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 INF…美국방부 “8월부터 중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재개”

미국이 8월부터 '중거리핵전력 조약',INF에서 금지하는 중·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30여년 만에 재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익명의 미 국방부 관리는 일부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8월에 지상발사 순항미사일을 시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와 AP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이 미사일의 사거리는 1천㎞ 정도로 18개월 안에 배치될 전망이라고 이 관리는 밝혔습니다.

미 국방부는 이와함께 11월에는 사거리가 3천에서 4천㎞에 달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중거리 탄도미사일이 5년 내로 배치될 것 같지는 않지만, 아시아에 가까운 미국령 괌에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고 국방부 측은 전했습니다. 괌에 배치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에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미 국방부는 다만 이들 미사일이 핵무기가 아니라 재래식 무기라고 덧붙였습니다.

미 국방부가 밝힌 두 건의 미사일 시험 계획은 1987년 12월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지도자가 체결한 INF에 위배되는 것입니다. INF는 사거리 500∼1천km의 단거리와 1천∼5천500km의 중거리 지상 발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시험, 배치를 전면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미 조약 당사국인 미국과 러시아가 '이행 중단'에 나선 데 이어 금지된 미사일 시험까지 재개되면 냉전 시대 종식의 토대를 마련했던 INF는 사실상 유명 무실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