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수 26만 명↑…어디서 늘었나 보니

입력 2019.03.14 (08:15) 수정 2019.03.1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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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헌드레드'라고 들어 보셨습니까.

100세까지 사는 일이 흔해진 것을 뜻하는 신조어입니다.

과연 100세 시대가 축복이냐, 재앙이냐 이건 무엇보다 노년기 일자리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을 텐데요.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어제 발표된 정부의 취업자 통계는 일단 합격점입니다.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가 1년 전보다 39만 7000명 늘었습니다.

역대 가장 큰 폭의 증가세입니다.

덕분에 전체 취업자 수도 크게 늘어(26만3천 명) 증가 폭이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그간 이른바 '고용 쇼크'를 겪었던 걸 생각하면 급한 불을 껐다는 의미는 있습니다.

그런데, 어디서 이렇게 일자리가 늘었는지 들여다 보니 눈에 띄는 건 서비스업입니다.

서비스업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게 동네 식당이나 카페 같은 곳들이잖아요.

요즘 이런 자영업자들이 많이 힘들다고 하는데 사정이 좀 나아진 건가? 그렇진 않습니다.

대부분 보건과 사회복지 서비스업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 행정 분야에 집중돼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정부는 공공 부문의 단기 일자리라도 많이 만들라고 독려했었죠?

일자리 통계가 나빠지니 어떻게든 숫자를 높여 보고 싶었을 겁니다.

세금을 써서 급히 만든 일자리다 보니 상당수가 취업자들 기대치와는 거리가 멉니다.

대학교 빈 강의실을 돌아다니며 불을 끄고 한 달 30만 원 남짓 받는 일명 '에너지 지킴이'란 게 있고요.

해외 라텍스 제품 구입자를 찾아다니며 라돈 방출량을 측정하는 일도 청년 일자리에 포함됐습니다.

당장 실적에 급급한 채용이다 보니 석 달에서 길게는 10개월 단기 일자리란 게 한계입니다.

2달 이하인 일자리가 가장 많았고, 6달 이상 채용한 곳은 전체 68개 기관 가운데 5개에 불과했습니다.

이 영화 기억나시나요?

1999년 칸 국제영화제 수상작 <로제타>입니다.

17세 여주인공 로제타가 식품 공장에서 쫓겨나 실업자로 처절하게 사는 모습을 담은 영화입니다.

이듬해 벨기에 정부는 청년 실업 문제를 해소하겠다며 이른바 '로제타 플랜'을 실시했지만 질 낮은 단기 일자리만 양산하다 결국 폐기됐습니다.

이런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질 좋은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을 키워야 합니다.

이 업체 잠시 볼까요.

병원이 환자의 엑스레이와 CT 사진을 전송하면 3D 프린터로 치아 틀과 임플란트가 만들어져 나옵니다.

제조업과 정보통신 기술을 융합한 이른바 신제조업 사례입니다.

17년 전 16명으로 시작한 회사는 230명이 일하는 곳으로 성장했는데요, 시사하는 점이 많죠?

올해 2019년은 경기가 하향 국면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걱정이 많은 상황인데요.

힘이 빠져 있는 주력 제조업들을 살리고 우리가 늘 얘기하는 신성장동력으로 고용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이런 추세를 전환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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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업자 수 26만 명↑…어디서 늘었나 보니
    • 입력 2019-03-14 08:17:17
    • 수정2019-03-14 11:44:30
    아침뉴스타임
'호모 헌드레드'라고 들어 보셨습니까.

100세까지 사는 일이 흔해진 것을 뜻하는 신조어입니다.

과연 100세 시대가 축복이냐, 재앙이냐 이건 무엇보다 노년기 일자리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을 텐데요.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어제 발표된 정부의 취업자 통계는 일단 합격점입니다.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가 1년 전보다 39만 7000명 늘었습니다.

역대 가장 큰 폭의 증가세입니다.

덕분에 전체 취업자 수도 크게 늘어(26만3천 명) 증가 폭이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그간 이른바 '고용 쇼크'를 겪었던 걸 생각하면 급한 불을 껐다는 의미는 있습니다.

그런데, 어디서 이렇게 일자리가 늘었는지 들여다 보니 눈에 띄는 건 서비스업입니다.

서비스업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게 동네 식당이나 카페 같은 곳들이잖아요.

요즘 이런 자영업자들이 많이 힘들다고 하는데 사정이 좀 나아진 건가? 그렇진 않습니다.

대부분 보건과 사회복지 서비스업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 행정 분야에 집중돼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정부는 공공 부문의 단기 일자리라도 많이 만들라고 독려했었죠?

일자리 통계가 나빠지니 어떻게든 숫자를 높여 보고 싶었을 겁니다.

세금을 써서 급히 만든 일자리다 보니 상당수가 취업자들 기대치와는 거리가 멉니다.

대학교 빈 강의실을 돌아다니며 불을 끄고 한 달 30만 원 남짓 받는 일명 '에너지 지킴이'란 게 있고요.

해외 라텍스 제품 구입자를 찾아다니며 라돈 방출량을 측정하는 일도 청년 일자리에 포함됐습니다.

당장 실적에 급급한 채용이다 보니 석 달에서 길게는 10개월 단기 일자리란 게 한계입니다.

2달 이하인 일자리가 가장 많았고, 6달 이상 채용한 곳은 전체 68개 기관 가운데 5개에 불과했습니다.

이 영화 기억나시나요?

1999년 칸 국제영화제 수상작 <로제타>입니다.

17세 여주인공 로제타가 식품 공장에서 쫓겨나 실업자로 처절하게 사는 모습을 담은 영화입니다.

이듬해 벨기에 정부는 청년 실업 문제를 해소하겠다며 이른바 '로제타 플랜'을 실시했지만 질 낮은 단기 일자리만 양산하다 결국 폐기됐습니다.

이런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질 좋은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을 키워야 합니다.

이 업체 잠시 볼까요.

병원이 환자의 엑스레이와 CT 사진을 전송하면 3D 프린터로 치아 틀과 임플란트가 만들어져 나옵니다.

제조업과 정보통신 기술을 융합한 이른바 신제조업 사례입니다.

17년 전 16명으로 시작한 회사는 230명이 일하는 곳으로 성장했는데요, 시사하는 점이 많죠?

올해 2019년은 경기가 하향 국면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걱정이 많은 상황인데요.

힘이 빠져 있는 주력 제조업들을 살리고 우리가 늘 얘기하는 신성장동력으로 고용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이런 추세를 전환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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