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연수 심사 부실, 97%가 통과…“거수기 자초”

입력 2019.03.12 (19:32) 수정 2019.03.12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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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잊을만하면 터져 나오는 지방의회의 외유성 연수에 지방의회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지방의회는 사전 검증을 통해 논란의 여지를 없애겠다고 밝혀왔는데, 과연 어땠을까요?

면피용 심사에 급급한 실태, 이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 기초의회의 공무 국외여행 심사위원회 회의록입니다.

관광 위주 일정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일정을 두둔하는 발언이 이어집니다.

[청주시의회 공무국외여행 심사위원회/음성대역 : "관광성이 좀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 완전히 아니라고는 표현할 수 없겠지만... 여유의 시간도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발언 당사자는 의회 부의장이자, 당연직 공무국외여행 심사위원장입니다.

이후 심사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뜬금 없는 미국 여행기에서부터, 수준을 의심케하는 발언도 이어집니다.

관광성 외유가 해외 연수로 둔갑하는데는, 정확히 41분이면 충분했습니다.

또 다른 기초의회도 마찬가집니다.

검증은 뒷전, 언론 대응을 위한 면피성 조언을 하거나 억지로 애향심을 부추깁니다.

부실한 검증이 이어지다보니, 2014년 이후, 충북도의회와 11개 기초의회가 다룬 국외 공무여행 심사위원회 안건의 97.5%가 원안대로 통과됐습니다.

심사위원회 개최 시기를 정해놓지 않은 채 이미 항공기 편과 현지 일정이 확정된 이후에는 위원회가 '심사'할 사안이 사실상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 충북도의회는 출발 사흘을 남기고 심의위원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최진아/충북 참여자치시민연대 시민자치국장 : "같은 자리에 해당 의원들이 앉아 있다면, 제대로 얼마나 심사가 가능할 수 있을지 의문스러울 수 밖에 없죠."]

공무국외여행 심사위원회는 절차적 정당성만을 덧칠하는 거수기에 불과했습니다.

KBS 뉴스 이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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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연수 심사 부실, 97%가 통과…“거수기 자초”
    • 입력 2019-03-12 19:39:28
    • 수정2019-03-12 19:5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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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잊을만하면 터져 나오는 지방의회의 외유성 연수에 지방의회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지방의회는 사전 검증을 통해 논란의 여지를 없애겠다고 밝혀왔는데, 과연 어땠을까요?

면피용 심사에 급급한 실태, 이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 기초의회의 공무 국외여행 심사위원회 회의록입니다.

관광 위주 일정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일정을 두둔하는 발언이 이어집니다.

[청주시의회 공무국외여행 심사위원회/음성대역 : "관광성이 좀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 완전히 아니라고는 표현할 수 없겠지만... 여유의 시간도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발언 당사자는 의회 부의장이자, 당연직 공무국외여행 심사위원장입니다.

이후 심사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뜬금 없는 미국 여행기에서부터, 수준을 의심케하는 발언도 이어집니다.

관광성 외유가 해외 연수로 둔갑하는데는, 정확히 41분이면 충분했습니다.

또 다른 기초의회도 마찬가집니다.

검증은 뒷전, 언론 대응을 위한 면피성 조언을 하거나 억지로 애향심을 부추깁니다.

부실한 검증이 이어지다보니, 2014년 이후, 충북도의회와 11개 기초의회가 다룬 국외 공무여행 심사위원회 안건의 97.5%가 원안대로 통과됐습니다.

심사위원회 개최 시기를 정해놓지 않은 채 이미 항공기 편과 현지 일정이 확정된 이후에는 위원회가 '심사'할 사안이 사실상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 충북도의회는 출발 사흘을 남기고 심의위원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최진아/충북 참여자치시민연대 시민자치국장 : "같은 자리에 해당 의원들이 앉아 있다면, 제대로 얼마나 심사가 가능할 수 있을지 의문스러울 수 밖에 없죠."]

공무국외여행 심사위원회는 절차적 정당성만을 덧칠하는 거수기에 불과했습니다.

KBS 뉴스 이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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