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움” 알리고 극단 선택 고 박선욱 간호사 ‘산업재해 인정’

입력 2019.03.07 (21:34) 수정 2019.03.07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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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루 서너 시간 밖에 못자고, 끼니는 매번 거르고 있다.'

지난해 이런 짤막한 메모를 남기고 스스로 세상을 등 진 신입 간호사, 고 박선욱 씨가 산재 판정을 받았습니다.

간호사 규율문화를 칭하는 이른바 '태움'에 시달리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의혹은 여전합니다.

변진석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에서 일하던 박선욱 간호사.

친구와 나눈 대화에는 신입 간호사의 불안이 가득합니다.

업무를 하는데 설명을 하나도 못 들어봤다, 무서워서 물어보지 못하겠다, 스트레스가 가득해 정신을 못 차리겠다는 호소가 이어집니다.

사소한 의료사고까지 일어난 뒤 박 간호사는 입사 5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유족들은 사망 뒤에 간호사들 간의 괴롭힘, '태움'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윤주/故 박선욱 간호사 이모 : "'야 너 사람 죽이려고 그래?' 이런 식으로 업무를 가르치는 듯하면서 사람 자존감을 (깎아내렸습니다.)"]

경찰은 가혹행위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지만 '태움' 문화를 없애라는 요구는 커져갔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박 간호사에 대한 산업재해를 인정했습니다.

중환자실에서 일하면서 부담이 컸고, 적절한 교육체계나 지원 없이 과중한 업무를 수행해 피로가 누적되고 우울감이 증가하면서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졌다는 겁니다.

[유정재/근로복지공단 차장 : "과중한 업무와 개인의 내향적 성격 등으로 인한 재해자의 자살에 대해 산재를 인정한 것으로 향후 동일, 유사 직종 사건의 판단에 선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근로복지공단은 다만 산재 판정에서 '태움'여부는 판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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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움” 알리고 극단 선택 고 박선욱 간호사 ‘산업재해 인정’
    • 입력 2019-03-07 21:36:30
    • 수정2019-03-07 21:5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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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루 서너 시간 밖에 못자고, 끼니는 매번 거르고 있다.'

지난해 이런 짤막한 메모를 남기고 스스로 세상을 등 진 신입 간호사, 고 박선욱 씨가 산재 판정을 받았습니다.

간호사 규율문화를 칭하는 이른바 '태움'에 시달리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의혹은 여전합니다.

변진석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에서 일하던 박선욱 간호사.

친구와 나눈 대화에는 신입 간호사의 불안이 가득합니다.

업무를 하는데 설명을 하나도 못 들어봤다, 무서워서 물어보지 못하겠다, 스트레스가 가득해 정신을 못 차리겠다는 호소가 이어집니다.

사소한 의료사고까지 일어난 뒤 박 간호사는 입사 5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유족들은 사망 뒤에 간호사들 간의 괴롭힘, '태움'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윤주/故 박선욱 간호사 이모 : "'야 너 사람 죽이려고 그래?' 이런 식으로 업무를 가르치는 듯하면서 사람 자존감을 (깎아내렸습니다.)"]

경찰은 가혹행위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지만 '태움' 문화를 없애라는 요구는 커져갔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박 간호사에 대한 산업재해를 인정했습니다.

중환자실에서 일하면서 부담이 컸고, 적절한 교육체계나 지원 없이 과중한 업무를 수행해 피로가 누적되고 우울감이 증가하면서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졌다는 겁니다.

[유정재/근로복지공단 차장 : "과중한 업무와 개인의 내향적 성격 등으로 인한 재해자의 자살에 대해 산재를 인정한 것으로 향후 동일, 유사 직종 사건의 판단에 선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근로복지공단은 다만 산재 판정에서 '태움'여부는 판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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