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소득 3만 달러 시대의 명암

입력 2019.03.06 (07:44) 수정 2019.03.06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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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일상 해설위원]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이 3만 달러를 넘었습니다. 소득 3만 달러 인구 5천만 명이 넘는 이른바 30~50클럽에 세계에서 7번째로 올라섰습니다.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다는 의미가 있지만, 실제 내용은 좋지 않습니다. 국내외 여건과 전망도 녹록지 않은 상황입니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지난 2006년 2만 달러를 넘은 이후 3만 달러 돌파에 12년이 걸렸습니다.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에 이르는 기간이 일본과 독일은 5년이 걸렸습니다. 9년이 걸린 미국과 호주에 비해서도 우리나라가 많이 늦은 셈입니다. 한국은행은 대외충격으로 환율이 폭등하지 않으면 다시 2만 달러 대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습니다. 10년 이내에 4만 달러 고지도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체감 성장은 여기에 많이 못 미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 GDP가 3% 증가에 그쳐 20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승승장구하던 수출도 3달 연속 줄었습니다. 한국 경제를 지탱해 온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전망도 불투명합니다. 청년 실업률과 영세자영업자들의 폐업률은 경제 위기 수준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특히 집계 이후 최악의 수준을 보이는 양극화로 소득 증가를 체감하지 못하는 국민이 더 많아졌습니다. 1,500조 원이 넘는 가계 빚 등으로 실제 쓸 수 있는 돈의 증가율이 소득증가율을 밑도는 것도 3만 달러 시대와 괴리감이 커지는 이유입니다.

소득불평등과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면 선진국의 문턱을 넘기 힘듭니다. 3만 달러 돌파 후 뒷걸음질한 스페인과 그리스 등을 반면교사 삼아야 합니다. 왜곡된 산업 구조를 개편하고 경제 체질을 대폭 개선해야 합니다. 4차산업 시대에 맞는 규제 완화와 노동 시장 개혁도 서둘러야 합니다. 23년 전 OECD 가입 이후 터트린 샴페인이 1년 만에 '외환위기'라는 재앙으로 돌아온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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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소득 3만 달러 시대의 명암
    • 입력 2019-03-06 07:50:10
    • 수정2019-03-06 07: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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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일상 해설위원]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이 3만 달러를 넘었습니다. 소득 3만 달러 인구 5천만 명이 넘는 이른바 30~50클럽에 세계에서 7번째로 올라섰습니다.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다는 의미가 있지만, 실제 내용은 좋지 않습니다. 국내외 여건과 전망도 녹록지 않은 상황입니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지난 2006년 2만 달러를 넘은 이후 3만 달러 돌파에 12년이 걸렸습니다.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에 이르는 기간이 일본과 독일은 5년이 걸렸습니다. 9년이 걸린 미국과 호주에 비해서도 우리나라가 많이 늦은 셈입니다. 한국은행은 대외충격으로 환율이 폭등하지 않으면 다시 2만 달러 대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습니다. 10년 이내에 4만 달러 고지도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체감 성장은 여기에 많이 못 미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 GDP가 3% 증가에 그쳐 20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승승장구하던 수출도 3달 연속 줄었습니다. 한국 경제를 지탱해 온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전망도 불투명합니다. 청년 실업률과 영세자영업자들의 폐업률은 경제 위기 수준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특히 집계 이후 최악의 수준을 보이는 양극화로 소득 증가를 체감하지 못하는 국민이 더 많아졌습니다. 1,500조 원이 넘는 가계 빚 등으로 실제 쓸 수 있는 돈의 증가율이 소득증가율을 밑도는 것도 3만 달러 시대와 괴리감이 커지는 이유입니다.

소득불평등과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면 선진국의 문턱을 넘기 힘듭니다. 3만 달러 돌파 후 뒷걸음질한 스페인과 그리스 등을 반면교사 삼아야 합니다. 왜곡된 산업 구조를 개편하고 경제 체질을 대폭 개선해야 합니다. 4차산업 시대에 맞는 규제 완화와 노동 시장 개혁도 서둘러야 합니다. 23년 전 OECD 가입 이후 터트린 샴페인이 1년 만에 '외환위기'라는 재앙으로 돌아온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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