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미국판 ‘SKY캐슬’…판 커지는 입시 비리 스캔들

입력 2019.03.14 (10:48) 수정 2019.03.1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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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스탠퍼드, 예일, UCLA. 내로라하는 명문대들이죠.

엊그제 이 명문대 코치들이 부정 입학에 대거 연루돼 미국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그 중심엔 돈을 주고 부정입학을 부탁한 부유층 부모들과 브로커 역할을 한 입시 컨설턴트가 있었는데요.

입시 스캔들 문제가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지구촌인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수백만 명의 구독자와 팔로워를 가진 미국의 유명 대학생 유튜버, 올리비아 제이드.

미국의 명문 사립대 중 하나인 서던캘리포니아대학에 재학 중으로, 자신의 대학입학 체험기와 일상생활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올리비아 제이드 : "입학하면 학장님들과 대화를 나누며 균형을 잡아가길 바라요. 한편으로는 신나는 경험을 많이 하고 싶어요. 학교 생활은 별로 신경 쓰지 않거든요."]

제이드의 부모는 미국의 인기 시트콤 풀 하우스에 나온 배우 로리 러프린과 패션 디자이너 모시모 지아눌리입니다.

그런데 단란하고 화목해 보이는 이들 가족의 숨겨진 비밀이 지난 12일 밝혀졌습니다.

미국 매사추세츠 검찰청과 수사국이 대규모 입시 비리 사건의 전모를 공개한 것인데요.

[앤드류 E. 레링/보스턴 연방지방검찰청 검사 : "코치들은 뇌물을 받고, 자격 미달의 입학 지원자들을 경쟁력 있는 운동선수인 것처럼 만드는 데 동의했습니다."]

검찰은 학부모 33명, 대학코치 9명 등 50명이 연루됐고, 2011년부터 8년간 283억 원의 뒷돈이 오갔다고 밝혔습니다.

[앤드류 E. 레링/보스턴 연방지방검찰청 검사 : "법무부가 기소한 입시 비리 사건 가운데 최대 규모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NBC 방송은 FBI 수사 상황을 인용해 '모두 761가족이 부정 입학에 도움을 받았다'는 입시브로커의 발언을 보도했습니다.

수사 결과에 따라 사건의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으로 보입니다.

뇌물을 받은 코치들은 스탠퍼드, 예일, UCLA 등 내로라하는 명문대 소속입니다.

연루된 부모들 역시, 미국 유명 TV 스타, 할리우드 배우, 기업체 CEO 등의 부유층입니다.

[앤드류 E. 레링/보스턴 연방지방검찰청 검사 : "부유층만을 위한 대학 입학 특혜는 있을 수 없으며, 그러한 형사 사법 제도 역시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들의 부정 입학 비리의 중심에는 입시 컨설턴트, 윌리엄 싱어가 있었습니다.

싱어의 부정 입학 방법은 여러 가지였으나 가장 흔한 수법은 거액을 받고, 유명인사의 자녀들을 체육특기생으로 위장하는 일이었습니다.

배우 러프린의 경우, 사례금 약 5억 6천만 원을 내고 두 딸을 조정선수로 위장시켜 USC에 입학시켰습니다.

또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에 출연한 펠리시티 허프먼은, 딸이 대학입학시험을 위해 관계자를 매수했고, 이를 위해 만 오천 달러, 약 1700만 원의 뒷돈을 건넸습니다.

이 밖에도 대학 입학시험 관리자들과 짜고 대리시험을 보게 하거나, 성적을 바꿔치기하는 등의 수법이 사용됐습니다.

재판에 회부된 50명은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최대 징역 20년에 처하게 됩니다.

대학입시를 위해 밤잠을 설쳐가며 열심히 공부했던 학생들은 허탈할 뿐입니다.

[안젤리크 아요에이드/USC 학생 : "자격을 갖추지 않은 학생들이 부정입학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실망했어요."]

[조셉 고메즈/조지타운대학교 학생 : "정말 정말 화가 납니다. 고등학교 시절 저소득층 가정 환경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해도 이 학교에 입학하지 못한 친구들을 봤어요. 그걸 간단히 돈으로 살 수 있다니, 정말 불행한 일이에요."]

이번 스캔들은 사회에 만연한 부패와 탐욕의 문화, 살인적인 입시 경쟁과 삐뚤어진 자식 사랑이 만든 우리 시대의 일그러진 자화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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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3-14 10:46:53
    • 수정2019-03-14 10:5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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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스탠퍼드, 예일, UCLA. 내로라하는 명문대들이죠.

엊그제 이 명문대 코치들이 부정 입학에 대거 연루돼 미국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그 중심엔 돈을 주고 부정입학을 부탁한 부유층 부모들과 브로커 역할을 한 입시 컨설턴트가 있었는데요.

입시 스캔들 문제가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지구촌인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수백만 명의 구독자와 팔로워를 가진 미국의 유명 대학생 유튜버, 올리비아 제이드.

미국의 명문 사립대 중 하나인 서던캘리포니아대학에 재학 중으로, 자신의 대학입학 체험기와 일상생활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올리비아 제이드 : "입학하면 학장님들과 대화를 나누며 균형을 잡아가길 바라요. 한편으로는 신나는 경험을 많이 하고 싶어요. 학교 생활은 별로 신경 쓰지 않거든요."]

제이드의 부모는 미국의 인기 시트콤 풀 하우스에 나온 배우 로리 러프린과 패션 디자이너 모시모 지아눌리입니다.

그런데 단란하고 화목해 보이는 이들 가족의 숨겨진 비밀이 지난 12일 밝혀졌습니다.

미국 매사추세츠 검찰청과 수사국이 대규모 입시 비리 사건의 전모를 공개한 것인데요.

[앤드류 E. 레링/보스턴 연방지방검찰청 검사 : "코치들은 뇌물을 받고, 자격 미달의 입학 지원자들을 경쟁력 있는 운동선수인 것처럼 만드는 데 동의했습니다."]

검찰은 학부모 33명, 대학코치 9명 등 50명이 연루됐고, 2011년부터 8년간 283억 원의 뒷돈이 오갔다고 밝혔습니다.

[앤드류 E. 레링/보스턴 연방지방검찰청 검사 : "법무부가 기소한 입시 비리 사건 가운데 최대 규모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NBC 방송은 FBI 수사 상황을 인용해 '모두 761가족이 부정 입학에 도움을 받았다'는 입시브로커의 발언을 보도했습니다.

수사 결과에 따라 사건의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으로 보입니다.

뇌물을 받은 코치들은 스탠퍼드, 예일, UCLA 등 내로라하는 명문대 소속입니다.

연루된 부모들 역시, 미국 유명 TV 스타, 할리우드 배우, 기업체 CEO 등의 부유층입니다.

[앤드류 E. 레링/보스턴 연방지방검찰청 검사 : "부유층만을 위한 대학 입학 특혜는 있을 수 없으며, 그러한 형사 사법 제도 역시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들의 부정 입학 비리의 중심에는 입시 컨설턴트, 윌리엄 싱어가 있었습니다.

싱어의 부정 입학 방법은 여러 가지였으나 가장 흔한 수법은 거액을 받고, 유명인사의 자녀들을 체육특기생으로 위장하는 일이었습니다.

배우 러프린의 경우, 사례금 약 5억 6천만 원을 내고 두 딸을 조정선수로 위장시켜 USC에 입학시켰습니다.

또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에 출연한 펠리시티 허프먼은, 딸이 대학입학시험을 위해 관계자를 매수했고, 이를 위해 만 오천 달러, 약 1700만 원의 뒷돈을 건넸습니다.

이 밖에도 대학 입학시험 관리자들과 짜고 대리시험을 보게 하거나, 성적을 바꿔치기하는 등의 수법이 사용됐습니다.

재판에 회부된 50명은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최대 징역 20년에 처하게 됩니다.

대학입시를 위해 밤잠을 설쳐가며 열심히 공부했던 학생들은 허탈할 뿐입니다.

[안젤리크 아요에이드/USC 학생 : "자격을 갖추지 않은 학생들이 부정입학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실망했어요."]

[조셉 고메즈/조지타운대학교 학생 : "정말 정말 화가 납니다. 고등학교 시절 저소득층 가정 환경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해도 이 학교에 입학하지 못한 친구들을 봤어요. 그걸 간단히 돈으로 살 수 있다니, 정말 불행한 일이에요."]

이번 스캔들은 사회에 만연한 부패와 탐욕의 문화, 살인적인 입시 경쟁과 삐뚤어진 자식 사랑이 만든 우리 시대의 일그러진 자화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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