도 늘어나면서 미국 내 원유 수입도는 3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198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셰일원유와 가스가 원유 대체재 역할을 하면서 세계 에너지 시장의 판도는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지난해 미국의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은 1천90만 배럴 전후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최대 산유국이 됐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2017년 6월 : "미국은 점점 에너지 강국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미국이 전 세계 에너지를 주도할 것입니다."]

이 때문에,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잇단 감산 조치가 미국에는 통하지 않고 있는데요.

니혼게이자신문은 미국이 중동에서 발을 빼는 이유가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앵커]

셰일가스 얘기로 다시 돌아가 보죠. (아까 보니까) 매장량은 중국이 가장 많던데요, 생산량은 어떻습니까?

[답변]

중국 정부가 2015년 이후 조금씩 셰일가스 생산량을 늘려가고 있습니다만, 미국과 비교하면 아주 미미한 수준입니다.

[앵커]

채굴량을 늘리지 못하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건가요?

[답변]

가장 큰 이유는 셰일가스를 땅 위로 퍼 올릴 만한 기술이 없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경우 셰일가스가 지하 수백 미터 내에 있지만, 중국의 경우엔 3천5백 미터 - 땅속 깊은 곳에 묻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수압파쇄 공법으로는 채굴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이 90년 동안 쓸 수 있는 셰일가스가 매장돼 있지만,현재로써는 손쓸 방법이 없는 겁니다.

최근에 중국의 한 대학 연구팀이 강한 충격파를 이용한 채굴 공법을 개발하면서 기대를 모으기도 했는데요,

인근 주민들의 반대가 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주민들이 셰일가스 개발을 반대하는 이유가 뭔가요?

[답변]

연구팀이 개발한 채굴 공법을 사용할 경우 인공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고 있는데요.

실제로, 셰일가스를 채굴하는 쓰촨 성에서는 최근 두 달 동안 규모 5.0 미만의 지진이 5차례 있었습니다.

거실 전체가 심하게 흔들립니다.

어항 속에 들어 있는 물이 출렁이고, 전등은 좌우로 움직입니다.

지난 24일과 25일, 쓰촨 성 룽셴 지역에 세 차례의 지진이 일어나

2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습니다.

[리 빙/룽셴 지방정부 관계자 : "빵이나 라면, 생수를 제공했습니다. 정부는 수백 개의 구호 물품을 배급했습니다."]

분노한 주민들은 잇단 지진의 원인이 셰일가스 채굴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지방정부 청사로 몰려가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쓰촨은 지난 2008년 대지진이 일어나 8만 명이 넘는 희생자가 나온 곳이죠. 주민들의 심정 충분히 이해는 가는데, 지진의 원인이 밝혀졌나요?

[답변]

전문가들은 지진이 자연적 이유로 발생한 것으로 보이지만, 셰일가스 채굴이 지진을 유발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일각에서는 프래킹, 수압파쇄 공법 또한 부작용 우려가 크다고 말합니다.

우라늄 등 화학물질이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도 있고, 또, 채굴로 인해 땅이 흔들리거나 지반 침하 위험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서는 셰일가스 채굴을 법으로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데요.

에너지 개발이냐, 환경 보호냐, 셰일가스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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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제] 셰일가스·원유 ‘각광’…지진 우려는?
    • 입력 2019-03-04 18:16:55
    • 수정2019-03-05 09:19:21
    통합뉴스룸ET
[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주제는요?

[답변]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반드시 필요한 석유, 하지만 한정된 매장량 탓에 세계 각국이 대체 에너지원을 찾는 데 골치를 앓고 있죠.

그런데 유독 미국만이 여유만만한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특히, 내년에는 에너지 순수출국으로 우뚝 선다는 전망까지 나왔는데요.

비결은 바로 '셰일가스(Shale gas)'에 있습니다.

셰일(혈암)은 진흙이 쌓여서 만들어진 퇴적암층을 말하는데요,

여기서 추출되는 것이 셰일가스입니다.

가장 큰 특징은 원유, 천연가스와 매우 유사한 성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인데요.

난방이나 발전용으로 쓰이는 메탄이 70~90%, 그리고 석유 화학 원료인 에탄 5%로 구성돼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은 원유보다 저렴한 데다, 매장량도 풍부합니다.

전 세계가 앞으로 6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입니다.

[마크 슈워츠/에너지 정보 분석 회사관계자 : "셰일가스가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빠른 성장세는 눈부실 정돕니다."]

[앵커]

미국에서 채굴할 수 있는 셰일가스 매장량은 어느 정도나 되는 겁니까?

[답변]

미국의 셰일가스 매장량은 세계 4위 규모입니다.

1위는 중국이고요, 하지만 생산량 1위는 미국입니다.

현재 생산되는 셰일가스의 91%가 미국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셰일가스는 그동안 기술적 문제로 채굴이 어려웠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미국이 셰일가스를 수출할 만큼 생산량을 늘릴 수 있던 요인이 뭔가요?

[답변]

일명 프래킹(fracking), 수압을 이용한 파쇄 공법 기술이 개발, 현장에 도입되면서부터입니다.

원리는 이렇습니다.

땅속 아래, 셰일층까지 시추공을 뚫은 뒤에 모래, 화학물질이 섞인 물을 고압으로 분사해 암반을 깨뜨립니다.

그리고 연결된 관을 통해 가스를 위로 퍼 올리는 겁니다.

[켄트 보우커/지질학자 : "셰일가스의 양은 4배나 더 많지만, 절반 가격입니다. 기적이죠."]

신기술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미국 기업들은 텍사스와 뉴멕시코 등지에서 셰일층에 저장된 원유와 가스를 추출하고 있습니다.

[셰일가스 생산업체 관계자 : "총이익의 25%가 생산 (단계)에서 발생합니다. 셰일가스 채굴로 부자가 된 사람들도 있습니다."]

[앵커]

프래킹 기술이 미국이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 셈이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셰일가스뿐 아니라 셰일원유 생산량도 늘어나면서 미국 내 원유 수입도는 3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198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셰일원유와 가스가 원유 대체재 역할을 하면서 세계 에너지 시장의 판도는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지난해 미국의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은 1천90만 배럴 전후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최대 산유국이 됐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2017년 6월 : "미국은 점점 에너지 강국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미국이 전 세계 에너지를 주도할 것입니다."]

이 때문에,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잇단 감산 조치가 미국에는 통하지 않고 있는데요.

니혼게이자신문은 미국이 중동에서 발을 빼는 이유가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앵커]

셰일가스 얘기로 다시 돌아가 보죠. (아까 보니까) 매장량은 중국이 가장 많던데요, 생산량은 어떻습니까?

[답변]

중국 정부가 2015년 이후 조금씩 셰일가스 생산량을 늘려가고 있습니다만, 미국과 비교하면 아주 미미한 수준입니다.

[앵커]

채굴량을 늘리지 못하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건가요?

[답변]

가장 큰 이유는 셰일가스를 땅 위로 퍼 올릴 만한 기술이 없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경우 셰일가스가 지하 수백 미터 내에 있지만, 중국의 경우엔 3천5백 미터 - 땅속 깊은 곳에 묻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수압파쇄 공법으로는 채굴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이 90년 동안 쓸 수 있는 셰일가스가 매장돼 있지만,현재로써는 손쓸 방법이 없는 겁니다.

최근에 중국의 한 대학 연구팀이 강한 충격파를 이용한 채굴 공법을 개발하면서 기대를 모으기도 했는데요,

인근 주민들의 반대가 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주민들이 셰일가스 개발을 반대하는 이유가 뭔가요?

[답변]

연구팀이 개발한 채굴 공법을 사용할 경우 인공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고 있는데요.

실제로, 셰일가스를 채굴하는 쓰촨 성에서는 최근 두 달 동안 규모 5.0 미만의 지진이 5차례 있었습니다.

거실 전체가 심하게 흔들립니다.

어항 속에 들어 있는 물이 출렁이고, 전등은 좌우로 움직입니다.

지난 24일과 25일, 쓰촨 성 룽셴 지역에 세 차례의 지진이 일어나

2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습니다.

[리 빙/룽셴 지방정부 관계자 : "빵이나 라면, 생수를 제공했습니다. 정부는 수백 개의 구호 물품을 배급했습니다."]

분노한 주민들은 잇단 지진의 원인이 셰일가스 채굴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지방정부 청사로 몰려가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쓰촨은 지난 2008년 대지진이 일어나 8만 명이 넘는 희생자가 나온 곳이죠. 주민들의 심정 충분히 이해는 가는데, 지진의 원인이 밝혀졌나요?

[답변]

전문가들은 지진이 자연적 이유로 발생한 것으로 보이지만, 셰일가스 채굴이 지진을 유발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일각에서는 프래킹, 수압파쇄 공법 또한 부작용 우려가 크다고 말합니다.

우라늄 등 화학물질이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도 있고, 또, 채굴로 인해 땅이 흔들리거나 지반 침하 위험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서는 셰일가스 채굴을 법으로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데요.

에너지 개발이냐, 환경 보호냐, 셰일가스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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