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영변 핵단지 여전히 가동”…구멍 뚫린 대북 제재 현실로
입력 2019.03.1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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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보고서 "핵 프로그램 유지… 대북 제재 구멍 숭숭"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공개한 연례보고서의 내용은 한 마디로 '북한이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있고, 국제 사회의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더욱 정교한 방법을 동원해 금수 품목을 불법 거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378쪽 분량의 제재위의 보고서에는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조사관)들이 자체 조사를 하거나, 유엔 회원국들의 협조를 받고 확보한 북한의 제재 위반 행위가 망라돼 있다. 조사 내용뿐만 아니라 위성 사진 등 각종 보조 자료까지 첨부해 그 양도 방대하다. 보고서는 매년 두 차례 안보리에 제출되는데,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상황에서 공개된 것이어서 많은 관심이 쏠렸다.

영변 핵 단지 여전히 가동… 수로 건설 위한 땅파기 공사
제재위는 북한의 영변 핵 단지가 현재 가동 중인 정황 증거로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 사이 영변 원자로를 촬영한 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해 12월, 냉각수 방류를 위한 수로 건설을 위해 땅파기 공사를 한 흔적들이 있다.

예전에 핵 시설 내에 있었던 냉각탑이 없어진 대신, 핵 관련 실험으로 생기는 열을 빼내기 위한 수로 건설이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에는 핵 시설 내 실험용 경수로 서쪽에 새 건물을 지은 것도 확인됐다. 또 다른 위성 사진에는 영변에 있는 시설 굴뚝으로 증기가 방출되는 것이 포착됐다. 제재위는 방사화학실험실이 운영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우라늄 광산에서 사라진 토사 더미… 우라늄 채광의 증거
제재위는 우라늄 농축 시설과 채굴광산에 대한 감시도 계속 했다고 밝혔다. 핵 프로그램의 원재료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작업이란 것이다. 이와 관련해 우라늄 광산이 있는 황해도 평산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지난해 1월에 있던 토사 더미가 7월 치워진 것이 목격됐다. 우라늄 채광이 진행되는 증거라고 대북 제재위는 설명하고 있다. 제재위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증거로 우라늄 농축의 핵심 설비인 원심분리기를 은밀하게 구매한 점도 주목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의 기업이나 개인을 통해 북한이 우라늄 농축 장비를 몰래 들여온 정황을 확보하고, 해당 기업 등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제재위는 북한이 핵·미사일 조립 또는 생산시설에 대한 타격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관련 시설을 민간공장이나 비군사시설 등으로 분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첩보전 방불케 하는 공해상 선박 환적 수법 동원… 항구엔 수중송유관 설치
제재위는 북한이 국제사회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한층 정교해진 수법을 사용해 불법 거래를 했다고 밝혔다. 정권의 생명줄인 유류 부분까지 제재가 확대되자 몰래 석유제품을 반입했는데, 그 수법이 첩보전을 방출케 한다. 제재위는 육퉁(Yuk Tung)호를 대표적인 선박 환적 사례로 꼽았다. 지난해 5월, 육퉁호는 동중국해 해상에서 파나마 국적의 다른 선박인 것처럼 선박자동식별장치 신호를 보내고, 육퉁호과 똑같은 모양 '쌍둥이 배' 하이카호는 7천 마일 이상 떨어진 아프리카 대서양의 기니만에 정박을 시켰다. 이처럼 복잡한 해상 환적 수법을 이용해 몰래 석유제품을 반입하고, 수출이 금지된 석탄을 해외에 팔았다.

제재위는 특히, 남포항을 불법 활동의 허브로 지목했다. 석유제품을 싣고 온 배가 항구에 정박하면, 수중 송유관을 통해 수입된 유류를 몰해 반입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방법 등으로 북한 전역에서 지난해 1월부터 8개월 동안 140번 넘게 정제유 밀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수출이 금지된 석탄 등도 남포항을 통해 해외로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 무기 거래, 가상화폐거래소 해킹… 자금 확보에 나서
부족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북한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불법 무기 거래와 군사협력단을 파견해 돈벌이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이버 해킹을 통해 달러는 물론 가상화폐까지 탈취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재위는 북한 정찰총국의 주도 아래, 북한의 해커들이 지난해 칠레와 인도의 은행을 해킹해 각각 백 억 원이 훨씬 넘는 돈을 빼돌리고, 2017년부터는 가상화폐거래소를 해킹해 6천4백억 원을 훔친 사실도 드러났다고 밝혔다. 안보리 대북 제재위원회는 지난해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과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등장했던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차도 제재 위반 품목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리무진과 롤스로이스 팬텀 등은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사치품으로 분류돼 북한에 대한 수출이 금지돼 있다는 겁니다. 유엔 보고서의 공개로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이행 상황의 현주소가 수면 위에 다시 올랐다. 다소 이완됐던 북한에 대한 제재의 틀이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국무부가 유엔 보고서 발표 직후, "북한의 제재 위반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서 유엔 회원국들의 안보리 결의 이행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이 같은 분위기를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공개한 연례보고서의 내용은 한 마디로 '북한이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있고, 국제 사회의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더욱 정교한 방법을 동원해 금수 품목을 불법 거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378쪽 분량의 제재위의 보고서에는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조사관)들이 자체 조사를 하거나, 유엔 회원국들의 협조를 받고 확보한 북한의 제재 위반 행위가 망라돼 있다. 조사 내용뿐만 아니라 위성 사진 등 각종 보조 자료까지 첨부해 그 양도 방대하다. 보고서는 매년 두 차례 안보리에 제출되는데,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상황에서 공개된 것이어서 많은 관심이 쏠렸다.

영변 핵 단지 여전히 가동… 수로 건설 위한 땅파기 공사
제재위는 북한의 영변 핵 단지가 현재 가동 중인 정황 증거로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 사이 영변 원자로를 촬영한 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해 12월, 냉각수 방류를 위한 수로 건설을 위해 땅파기 공사를 한 흔적들이 있다.

예전에 핵 시설 내에 있었던 냉각탑이 없어진 대신, 핵 관련 실험으로 생기는 열을 빼내기 위한 수로 건설이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에는 핵 시설 내 실험용 경수로 서쪽에 새 건물을 지은 것도 확인됐다. 또 다른 위성 사진에는 영변에 있는 시설 굴뚝으로 증기가 방출되는 것이 포착됐다. 제재위는 방사화학실험실이 운영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우라늄 광산에서 사라진 토사 더미… 우라늄 채광의 증거
제재위는 우라늄 농축 시설과 채굴광산에 대한 감시도 계속 했다고 밝혔다. 핵 프로그램의 원재료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작업이란 것이다. 이와 관련해 우라늄 광산이 있는 황해도 평산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지난해 1월에 있던 토사 더미가 7월 치워진 것이 목격됐다. 우라늄 채광이 진행되는 증거라고 대북 제재위는 설명하고 있다. 제재위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증거로 우라늄 농축의 핵심 설비인 원심분리기를 은밀하게 구매한 점도 주목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의 기업이나 개인을 통해 북한이 우라늄 농축 장비를 몰래 들여온 정황을 확보하고, 해당 기업 등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제재위는 북한이 핵·미사일 조립 또는 생산시설에 대한 타격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관련 시설을 민간공장이나 비군사시설 등으로 분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첩보전 방불케 하는 공해상 선박 환적 수법 동원… 항구엔 수중송유관 설치
제재위는 북한이 국제사회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한층 정교해진 수법을 사용해 불법 거래를 했다고 밝혔다. 정권의 생명줄인 유류 부분까지 제재가 확대되자 몰래 석유제품을 반입했는데, 그 수법이 첩보전을 방출케 한다. 제재위는 육퉁(Yuk Tung)호를 대표적인 선박 환적 사례로 꼽았다. 지난해 5월, 육퉁호는 동중국해 해상에서 파나마 국적의 다른 선박인 것처럼 선박자동식별장치 신호를 보내고, 육퉁호과 똑같은 모양 '쌍둥이 배' 하이카호는 7천 마일 이상 떨어진 아프리카 대서양의 기니만에 정박을 시켰다. 이처럼 복잡한 해상 환적 수법을 이용해 몰래 석유제품을 반입하고, 수출이 금지된 석탄을 해외에 팔았다.

제재위는 특히, 남포항을 불법 활동의 허브로 지목했다. 석유제품을 싣고 온 배가 항구에 정박하면, 수중 송유관을 통해 수입된 유류를 몰해 반입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방법 등으로 북한 전역에서 지난해 1월부터 8개월 동안 140번 넘게 정제유 밀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수출이 금지된 석탄 등도 남포항을 통해 해외로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 무기 거래, 가상화폐거래소 해킹… 자금 확보에 나서
부족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북한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불법 무기 거래와 군사협력단을 파견해 돈벌이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이버 해킹을 통해 달러는 물론 가상화폐까지 탈취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재위는 북한 정찰총국의 주도 아래, 북한의 해커들이 지난해 칠레와 인도의 은행을 해킹해 각각 백 억 원이 훨씬 넘는 돈을 빼돌리고, 2017년부터는 가상화폐거래소를 해킹해 6천4백억 원을 훔친 사실도 드러났다고 밝혔다. 안보리 대북 제재위원회는 지난해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과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등장했던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차도 제재 위반 품목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리무진과 롤스로이스 팬텀 등은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사치품으로 분류돼 북한에 대한 수출이 금지돼 있다는 겁니다. 유엔 보고서의 공개로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이행 상황의 현주소가 수면 위에 다시 올랐다. 다소 이완됐던 북한에 대한 제재의 틀이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국무부가 유엔 보고서 발표 직후, "북한의 제재 위반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서 유엔 회원국들의 안보리 결의 이행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이 같은 분위기를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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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공개한 연례보고서의 내용은 한 마디로 '북한이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있고, 국제 사회의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더욱 정교한 방법을 동원해 금수 품목을 불법 거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378쪽 분량의 제재위의 보고서에는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조사관)들이 자체 조사를 하거나, 유엔 회원국들의 협조를 받고 확보한 북한의 제재 위반 행위가 망라돼 있다. 조사 내용뿐만 아니라 위성 사진 등 각종 보조 자료까지 첨부해 그 양도 방대하다. 보고서는 매년 두 차례 안보리에 제출되는데,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상황에서 공개된 것이어서 많은 관심이 쏠렸다.

영변 핵 단지 여전히 가동… 수로 건설 위한 땅파기 공사
제재위는 북한의 영변 핵 단지가 현재 가동 중인 정황 증거로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 사이 영변 원자로를 촬영한 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해 12월, 냉각수 방류를 위한 수로 건설을 위해 땅파기 공사를 한 흔적들이 있다.

예전에 핵 시설 내에 있었던 냉각탑이 없어진 대신, 핵 관련 실험으로 생기는 열을 빼내기 위한 수로 건설이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에는 핵 시설 내 실험용 경수로 서쪽에 새 건물을 지은 것도 확인됐다. 또 다른 위성 사진에는 영변에 있는 시설 굴뚝으로 증기가 방출되는 것이 포착됐다. 제재위는 방사화학실험실이 운영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우라늄 광산에서 사라진 토사 더미… 우라늄 채광의 증거
제재위는 우라늄 농축 시설과 채굴광산에 대한 감시도 계속 했다고 밝혔다. 핵 프로그램의 원재료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작업이란 것이다. 이와 관련해 우라늄 광산이 있는 황해도 평산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지난해 1월에 있던 토사 더미가 7월 치워진 것이 목격됐다. 우라늄 채광이 진행되는 증거라고 대북 제재위는 설명하고 있다. 제재위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증거로 우라늄 농축의 핵심 설비인 원심분리기를 은밀하게 구매한 점도 주목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의 기업이나 개인을 통해 북한이 우라늄 농축 장비를 몰래 들여온 정황을 확보하고, 해당 기업 등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제재위는 북한이 핵·미사일 조립 또는 생산시설에 대한 타격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관련 시설을 민간공장이나 비군사시설 등으로 분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첩보전 방불케 하는 공해상 선박 환적 수법 동원… 항구엔 수중송유관 설치
제재위는 북한이 국제사회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한층 정교해진 수법을 사용해 불법 거래를 했다고 밝혔다. 정권의 생명줄인 유류 부분까지 제재가 확대되자 몰래 석유제품을 반입했는데, 그 수법이 첩보전을 방출케 한다. 제재위는 육퉁(Yuk Tung)호를 대표적인 선박 환적 사례로 꼽았다. 지난해 5월, 육퉁호는 동중국해 해상에서 파나마 국적의 다른 선박인 것처럼 선박자동식별장치 신호를 보내고, 육퉁호과 똑같은 모양 '쌍둥이 배' 하이카호는 7천 마일 이상 떨어진 아프리카 대서양의 기니만에 정박을 시켰다. 이처럼 복잡한 해상 환적 수법을 이용해 몰래 석유제품을 반입하고, 수출이 금지된 석탄을 해외에 팔았다.

제재위는 특히, 남포항을 불법 활동의 허브로 지목했다. 석유제품을 싣고 온 배가 항구에 정박하면, 수중 송유관을 통해 수입된 유류를 몰해 반입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방법 등으로 북한 전역에서 지난해 1월부터 8개월 동안 140번 넘게 정제유 밀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수출이 금지된 석탄 등도 남포항을 통해 해외로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 무기 거래, 가상화폐거래소 해킹… 자금 확보에 나서
부족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북한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불법 무기 거래와 군사협력단을 파견해 돈벌이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이버 해킹을 통해 달러는 물론 가상화폐까지 탈취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재위는 북한 정찰총국의 주도 아래, 북한의 해커들이 지난해 칠레와 인도의 은행을 해킹해 각각 백 억 원이 훨씬 넘는 돈을 빼돌리고, 2017년부터는 가상화폐거래소를 해킹해 6천4백억 원을 훔친 사실도 드러났다고 밝혔다. 안보리 대북 제재위원회는 지난해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과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등장했던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차도 제재 위반 품목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리무진과 롤스로이스 팬텀 등은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사치품으로 분류돼 북한에 대한 수출이 금지돼 있다는 겁니다. 유엔 보고서의 공개로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이행 상황의 현주소가 수면 위에 다시 올랐다. 다소 이완됐던 북한에 대한 제재의 틀이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국무부가 유엔 보고서 발표 직후, "북한의 제재 위반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서 유엔 회원국들의 안보리 결의 이행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이 같은 분위기를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공개한 연례보고서의 내용은 한 마디로 '북한이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있고, 국제 사회의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더욱 정교한 방법을 동원해 금수 품목을 불법 거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378쪽 분량의 제재위의 보고서에는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조사관)들이 자체 조사를 하거나, 유엔 회원국들의 협조를 받고 확보한 북한의 제재 위반 행위가 망라돼 있다. 조사 내용뿐만 아니라 위성 사진 등 각종 보조 자료까지 첨부해 그 양도 방대하다. 보고서는 매년 두 차례 안보리에 제출되는데,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상황에서 공개된 것이어서 많은 관심이 쏠렸다.

영변 핵 단지 여전히 가동… 수로 건설 위한 땅파기 공사
제재위는 북한의 영변 핵 단지가 현재 가동 중인 정황 증거로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 사이 영변 원자로를 촬영한 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해 12월, 냉각수 방류를 위한 수로 건설을 위해 땅파기 공사를 한 흔적들이 있다.

예전에 핵 시설 내에 있었던 냉각탑이 없어진 대신, 핵 관련 실험으로 생기는 열을 빼내기 위한 수로 건설이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에는 핵 시설 내 실험용 경수로 서쪽에 새 건물을 지은 것도 확인됐다. 또 다른 위성 사진에는 영변에 있는 시설 굴뚝으로 증기가 방출되는 것이 포착됐다. 제재위는 방사화학실험실이 운영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우라늄 광산에서 사라진 토사 더미… 우라늄 채광의 증거
제재위는 우라늄 농축 시설과 채굴광산에 대한 감시도 계속 했다고 밝혔다. 핵 프로그램의 원재료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작업이란 것이다. 이와 관련해 우라늄 광산이 있는 황해도 평산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지난해 1월에 있던 토사 더미가 7월 치워진 것이 목격됐다. 우라늄 채광이 진행되는 증거라고 대북 제재위는 설명하고 있다. 제재위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증거로 우라늄 농축의 핵심 설비인 원심분리기를 은밀하게 구매한 점도 주목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의 기업이나 개인을 통해 북한이 우라늄 농축 장비를 몰래 들여온 정황을 확보하고, 해당 기업 등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제재위는 북한이 핵·미사일 조립 또는 생산시설에 대한 타격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관련 시설을 민간공장이나 비군사시설 등으로 분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첩보전 방불케 하는 공해상 선박 환적 수법 동원… 항구엔 수중송유관 설치
제재위는 북한이 국제사회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한층 정교해진 수법을 사용해 불법 거래를 했다고 밝혔다. 정권의 생명줄인 유류 부분까지 제재가 확대되자 몰래 석유제품을 반입했는데, 그 수법이 첩보전을 방출케 한다. 제재위는 육퉁(Yuk Tung)호를 대표적인 선박 환적 사례로 꼽았다. 지난해 5월, 육퉁호는 동중국해 해상에서 파나마 국적의 다른 선박인 것처럼 선박자동식별장치 신호를 보내고, 육퉁호과 똑같은 모양 '쌍둥이 배' 하이카호는 7천 마일 이상 떨어진 아프리카 대서양의 기니만에 정박을 시켰다. 이처럼 복잡한 해상 환적 수법을 이용해 몰래 석유제품을 반입하고, 수출이 금지된 석탄을 해외에 팔았다.

제재위는 특히, 남포항을 불법 활동의 허브로 지목했다. 석유제품을 싣고 온 배가 항구에 정박하면, 수중 송유관을 통해 수입된 유류를 몰해 반입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방법 등으로 북한 전역에서 지난해 1월부터 8개월 동안 140번 넘게 정제유 밀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수출이 금지된 석탄 등도 남포항을 통해 해외로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 무기 거래, 가상화폐거래소 해킹… 자금 확보에 나서
부족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북한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불법 무기 거래와 군사협력단을 파견해 돈벌이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이버 해킹을 통해 달러는 물론 가상화폐까지 탈취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재위는 북한 정찰총국의 주도 아래, 북한의 해커들이 지난해 칠레와 인도의 은행을 해킹해 각각 백 억 원이 훨씬 넘는 돈을 빼돌리고, 2017년부터는 가상화폐거래소를 해킹해 6천4백억 원을 훔친 사실도 드러났다고 밝혔다. 안보리 대북 제재위원회는 지난해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과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등장했던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차도 제재 위반 품목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리무진과 롤스로이스 팬텀 등은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사치품으로 분류돼 북한에 대한 수출이 금지돼 있다는 겁니다. 유엔 보고서의 공개로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이행 상황의 현주소가 수면 위에 다시 올랐다. 다소 이완됐던 북한에 대한 제재의 틀이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국무부가 유엔 보고서 발표 직후, "북한의 제재 위반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서 유엔 회원국들의 안보리 결의 이행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이 같은 분위기를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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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우 기자 cw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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